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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아모레도 못한 ‘플러스’…에이피알만 웃었다 [정답은 TSR]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31 00:00

에이피알 TSR 65.5%…‘뷰티 양강ʼ 제쳐
실적보다 ‘성장 기대ʼ가 주주 수익 갈랐다

▲ 올해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APR만 유일하게 플러스 TSR을 기록했다. 사진 = 생성형 AI

▲ 올해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APR만 유일하게 플러스 TSR을 기록했다. 사진 = 생성형 AI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국내 주요 뷰티기업 가운데 올해 상반기 주주에게 ‘플러스 수익’을 안긴 곳은 에이피알뿐이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총주주수익률(TSR)이 모두 ‘마이너스(-)’에 머문 반면 에이피알은 65.5%에 달했다.

전통 화장품 기업들이 실적 개선에도 시장의 기대를 되돌리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에이피알은 가파른 성장세에 해외 확장 기대가 더해지며 주주가치 경쟁에서 앞섰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올해 상반기 TSR은 65.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은 -16.7%, LG생활건강은 -14.6%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주요 뷰티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주가와 배당을 합산한 주주 성과에서는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TSR은 주가 변동과 배당금을 합산해 주주가 일정 기간 얻은 총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다.

65.5% 에이피알 ‘독주’…성장성이 주가 끌어올렸다

에이피알이 공시한 올해 1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의 TSR은 65.5%다. 연초 에이피알에 10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은 6월 말 기준 투자가치가 1655만 원이 됐다는 얘기다. 주가 상승이 영향이 컸다. 올 들어 에이피알 주가는 1월 2일 23만3000원(종가 기준)에서 6월 30일 38만5500원으로 65.5% 뛰었다.

에이피알의 높은 TSR은 현재 실적뿐 아니라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에이피알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3609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9%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150% 증가한 3428억 원으로 집계됐다. 화장품·뷰티 부문이 지역과 유통채널, 제품군 확대를 기반으로 고성장을 이어갔고, 뷰티 디바이스 부문도 세계 각지의 안정적인 수요에 힘입어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시장은 에이피알이 북미에서 확인한 성공방식을 유럽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에이피알 해외 매출이 76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2%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77%에서 92%로 확대됐다. 유럽이 아직 진출 초기 단계인 데다 중동과 중남미 등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어 추가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비용 증가 부담보다 국가 확장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속도 역시 가파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서 검증된 히트상품과 운영방식이 유럽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고, 유럽은 아직 주요 5개국 중심의 초기 확장 단계라는 점에서 추가 성장 여지도 크다”고 분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넘어 글로벌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지도를 쌓고 있는 에이피알이 현재 한국 브랜드사 중 밸류에이션이 가장 싸다”고 평가했다.

성장 기대 못 살린 LG생건·아모레…TSR 모두 ‘마이너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TSR은 모두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두 회사 모두 상반기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실적 회복에도 불구, 향후 성장폭과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상반기 TSR은 -16.7%, LG생활건강은 -14.6%다. 올해 1월 2일 각 회사에 1000만 원씩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6월 말 기준 주가와 배당을 합친 총수익 가치가 각각 833만 원, 854만 원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311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7.5% 늘며 2440억 원을 기록, 외형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됐다.

다만 실적 회복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주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사업이 성장했지만 1분기 중화권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5% 감소했고, 서구권에서는 브랜드와 제품군 확대를 위한 투자가 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코스알엑스의 확실한 반등과 에스트라 등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의 성과가 추가로 확인돼야 한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 안정적인 실적에도 아모레퍼시픽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6.6배까지 낮아졌다며,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서구권 이커머스 채널에서 신규 성장 브랜드의 성과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올해 1월 2일 12만6900원에서 6월 30일 10만5700원으로 16.7%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의 상반기 TSR은 -14.6%로 아모레퍼시픽보다 2.1%포인트 높았다. 4월 지급한 결산배당이 주가 하락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생활용품과 음료 등 사업구조도 상대적인 방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두 회사의 TSR 차이가 크지 않아 LG생활건강이 시장에서 뚜렷하게 우위의 평가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 상반기 LG생활건강의 매출은 3조23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106억 원으로 6.8% 증가해 수익성은 개선했다. 올해 1분기에는 국내 유통채널 재정비와 중국·일본 사업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1%, 24.3% 감소했지만, 북미 매출은 닥터그루트 등 주요 브랜드의 성장에 힘입어 35%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의 주가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배경으로 높은 성장 기대보다는 낮아진 실적 눈높이와 사업 재정비 이후의 회복 가능성을 짚고 있다. 2025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2.8% 감소한 가운데 북미 사업의 성장과 화장품 부문의 정상화 가능성이 추가 하락을 제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37만 원에서 28만 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화장품 사업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재편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적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분기 실적에서 북미사업의 성장세가 뚜렷해졌다. 올해 2분기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은 58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고, 이 가운데 북미 매출은 2058억 원으로 47.3% 늘었다. 최근에는 미국 화장품 자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를 매각하고, 북미 사업의 무게중심을 리테일·디지털 채널 기반의 K-뷰티와 웰니스 브랜드로 옮겼다. 2분기 실적과 에이본 매각은 상반기 TSR 산정 기간 이후 공개된 만큼 향후 시장 평가를 가를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 주가는 올해 1월 2일 27만 원에서 6월 30일 22만9500원으로 15%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수익성 지표에서 업종 내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률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주가 재평가를 위해서는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업종 평균에 상응하는 성장 속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LG생활건강도 현재 수익성보다는 사업 재편 이후 외형 성장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가 시장 평가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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