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IPO를 재추진할 적절한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창립 10년 만에 첫 연간 영업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면서 재도전에 필요한 기반을 쌓고 있다.
컬리는 202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투자심리 위축과 기업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이듬해 1월 상장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2021년 프리IPO(Pre-IPO) 당시 약 4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올해 5월 네이버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평가된 기업가치는 약 2조8000억 원으로 떨어졌다. 향후 IPO 시장에서 몸값을 끌어올리려면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서 판 키우고…뷰티는 직접 만든다
컬리는 지난해 9월 네이버와 협업, ‘컬리N마트’를 선보였다. 컬리가 자체 사이트 외에 외부 플랫폼에 진출한 건 처음으로, 4000만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와 손을 잡아 신규 고객을 유입을 노렸다. 전용 상품 확대와 새벽 및 자정 샛별배송 운영,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대상 무료 배송 등 고객 편의를 대폭 강화했다.그 결과 컬리N마트는 오픈 1년 만에 월 거래액이 약 10배 성장했다. 네이버 ‘단골’ 고객의 경우 주 1회 이상 컬리N마트를 이용했고, 재구매가 늘면서 구매 고객 1인당 월 주문 건수 역시 오픈 초기 대비 35% 증가했다. 한 번 주문할 때 장바구니에 담는 제품 수도 1년 새 22% 늘어났다.
컬리는 네이버의 트래픽과 검색·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네이버 플랫폼 내에서 컬리 상품을 노출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면서 컬리N마트는 양사의 시너지를 대폭 끌어올리는 창구가 됐다.
네이버를 통해 외부로 판을 키운 컬리는 최근 자체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며 안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피부 과학 기반 브랜드 ‘듀에라(Dew:Era)’를 론칭하고 마스크팩 2종을 출시했다. 듀에라는 뷰티컬리에 축적된 수백만 건의 고객 리뷰에서 피부 고민을 찾아내고, 이에 과학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개발됐다.
그동안 컬리는 뷰티컬리를 통해 럭셔리·인디 브랜드 제품을 선별해 판매해왔다. 듀에라 론칭으로 다른 회사의 상품을 유통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브랜드를 육성하는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게 됐다.
자체 유통채널을 보유한 컬리는 일반적인 신생 뷰티 브랜드보다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 뷰티컬리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구매·검색·리뷰 데이터를 상품 기획에 활용할 수 있고, 이미 확보한 고객에게 신제품을 곧바로 노출할 수 있어서다. 신규 브랜드가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지출하는 초기 마케팅 비용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수익구조 다변화도 기대된다. 기존에는 다른 업체의 화장품을 판매해 유통마진이나 수수료를 얻었다면, 자체 브랜드를 통해서는 상품 기획과 가격 결정권을 확보하고 브랜드에서 발생하는 이익까지 가져갈 수 있어서다.
듀에라가 이제 갓 출시된 브랜드인 만큼 실적 기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안착한다면 컬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영업익 1000억 ‘가시권’…“IPO 기반 마련”
컬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31억 원으로 2015년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컬리의 손익 추이를 보면 2021년 영업손실이 2177억 원으로 2000억 원대에 올라선 이후 2022년 2335억 원까지 커졌다. 이후 2023년 영업손실 1436억 원에 이어 2024년 183억 원으로 적자폭을 줄인 컬리는 마침내 지난해 흑자 경영을 이뤄냈다.올해는 이익 규모가 한층 커졌다.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보다 1.8배 많은 242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74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51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65% 늘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올해 연간 1000억 원의 영업익을 바라볼 거란 전망도 나온다.
고무적인 점은 외형도 지속 성장 중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7.8% 증가한 2조36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48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 수익성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외형이 축소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성장의 배경에는 매출원가 개선이 크게 자리한다. 판매자배송상품(3P) 등 수수료 중심의 매출 비중이 늘어났고, 마켓컬리와 뷰티컬리 등 주력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풀필먼트 서비스인 FBK와 컬리N마트 등 신사업의 성과가 더해졌다. 기존 상품 판매를 넘어 입점 판매자와 외부 플랫폼에 물류·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원을 다변화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런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IPO를 다시 추진할 만한 동력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컬리 내부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IPO 재추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던 컬리는 올해 1, 2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내면서 IPO에 대한 언급을 직접 꺼내기에 이른다.
김종훈 컬리 경영관리총괄(CFO)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차별화된 기술 플랫폼 기업이 갖춰야 할 명확한 비지니스 모델 확립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시현한 만큼 IPO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김 CFO는 “주력 사업과 신사업의 고성장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향후 성공적인 IPO 추진을 위한 최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컬리는 구체적인 상장 시기를 확정하기보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우선 집중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향후 IPO 추진을 위한 최적의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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