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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 보기] 차입이냐 자기자본이냐…LG엔솔 vs 삼성SDI ‘명암ʼ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14 00:00

양사 흑자전환 성공에도 ‘온도차’
수익성·시가총액 앞선 삼성SDI
LG엔솔, 커지는 신용등급 압박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 보기] 차입이냐 자기자본이냐…LG엔솔 vs 삼성SDI ‘명암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완화 조짐이 엿보이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양대 산맥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기업 재무 위험도를 측정하는 ‘알트만 Z-스코어’에서 엇갈린 궤적을 그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부실 위험 기준선(1.8) 아래인 '위험 구간'에 머무르는 것은 공통점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위험 구간 깊숙이 내려앉았지만, 삼성SDI는 올해 반등하며 중립 구간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 자본 조달 전략과 자산 효율성 차이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수익성에서 갈린 Z-스코어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인공지능) 기업 분석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Z-스코어는 1.58로 전년(1.82) 대비 0.24포인트 하락해 위험 구간으로 내려앉았다. 삼성SDI는 2분기 1.72를 기록해 전년(1.25) 대비 0.47포인트 올랐다.

Z-스코어는 기업의 부도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형으로 재무제표 항목(X1(운전자본/총자산) + X2(이익잉여금/총자산) + X3(영업이익/총자산) + X4(시가총액/총부채) + X5(매출액/총자산))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제조업 기준으로 3점 이상이면 안정권, 1.8점 미만이면 위험 구간으로 평가한다.

1점대 점수가 나온다고 해서 당장 부도 위기에 처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재무지표상 몇 가지 위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측면은 있다.

두 회사 Z-스코어 추이는 배터리 사업의 호황과 침체를 그대로 반영한다. 배터리 사업이 호황이던 2022년에 고점을 기록한 뒤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지난해까지 지속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두 회사 Z-스코어 추이는 가장 높은 가중치가 적용되는 수익성 항목에서 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 Z-스코어는 ▲2022년 4.5(안전 구간) ▲2023년 3.99(안전 구간) ▲2024년 2.22(경계 구간) ▲2025년 1.82(위험 구간) ▲2026년 2분기 말 1.58(위험 구간)로, 2022년 고점 대비 2.92포인트 하락했다. 4년 사이 안전 구간에서 위험 구간으로 두 단계 추락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실적 추이가 이 궤적을 뒷받침한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정점을 형성하던 2022~2023년에는 자산 대비 영업이익률을 나타내는 X3가 각각 0.0317, 0.0476을 기록하며 Z-스코어 전체를 끌어올렸다.

그러다 전기차 캐즘이 절정에 이른 2024년 이후 수익성이 급격히 꺾였고, 2026년 2분기 말 기준 X3는 0.0049로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078억 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미국 보조금 효과로 영업이익 1133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보조금 혜택을 모두 반영해도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총 944억 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SDI도 ▲2022년 3.28(안전 구간) ▲2023년 2.73(경계 구간) ▲2024년 1.42(위험 구간) ▲2025년 1.25(위험 구간) ▲2026년 2분기 말 1.72(위험 구간)로 2025년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궤적으로만 보면 LG에너지솔루션보다 1년이나 빨리 하락세로 돌아선 것을 알 수 있다.

실적 측면에서 2025년 약 1조700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X3가 -0.0408로 최저점을 찍었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038억 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특히 미국 보조금 1077억 원을 제외해도 영업이익 961억 원을 기록해 기초 체력을 입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82억 원이다.

삼성SDI 2분기 말 기준 X3는 -0.0177로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최저점 대비 개선된 모습이다. 여기에 실적 상승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기대감 등으로 연초 대비 시가총액이 약 50% 증가하며 Z-스코어 반등에 기여했다.

신용등급 어떻게 될까

같은 캐즘 완화 국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수익성이 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두 회사 초기 및 현재 재무·투자 전략의 본질적 차이에 기인한다.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수적인 배터리 산업 특성상 자금 조달 방식이 기업 재무 체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규모의 경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외부 차입 중심 공격적 자금 조달과 투자를 단행해 왔다.

2022년 85.9%로 최저였던 부채비율은 2025년 129.0%까지 증가했다. 부채비율이 올해 2분기 말 기준 149.6%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이자 비용 부담이 겹쳐 수익성이 저하됐다.

LG에너지솔루션 누적 수익성을 나타내는 X2(이익잉여금/총자산) 역시 올해 2분기 말 이익잉여금이 -7234억 원으로 돌아서며 -0.0093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는 그동안 축적했던 이익 기반마저 소멸했음을 의미한다.

단기 유동성을 뜻하는 X1(운전자본/총자산)은 0.0529로 전년(0.0242)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자산 회전율 X5(매출/총자산)는 0.3625로 2022년(0.6684)의 거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LG에너지솔루션 수익성 하락으로 투하자본이익률(ROIC)도 2022년 4.2%, 2023년 5.7%, 2024년 1.3%, 2025년 0.6% 순으로 낮아지더니 올해 2분기 말 기준 -0.02%까지 하락했다. ROIC는 영업활동에 투입한 자본으로 창출한 세후 영업이익 수익률로, 자본효율성의 핵심 지표다.

이러한 LG에너지솔루션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공장 가동률이다. LG에너지솔루션 공장 가동률은 2022년 73.6%에서 2023년 69.3%, 2024년 57.8%, 2025년 47.6%로 매년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52.8%로 다시 올랐다. ESS용 배터리 전환 등에 힘입은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초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거점을 구축했지만, 정작 생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삼성SDI는 외형 확장보다 철저한 손익 검증에 기반한 자기자본 중심 선별적 투자를 고수해 왔다. 이는 무차입을 강조하는 삼성그룹 재무 기조 영향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부채비율은 2022년 75.7%, 2023년 70.9%, 2024년 88.2%, 2025년 79.2%로, 경쟁사 대비 확연히 다르게 관리돼 온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77.4%다.

삼성SDI의 ROIC는 2022년 7.0%, 2023년 5.6%, 2024년 1.1%, 2025년 -3.4%로 하락했다가 올해 2분기 말 0.2%로 반등했다. 여기에 보유 중이던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등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자본 유동성을 확보하며 재무 완충재를 마련했다.

삼성SDI 공장 가동률은 2022년 약 84%에서 2023년 77%, 2024년 65%, 2025년 55%로 비교적 완만하게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는 약 73% 수준으로 반등했다.

결과적으로 삼성SDI 재무·투자 전략이 LG에너지솔루션보다 리스크 관리에 더 효과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차입 중심 경영은 재무 부담과 함께 신용등급 하락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은 공모채 등 자금 조달 비용 상승뿐 아니라 향후 수주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발주사들은 수주 시 재무 건전성을 중요한 판단 요소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지난 3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사도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차입금 증가로 인해 2025년 이후 순차입금/(조정)EBITDA 지표가 하향 변동 요인(트리거)인 3.5배를 상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2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순차입금/(조정)EBITDA 지표는 4.5배를 넘어섰다.

한국신용평가사는 “순채무 상환 능력 지표가 나빠져 신용등급 강등 요건을 갖춘 상태”라며 “신용등급 조정 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강등 위기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SDI도 등급 하향 트리거인 순차입금/(조정)EBITDA 지표가 약 3.4로 기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다만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해 재무 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한 만큼 신용평가사들 등급 압박이 비교적 높지는 않다. 신용등급평가도 2025년 정기 평가 이후 변동이 없는 상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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