
KB손해보험 당기순이익 및 내재가치(EV) 추이. / 사진 = KB금융지주
4일 KB금융지주의 경영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639억원으로 지난 2019년(2343억원) 보다 30.0%(704억원) 감소했다. 이에 KB그룹에서 차지하는 순익 비중은 은행, 증권, 카드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KB손보의 작년 보험영업손실은 6501억원으로 2019년(7401억원) 대비 900억원 가량 손실 폭이 줄었다. 반면 투자영업손익은 12.0% 감소한 8443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실적 감소는 코로나19 관련 투자환경 악화로 투자영업이익이 축소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KB손보의 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은 해외 대체자산 손상 인식이다. 앞서 KB손보는 해외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 채권을 매입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자 회수가 중단돼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또 저금리 장기화로 투자 여건이 악화된 점도 투자손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KB손보의 손해율은 85.5%, 사업비율은 21.2%로 합산비율은 106.7%로 나타났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은 각각 전년 대비 0.6%p, 0.8%p 개선됐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손해액과 판매비, 인건비 등과 같은 사업비를 더한 금액이 받은 보험료 보다 커 보험영업에서 적자라는 의미다.
올해 일회성 고액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 여파로 일반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됐으나, 손해율 관리 노력과 코로나19 반사효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영업에서 선방했다. 또 KB손보는 전사적인 디지털화를 통해 사업비용을 크게 축소했다. 지난해 KB손보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물론 자사 보험설계사들에게도 보다 편리한 모바일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영역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2020년 손해율은 85.5%를 기록하여 전년말 대비 0.6%p 하락했는데, 이는 주로 일반보험 손해율이 중대형사고 증가로 전년 대비 11.2%p 상승한 반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고건수 감소 영향 등으로 자동차손해율은 7.3%p 개선된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10조9751억원으로 전년(10조2728억원) 보다 7023억원 늘었다. 원수보험료는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다. 보험료 인상 효과와 함께 올해 KB손보는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먼저 표적항암약물허가치료비특약을 탑재한 선보인 암 보험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인 성장성을 나타내는 내재가치(EV)는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EV는 약 7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8.1% 증가했다. 신계약가치 중심의 내실경영에 힘입은 결과다. EV는 보험사의 현재 보유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평가 지표로 이미 실현된 이익과 계약을 통해 앞으로 발생할 현금흐름을 보여준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