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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號 기업은행, 프로젝트 한강에 온체인 외환까지…'디지털머니 레일' 선점 [디지털자산 新경쟁]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3 07:30

KRW→USD 1분 미만…수호아이오와 외환·유동성·정산 온체인 실증
프로젝트 한강·아고라까지…국내외 결제·송금·국고금 레일 구축
디지털그룹→AX전략그룹…AI 에이전트 확대해 중기 AX 지원까지

장민영 기업은행장 / 사진제공=IBK기업은행

장민영 기업은행장 / 사진제공=IBK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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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장민영닫기장민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이 국내 예금토큰에서 국경 간 온체인 외환·송금까지 디지털자산 사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특정 코인을 먼저 발행하기보다 향후 디지털머니가 본격적으로 유통될 때 필요한 지갑과 결제, 외환(FX), 송금, 정산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지난 5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초개인화 인공지능(AI) 뱅킹과 AI 지능형 여신심사,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환경 구축을 차세대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디지털자산과 AI 전환(AX)을 각각 개별 신사업으로 접근하기보다 은행의 거래 인프라와 업무방식을 함께 재설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모습이다.

이틀 걸리던 해외송금 1분 미만으로…온체인 FX 실험

가장 최근 가시화된 움직임은 해외송금이다. 기업은행은 분산원장 기술기업인 ‘수호아이오’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즉시 해외송금 인프라 개념검증(PoC)을 마쳤다. 수호아이오는 기업은행의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테스트베드인 'IBK 1st LAB'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약 5개월간 샌드박스 환경에서 시스템을 설계하고 올해 4월 최종 시연했다.

실증 대상은 개인 고객이 원화(KRW)를 미국 달러(USD)로 보내는 거래였다. 기존에는 여러 환거래은행을 거치면서 국가와 통화별로 자금을 미리 예치하고 각각의 노스트로·보스트로 계좌를 관리해야 했다.

이에 이번 PoC에서는 여러 국가와 통화에 흩어진 자금을 통합 유동성 지갑에서 관리하고, 복수의 유동성공급자(LP)가 제시한 환율과 거래조건을 비교해 최적 경로를 선택한 뒤 정산하는 구조를 시험했다. 거래 전 과정은 블록체인에 기록해 실시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기존 1~2영업일(T+1~2)이 걸리던 송금 처리시간이 1분 미만으로 단축됐다. 이는 지난 4월 기업은행 대상 시연에서 실제 측정한 수치다. 다만 총비용률이 기존 5~6% 수준에서 1~2%로 낮아져 60~70%가량 절감될 수 있다는 수치는 실제 거래 결과가 아닌 시연 조건을 토대로 한 추정치다.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는 “이번 IBK기업은행과의 PoC는 블록체인 기반 즉시 해외송금 인프라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국내에서 검증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메시징·실행·정산을 통합하고 전 과정을 온체인으로 투명하게 기록하는 이지스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한 파트너허브의 강점을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과 개인 고객 모두가 더 빠르고 저렴하게 해외송금을 이용할 수 있는 차세대 외환 인프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실증이 당장 기존 국제은행망을 당장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스템도 국제송금 표준인 ISO 20022의 'pacs.008'과 기존 SWIFT MT103 필드를 준용한 전문을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은행 시스템은 유지하면서 일부 외환·정산 과정을 온체인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구조'에 가깝다.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이번 PoC에서 핵심 거래흐름은 실제 구현됐지만 외부기관 연동이 필요한 고객확인(KYC)·자금세탁방지(AML)와 수취기관 통보 과정은 시뮬레이션으로 처리됐다. 기업은행과 수호아이오는 향후 실제 시스템 연동과 규제 대응을 거쳐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내선 '프로젝트 한강'…결제 넘어 송금·국고금까지

기업은행 디지털자산 관련 주요 프로젝트

기업은행 디지털자산 관련 주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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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외환·송금 경로를 실험하고 있다면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예금토큰 기반 지급결제망을 시험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부산은행과 함께 프로젝트 한강 1단계에 참여했다. 올해 2단계에서는 경남은행과 iM뱅크가 추가되면서 참여 은행이 9곳으로 늘었다.

2단계에서 달라지는 것은 단순히 참여기관 숫자만이 아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예금토큰 지갑 수가 최대 10만개에서 50만개로 확대되고 기존 결제 기능에 개인·기업 간 송금이 추가된다. 예금계좌에서 예금토큰 지갑으로 부족한 금액을 자동 전환하는 기능과 생체인증도 도입된다. 보유한도 역시 지갑당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되며 사업범위는 국고금 집행까지 넓어진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해 지난 4월 한국은행·GS리테일과 손을 잡았다. 세 기관은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 기반 결제·정산시스템을 구축하고 GS25 매장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환경을 마련하는 한편 상용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올해 하반기 전국 GS25를 대상으로 예금토큰 결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결제에서 시작한 예금토큰의 활용처가 송금과 국고금으로 확대된다는 점은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에도 의미가 적지 않다. 향후 제도화가 이뤄질 경우 기업은행이 보유한 중소기업 거래망과 정책자금 공급기능을 프로그래머블 머니와 결합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á)'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고라는 중앙은행 준비금과 상업은행 예금을 토큰화해 하나의 프로그래머블 플랫폼에서 국가·통화가 다른 도매 금융거래를 동시에 결제하는 구조를 연구하는 국제 프로젝트다. 국내에서는 기업은행을 포함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6곳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은행예금을 토큰화해 결제와 송금으로 이동시키고, 해외에서는 외환 실행과 유동성·정산 과정을 온체인으로 전환하며, 국제적으로는 토큰화된 은행예금의 도매결제 표준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방향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해 새로운 디지털머니가 등장할 경우 필요한 금융 인프라를 여러 층위에서 미리 학습하는 셈이다.

디지털그룹→AX전략그룹…은행 안팎 AI 전환도 속도

장민영 행장 체제 기업은행의 AX 프로젝트 및 전담조직

장민영 행장 체제 기업은행의 AX 프로젝트 및 전담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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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행장이 디지털자산과 함께 또 하나의 성장축으로 내세운 AX도 조직과 실제 업무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7월 기존 디지털그룹을 'AX전략그룹'으로 재편해 전행 AI 전략 수립과 실행을 총괄하도록 했다. 이동운 부행장을 AX전략그룹장으로 선임하고 AX디지털전략부와 AX디지털추진부 등을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단순 디지털 서비스 확대보다 은행의 업무·의사결정 체계 자체를 AI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조직개편으로 풀이된다.

내부에서는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IBK GenAI(제니)'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제니를 도입한 이후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업무용 AI 에이전트가 올해 5월 1000개를 넘어섰다. IT부서가 일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배포하는 방식이 아니라 본점과 영업점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에이전트를 직접 제작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의 AX 자체를 지원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4월 'AI ACT 컨설팅'을 도입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4주간 AI 활용 수준 진단부터 교육, 생산관리·인사·경영전략 등 실제 업무 재설계까지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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