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이 올해 선순위채와 자본성증권을 분리한 ‘투 트랙’ 채권 전략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공모 원화 선순위채에서는 늘어난 만기도래 물량을 차환하되, 상반기 CD·KOFR 연동 변동채로 장기 고정금리 부담을 피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한 7월 이후에는 1~3년 고정금리채를 대규모로 발행해 조달비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차단했다.
수신이 대출보다 빠르게 늘었고 신규 선순위채 발행 증가분보다 실제 만기 증가분이 더 컸다는 점에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에 따른 예금 부족을 은행채로 메운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성증권 부문에서는 지난해 발행했던 고비용 신종자본증권(AT1)을 추가로 쌓는 대신 발행 규모를 줄인 후순위채(Tier2)로 총자본의 필요한 부분만 보완했다. 기본자본 여력을 활용해 자본계층별 조달비용을 최적화한 것이다.
발행액 25% 늘었지만 만기도 2.38조원↑…순조달은 감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증권발행실적보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신한은행은 올해 1월 1일부터 9월 10일까지 41차례에 걸쳐 총 11조 5900억원의 공모 원화 선순위 은행채를 발행했다.지난해 같은 기간 44건, 9조 2700억원과 비교하면 발행액은 2조 3200억원, 25.0% 증가했다. 반면 발행 건수는 3건, 6.8% 감소했다.
건당 평균 발행액은 2107억원에서 2827억원으로 34.2% 증가, 수요가 확인되는 시점에 회차당 조달 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액면금액과 할인발행 등을 반영한 실제 조달액도 9조 2200억원에서 11조 5880억원으로 약 2조3680억원, 25.7% 증가했다.
그러나 발행 증가를 신규 자금 확보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과거 DART 발행 공시에서 상환일을 역추적한 결과, 올해 9월 10일까지 확인된 신한은행의 공모 원화 선순위채 만기액은 최소 11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 3800억원 증가한 규모로, 신규 발행 증가액 2조 3200억원보다 600억원 많다. 신규 발행액에서 확인된 만기액을 차감한 순조달 규모도 지난해 6500억원에서 올해 5900억원으로 감소했다.
따라서 올해 발행액이 늘어난 주된 원인은 신규 자금 수요가 아니라 만기도래 물량 증가로 해석된다.
전체 채권 잔액을 늘리기보다 늘어난 만기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시장금리와 수요 상황에 맞춰 발행 구조를 바꾼 것이다.
상반기 발행 7.5%↓…할인채 대신 변동채로 차환
발행 시기의 경우 올해 선순위채 증가분은 하반기 초반에 집중됐다.상반기 선순위채 발행액은 지난해 5조 9900억원에서 올해 5조 5400억원으로 7.5% 감소했다.
반면 7월부터 9월 10일까지 발행액은 3조 2800억원에서 6조 500억원으로 2조 7700억원, 84.5% 증가했다.
상반기에는 조달 총량을 늘리지 않은 채 금리 유형을 바꿨다.
신한은행의 변동금리채 발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500억원에서 올해 4조 3400억원으로 86.8배 증가했다. 전체 선순위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에서 37.4%로 36.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할인채는 2조 25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92.4% 감소했고, 고정금리부 이표채는 6조 9700억원에서 7조 800억원으로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변동채를 확대한 이유는 만기도래 물량을 차환하면서 높은 장기 고정금리를 미리 확정하지 않으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단기 차환을 담당했던 할인채의 역할을 올해 CD·KOFR 연동채가 넘겨받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할인채는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발행한 뒤 만기에 액면가를 지급하기 때문에 발행 시점에 조달비용이 사실상 확정된다. 반면 변동채는 기준금리가 낮을 때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이후 CD·KOFR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도 상승한다.
신한은행은 할인채를 변동채로 교체해 당장의 금리 부담을 낮추는 대신 향후 금리 재설정 위험을 받아들였다. 금리 방향이 확정될 때까지 비용 확정 시점을 미루는 선택이었다.
CD 1개월물 3.74조원···가산금리 18bp→40bp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변동채 4조3400억원 가운데 CD 1개월물 연동채가 3조 7400억원, KOFR 연동채가 6000억원이었다.변동채 발행액의 83.4%인 3조 6200억원이 상반기에 집중됐다. 신한은행은 1월 27일 1년물 1000억원을 ‘CD 1개월물+18bp’로 발행했다. 최초 적용금리는 2.79%였다.
3월 18일과 26일에는 각각 3000억원과 1500억원을 ‘CD 1개월물+21bp’, 최초 2.91%로 조달했다. 5월에는 CD 연동채 8500억원을 최초 2.90~2.91%로 발행했다.
6월에는 만기를 4~10개월로 단축하고 회차별 규모를 키웠다. 6월 9일 4개월물 5000억원, 11일 KOFR 연동 5개월물 6000억원, 17일 6개월물 6000억원, 19일 4개월물 3000억원 등을 발행했다.
CD 연동 가산금리는 6월 들어 22~25bp로 높아졌지만 최초 적용금리는 2.92~3.00%에 머물렀다. 6월 11일 발행한 KOFR 연동채도 ‘연환산 KOFR 복리평균금리+39bp’로 발행 시 표면금리는 2.909%였다.
같은 기간 고정채 발행금리는 상승하고 있었다. 신한은행이 4월 발행한 1년 6개월 고정채 금리는 3.33~3.38%였고, 6월에는 1년 6개월~3년물이 3.83~4.12%에 발행됐다.
상반기 변동채 발행을 통해 초기 조달금리를 2%대 후반으로 묶어, 3%대 중후반까지 높아진 고정채 비용을 당장 부담하지 않는 효과를 낸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CD 연동채 최초 적용금리는 7월 3.11~3.12%, 9월 3.46%로 상승했고, 가산금리도 9월 40bp로 확대됐지만 현재까지는 상반기 변동채 발행 전략이 유효한 상황이다.
금리 오르자 7월 이후 고정채 5.33조원…비용 상승폭 ‘잠금’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한 7월 이후에는 전략이 단기·변동에서 중기·고정으로 바뀌었다.올해 7월부터 9월 10일까지의 선순위채 발행액 6조 500억원 중 고정금리부 이표채 비중은 88.1%에 달했다. 변동채는 7200억원에 그쳤고 할인채는 발행하지 않았다.
상반기 고정 이표채는 전체 발행액의 31.6%였지만 7월 이후에는 비중이 56.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고정채를 늘린 이유는 변동채의 비용 상승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추가 상승 위험을 제한하고, 상반기에 늘어난 금리 민감도와 단기 차환 부담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정채 금리의 경우 7월에 발행한 1년 8개월~3년물 금리는 4.00~4.14%였고, 8월 조달한 1~3년물은 3.67~4.21%였다. 9월에도 9개월물과 3년물을 3.82~4.26%에 발행했다.
발행액 가중평균 금리는 7월 4.02%, 8월 3.92%, 9월 3.99%였다. 상반기 변동채보다 높은 절대금리를 감수하면서도 고정채를 늘렸다는 것은 단기 비용 절감보다 향후 비용의 변동성 축소에 우선순위를 뒀다는 뜻이다.
상반기에는 높은 장기 고정비용을 피하는 대신 기준금리 상승 위험을 수용했고, 하반기에는 높아진 절대금리를 받아들이는 대신 추가적인 비용 상승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단기채 8900억→3.99조원…하반기에는 3년물 확대
금리 유형 전환은 만기 구조 변화와 함께 이뤄졌다.9개월 이하 선순위채 발행액은 지난해 8900억원에서 올해 3조 9900억원으로 3조 1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1년 안팎 채권은 5조 1000억원에서 2조 5200억원으로 2조 5800억원 감소했다.
상반기에만 9개월 이하 채권을 2조 7300억원 발행했다. 금리 방향이 확정되기 전에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장기 조달을 미루고 차환 선택권을 유지한 것이다.
이를 통해 비용 확정 부담은 줄었지만, 재조달 위험은 커졌다. 단기채는 장기 고정금리를 피할 수 있으나 만기가 빨리 돌아오기 때문에 차환 시점의 시장금리와 유동성에 조달비용이 좌우된다.
7월 이후에는 만기를 다시 늘렸다. 3년 안팎 선순위채 발행액은 1조 7700억원으로 해당 기간 발행액의 29.3%를 차지했다. 2년 안팎 채권도 9000억원 발행했다.
10년 이상 구조화채를 제외한 발행액 가중평균 만기는 지난해 약 1.26년에서 올해 1.44년으로 늘었다. 상반기 단기채를 대규모로 발행했지만 하반기 2~3년물이 전체 평균 만기를 끌어올렸다.
연중 전체로 보면 신한은행의 선순위채 구조는 단기·변동과 중기·고정을 양축으로 둔 바벨형에 가깝다. 다만 두 축을 동시에 확대한 것이 아니라 상반기 단기·변동에서 하반기 중기·고정으로 이동한 ‘시차형 바벨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수신 17조↑·예대율 3.81%p↓…머니무브 영향 제한적
신한은행의 선순위채 발행 확대를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예금 이탈이나 수신 부족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신한은행의 은행계정 수신은 2025년 말 385조 151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02조 1660억원으로 17조 15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원가성 수신은 145조 2689억원에서 153조 9686억원으로 8조 6997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이 7조 9548억원 증가했고 저원가성 저축예금도 7449억원 늘었다.
정기예금도 183조 3197억원에서 190조 6337억원으로 7조 3140억원 증가했다. CD는 2조 7519억원 늘어난 반면 RP·매출어음은 1조 8623억원 감소했다.
물론 머니무브가 수신 구성과 조달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CD 등 시장성 수신을 추가로 활용했고 RP·매출어음은 줄었다. 그러나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CD가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에서 전체 수신 부족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원화예수금도 지난해 6월 말 339조 93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54조 9035억원으로 15조 8106억원, 4.7% 증가했다.
예대율은 96.03%에서 92.22%로 3.81%포인트 하락했다. 대출을 늘리고도 수신 여력이 오히려 확대됐다는 의미다.
채권 잔액도 감소했다. 신한은행 연결 기준 사채 잔액은 43조 1174억원에서 41조 3897억원으로 1조 7277억원 줄었다. 원화발행금융채권 잔액도 지난해 6월 말 30조 822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7조 52억원으로 3조 8176억원 감소했다.
신규 공모채 발행액이 늘었는데도 잔액이 감소한 것은 신규 조달보다 전체 만기·상환과 기타 감소 요인이 더 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지난해 6월 말 105.4%에서 올해 6월 말 104.5%로 0.9%포인트 낮아졌지만 규제 기준 100%를 웃돌았다.
즉 긴급한 수신 부족을 보완하기보다 만기 도래와 장래 조달비용 변동에 대응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AT1 4000억 대신 Tier2 2500억…필요한 자본만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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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30일 4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인 신종자본증권(AT1)을 3.45%에 발행했다. 영구채로 발행됐으며 최초 콜옵션은 발행 5년 뒤인 2030년 4월 30일부터 금융감독원장의 승인을 받아 행사할 수 있다.
당시 발행 목적으로 바젤Ⅲ에 부합하는 선제적 자본관리와 기존 후순위채의 자본 인정비율 차감, 자산 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제시했다.
올해는 AT1을 추가로 발행하지 않고, 지난 6월 12일 만기 10년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후순위채를 2500억원 발행했다. 금리는 5.04%로 `국고채 10년물 평가금리+78bp`였다.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구조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자본성증권 발행액도 4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줄여 연간 부담을 낮췄다.
실제로 표면금리만 적용한 신규 발행분의 연간 명목 이자비용은 지난해 AT1 약 138억원, 올해 Tier2 약 126억원이다. 금리가 1.59%포인트 높아졌지만 발행 규모를 줄여 연간 부담을 약 12억원 낮춘 셈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시장금리 자체가 상승했기 때문에 단순 금리만으로 조달비용이 줄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같은 시점에 AT1을 발행했다면 Tier2보다 높은 영구성·후순위·상각 위험 프리미엄을 부담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본자본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Tier2를 선택해 총자본에 필요한 부분만 보완한 것이다.
두 증권은 발행 시점과 만기, 자본 인정 수준이 달라 직접적인 비용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금리 상승기에 발행 규모를 최소화하고 AT1보다 위험 프리미엄이 낮은 Tier2를 선택한 것은 자본의 양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자본계층별 필요와 비용을 함께 고려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신용 RWA 8.96조원↑…후순위채로 총자본 완충력 보강
올해 Tier2 발행은 신용 RWA 증가와 맞물렸다.신한은행의 총 RWA는 2025년 말 230조106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39조9797억원으로 9조8733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용 RWA가 198조 73억원에서 206조 9678억원으로 8조 9606억원 늘었다. 전체 RWA 증가액의 90.8%다.
같은 기간 원화 기업대출은 5조 3279억원 늘어 전체 원화대출 증가액의 87.0%를 차지했다. 중소기업대출이 2조 5616억원, 대기업·공공 부문 대출이 2조 8169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확대가 모두 생산적 금융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금융 중심의 자산 성장이 신용 RWA 증가와 자본비율의 분모 확대를 수반한 것은 분명하다.
후순위채는 생산적 금융에 직접 투입되는 목적성 조달수단은 아니다. 대신 기업대출 등 위험자산을 늘릴 때 발생하는 총자본비율 하락 압력을 흡수한다. 생산적 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자본 완충력을 제공하는 간접적인 기반이다.
신한은행의 CET1비율은 2025년 말 14.57%에서 올해 6월 말 14.95%로 0.38%포인트 상승했다. 기본자본비율도 15.41%에서 15.76%로 0.35%포인트, 총자본비율은 17.38%에서 17.68%로 0.29%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하면 CET1비율은 0.63%포인트, 기본자본비율은 0.85%포인트, 총자본비율은 0.91%포인트 낮다. 규제 수준을 충분히 웃돌지만 RWA 증가에 대응한 자본관리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 Tier2 발행은 자본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기존 보완자본의 감소분을 보충하고 신용 RWA 증가에 따른 총자본비율 하락을 막는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
차환은 ALM·자본은 비용 최적화…정상혁표 ‘투 트랙’
신한은행의 채권 전략은 선순위채와 자본성증권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갖는다.선순위채 발행액이 25% 늘어난 것은 수신 부족이나 공격적인 자산 확대보다 만기도래 물량 증가의 영향이 컸다. 상반기에는 변동채를 통해 장기 고정금리 확정을 미루고, 실제 금리 인상 이후에는 1~3년 고정채를 늘려 비용과 차환 시점을 고정했다.
자본성증권에서는 지난해 AT1을 통해 기본자본과 총자본을 동시에 보강한 뒤 올해는 추가 AT1 발행을 자제했다. 대신 발행액을 2500억원으로 줄이고 상대적으로 위험 프리미엄이 낮은 Tier2를 활용해 필요한 총자본만 보완했다.
결국 정상혁 행장의 선택은 조달 총량을 무조건 늘리는 것이 아니라 차환 조달은 ALM으로, 자본 확충은 비용 효율로 접근한 ‘투 트랙’ 전략이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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