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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회생 직전 1조원 부채 ‘자본 전환’ 의혹…채권단 판단 변수 되나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4 10:54 최종수정 : 2026-07-24 11:00

회생 6일 전 RCPS 1조원 자본 전환
회생 성패 가를 채권단 판단 '관심'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6일 전 1조 원이 넘는 부채를 회계상 자본으로 전환해 완전 자본잠식을 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한국금융신문DB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6일 전 1조 원이 넘는 부채를 회계상 자본으로 전환해 완전 자본잠식을 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한국금융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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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6일 전 1조 원이 넘는 부채를 회계상 자본으로 전환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내용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금융권에서는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회생 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무제표를 변경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회생 신청 6일 전인 2025년 2월 26일 한국리테일투자와 1조1566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한국리테일투자는 MBK가 홈플러스를 지배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사실상 MBK와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진 법인이다.

RCPS는 상환권과 보통주 전환권이 함께 있는 우선주다. 기존에는 한국리테일투자가 상환권을 보유하고 있어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금융부채로 회계 처리됐다. 하지만 계약 변경을 통해 상환권이 홈플러스로 넘어오면서 회사가 원하는 시점에 상환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RCPS 전액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재분류됐다.

결과적으로 수년간 금융부채로 인식됐던 1조1566억 원이 회계상 자본으로 전환됐다. 홈플러스는 2023년과 2024년에도 RCPS와 관련한 상환금 약 358억 원과 이자 비용을 금융부채로 처리해왔지만, 계약 변경 이후에는 재무제표에서 해당 부채가 사라졌다.

여기에 토지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재평가잉여금 7740억 원을 자본에 추가 반영하면서 자본 규모는 총 1조9306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약 500%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RCPS 재분류와 토지 재평가를 제외하면 당시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449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은 계약 변경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RCPS 자본 재분류가 신용평가사가 홈플러스에 신용등급 하락 계획을 공식 통보한 다음 날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은 MBK가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회생 신청을 준비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만약 회생 절차 준비가 계약 변경보다 앞섰다면 이번 자본 재분류가 회생을 위한 사전 조치였다는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회사는 RCPS 자본 전환이 외부 회계법인의 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신용등급 하락 이후인 2025년 2월 27일 실행돼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토지 자산 재평가에 대해서도 회계 기준이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부동산을 보유한 다수의 기업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자산재평가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자산재평가 결과가 반영된 재무제표 또한 회생 신청 이후인 2025년 6월에 공시된 바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한영회계법인은 해당 내용이 포함된 2025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회생 신청 직전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핵심 회계처리가 외부감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채권단 판단에 맡겨진 상황이다.

서울회생법원이 최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오는 9월 4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및 의결 절차를 진행하도록 결정하면서 채권단 판단은 더 중요해졌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회계상 자본 증가보다 실제 영업현금흐름과 자산 처분 가능성, 청산가치, MBK의 추가 자금 투입 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고 있다.

RCPS 재분류와 토지 재평가를 통해 늘어난 1조9306억 원은 실제 현금이 유입된 것이 아니며 채권단 변제 재원도 아니라는 점에서 회생계획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결정 이후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2000억 원 규모 DIP(긴급운영자금) 대출이 집행되는 즉시 임시 휴업 중인 핵심 점포 67곳의 영업을 재개하고, 생필품 중심으로 상품을 확보해 현금 흐름을 빠르게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DIP 자금 확보를 통한 점포 정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규 상품 매입과 임대료 등 영업재개에 대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여기에 더해 밀린 급여와 퇴직급여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앞서 집계한 6월 전체 체불 임금은 약 333억 원이다. 홈플러스가 지난 13일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6월분 급여의 40%를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남은 6월분 체불임금은 약 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미지급 퇴직급 규모 역시 약 640억 원으로 추산된다.

한편 금융당국의 제재도 진행 중이다. 이찬진닫기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간담회에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신속하게 제재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2일 MBK를 대상으로 세 번째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직무 일부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의결했으며, MBK가 RCPS 계약 변경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낮춰 이익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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