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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공모채 31% 급감…기업들, 조달전략 바꿨다 [26 상반기 리뷰①]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8 08:38

전체 회사채 감소폭의 3배…금리 상승에 공모시장 위축·우량채 쏠림 심화
은행 대출 늘고 사모채 확대…기업들 신용도 따라 조달 전략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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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자금조달 전략에 뚜렷한 변화가 포착됐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공모 회사채를 통한 직접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신용도와 조달 여건에 따라 은행 대출과 사모 회사채 등으로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이 기간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1.1% 급감하며 전체 회사채 시장 감소폭의 세 배를 웃돌았다. 연초 회복 기대를 모았던 부채자본시장(DCM)에 금리 상승과 잇따른 크레딧 이벤트가 겹치며 조달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자, 결국 기업들의 자금조달 전략도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모채를 포함한 전체 회사채 발행액은 67조 37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조 9574억 원)보다 10.1% 감소했다. 겉으로는 감소 폭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시장으로의 실질적인 자금 유입은 훨씬 빠르게 위축됐다. 만기 상환액을 제외한 순발행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9조 7323억 원에서 올해 1조 8531억 원으로 90.6% 급감했다. 사실상 신규 자금이 시장에 거의 공급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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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시장 위축 국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타격을 입은 곳은 공모 회사채 시장이었다.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모 회사채(일반회사채·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32조 607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7조 3610억 원)보다 31.1% 감소했다. 발행 기업 수도 189개사에서 133개사로 29.6% 줄었다. 전체 회사채 시장 감소율(-10.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체 회사채 발행액 중 공모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63.2%에서 올해 상반기 48.4%로 14.8%포인트 하락하며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사모채 등 비공모 발행 규모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며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공모 시장 위축의 빈자리를 대체 조달 수단이 빠르게 메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급등·크레딧 이벤트…직접조달 문턱 높였다


공모채 시장이 유독 빠르게 위축된 배경에는 급격한 금리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1월 초 연 2.935% 수준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6월 말 연 3.703%까지 76.8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무보증 AA- 3년물 회사채 금리도 연 3.459%에서 연 4.375%로 91.6bp 급등했다. 국고채보다 회사채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크레딧 스프레드도 확대됐고, 기업들이 체감하는 직접조달 비용 부담은 한층 가중됐다.

여기에 2분기 들어 잇따른 크레딧 이벤트도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기업회생 신청을 시작으로 중앙그룹 계열사의 잇따른 회생 절차와 워크아웃 이슈 등이 이어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한층 강해졌다. 반도체·AI·방산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산업 전반의 실적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투자자들은 이전보다 신용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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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수요예측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상반기 AA- 이상 우량채는 전체 공모 발행의 77.3%를 차지하며 평균 5.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BBB+ 이하 발행 비중은 1.8%에 그쳤고 평균 경쟁률도 1.97대 1에 불과했다. BBB급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A+~A- 비중 역시 1분기 24.2%에서 2분기 14.0%로 크게 축소되며 투자자들의 우량채 선호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겉으로는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 상반기 5.75대 1에서 올해 5.54대 1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시장 전체 투자수요는 크게 감소했다.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162조 2120억 원에서 올해 112조 2526억 원으로 30.8% 줄었다. 모집 규모 역시 함께 감소하면서 경쟁률만 비슷하게 유지된 것이다. 경쟁률만으로 투자심리가 견조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은행·사모채로 엇갈린 대응…조달시장 양극화 심화


공모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자 기업들의 대응도 신용도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렸다.

우량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조달수단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대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62조 7113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172조 1671억 원으로 석 달 만에 9조 4558억 원(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6조 8672억 원(1.0%)에 그쳤다. 공모채 금리 상승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부 우량 대기업들은 은행권 크레딧 라인을 적극 활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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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거나 공모시장에서 충분한 투자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사모채 등 대체 조달수단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사모채 등 비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는 27조 5964억 원에서 34조 77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 원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회사채 발행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6.8%에서 51.6%로 과반을 훌쩍 넘어섰다.

이처럼 신용도에 따른 조달 창구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공모채 시장은 양적 축소를 넘어 질적으로도 약화됐다. 공모를 통한 증액 발행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9조1500억 원에서 올해 12조3570억 원으로 급감하며, 시장의 추가 자금 공급 기능도 이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자금 사용 목적도 한층 보수적으로 변했다. 상반기 공모 회사채 가운데 차환 목적 발행은 26조 8361억 원으로 전체의 82.3%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76.7%보다 5.6%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비중은 축소됐다.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투자보다 기존 차입금 관리와 유동성 확보를 우선시한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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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시장금리 상방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업들의 조달 전략 변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기업의 은행권 차입 확대가 이어질 경우 중소기업이 제2금융권 등으로 밀려나는 '구축(Crowding-out)'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올해 상반기 DCM 시장은 단순히 공모 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시기가 아니었다. 금리 상승이라는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신용도와 조달 비용에 따라 공모채·사모채·은행 대출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투자자들 역시 우량채 중심으로 자금을 재배분했다. 공모채 시장 위축은 결과였고, 그 이면에는 기업들의 조달전략 변화와 시장의 신용 선별 기능 강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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