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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병합에 지분 추가 매입까지…이랜드, ‘동전주’ 이월드 구하기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11 15:05

주병합에 최대주주 지분 확대…‘동전주 탈출’ 총력
상장 지위, 자금 조달과 직결…수익성 회복은 ‘과제’

이랜드그룹이 '동전주' 이월드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생성형AI

이랜드그룹이 '동전주' 이월드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생성형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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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이랜드그룹이 유일한 상장 계열사 이월드의 ‘동전주 탈출’에 나섰다. 이월드의 주가가 1000원 아래를 밑돌면서 5대 1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이랜드월드도 주식을 추가 매수하며 시장 신뢰 회복에 힘을 보탰다. 정부의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저가주 퇴출 압박이 커지자 주가 안정과 상장 유지를 위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이월드 주식 63만796주를 장내매수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월드가 보유한 이월드 주식은 6157만5748주에서 6220만6544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43.42%에서 43.87%로 0.45%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주식 매입은 이월드가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5대 1 주식병합 안건을 의결한 데 이은 후속 행보다. 이월드는 주총 소집공고에서 ‘적정 유통 주식 수 유지 및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병합 목적으로 제시했다.

1000원 아래로 떨어진 이월드 주가

이월드 주가는 지난 7월 7일 774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1000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에 머물면서 지난달 20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가 재개된 이튿날 매도세가 이어지며 전 거래일보다 13.20% 하락한 434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주식병합을 위한 거래정지에 들어가기 전까지 500원대에 머물렀다.

이월드가 주식병합에 나선 데는 상장폐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다. 현행 규정상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이상 요건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장 규정 개정안이 지난 7월 1일 시행됐다.

이에 이월드는 지난달 2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5대 1 주식병합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보통주 5주가 1주로 합쳐진다. 주당 액면가는 1000원에서 5000원으로 높아지고, 발행주식 총수는 1억4180만6193주에서 2836만1238주로 줄어든다. 주식 수가 5분의 1로 줄어드는 만큼 병합 후 기준가격도 기존의 5배 수준으로 조정돼 일단 동전주 상태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주식병합 절차에 따라 이월드 주식은 지난 1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거래가 정지되며, 다음 달 2일 병합 신주의 거래가 재개된다.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 9일 종가 532원을 단순 적용하면 병합 후 기준가격은 2660원 수준이다.

최대주주 이랜드월드, 이월드 지분 추가 매입

이랜드월드의 이월드 지분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랜드월드는 2018년 11월 259억 원을 투입해 이월드 지분 14.62%를 처음 확보했다. 2021년에는 199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으며, 2024년 6월에는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이월드 주식 4194만6308주를 1000억 원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사들였다.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은 13.84%에서 43.42%로 높아졌고, 이랜드파크를 대신해 이월드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이월드에 들어간 금액만 총 1458억 원에 달한다.

그간의 이월드 주식 매입이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경우는 주가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관리종목에 편입된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주가 정상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이월드의 상장사 지위는 그룹의 자금조달과도 맞물려 있다. 이랜드월드와 이랜드파크는 보유 중인 이월드 주식을 금융기관 차입의 담보로 제공하거나 교환사채의 교환 대상으로 활용해왔다.

이랜드월드는 이월드 주식 2000만 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우리은행에서 4000만 달러를 차입했다. 양사는 또 계열사 이랜드테마파크제주의 400억 원 규모 차입을 위해 이월드 주식 총 5568만7922주를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담보로 묶인 이월드 주식은 이랜드월드 보유분 5736만6990주와 이랜드파크 보유분 1832만932주 등 총 7568만7922주 규모다.

이번 장내매수 이후 양사의 합산 보유 주식 8946만4377주를 기준으로 하면 약 84.6%가 담보로 제공된 셈이다. 전체 발행주식의 53.37%에 해당한다. 이와 별도로 이랜드파크는 2022년 이월드 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15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적도 있다.

이처럼 이월드 주식이 그룹 계열사의 차입과 채권 발행에 활용된 만큼 상장폐지는 그룹의 자금조달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랜드그룹이 주식병합과 장내매수에 나선 것에는 이월드의 상장사 지위를 유지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병합은 임시 처방…본업 회복이 관건

다만 주식병합과 최대주주의 지분 매입만으로 이월드의 기업가치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 전체의 시가총액이나 실질적인 재무구조가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병합 이후 높아진 주가를 유지하려면 테마파크와 주얼리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뒤따라야 한다.

테마파크와 주얼리 사업을 운영하는 이월드는 최근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전체 매출의 67.7%를 차지하는 주얼리 부문의 매출 감소가 실적을 끌어내렸다. 소비 양극화로 고가 주얼리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로이드’·‘OST’·‘클루’ 등 중저가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고전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월드 매출은 2023년 1153억 원에서 2024년 1085억 원, 지난해 887억 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손익도 2023년 79억 원 흑자에서 2024년 4억 원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영업적자가 32억 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순손실은 186억 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결산연도 기준 배당도 실시하지 못했다.

재무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1371억 원을 차지하는 가운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5억 원에 그쳤다.

올해 들어 영업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24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 기간 14억원의 순손실이 남아 있어 재무 부담을 해소하려면 수익성 개선이 지속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을 통해 당장의 주가 요건에는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본업의 실적 회복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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