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투자 수요는 견조했다. 5월 전체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6.3대 1을 기록했다. 다만 일반 회사채와 자본성증권 사이의 온도 차는 컸다. 일반 회사채 9개사의 평균 경쟁률은 8.85대 1에 달한 반면, 신종자본증권 2건은 1.2대 1에 머물렀다. 투자 수요의 성격이 뚜렷하게 갈린 셈이다.
선명해진 신용 프리미엄…'현대百·LG전자' 등 AA급 매수 랠리
발행 규모에서는 LG전자와 키움증권이 나란히 5000억 원을 조달하며 5월 시장을 이끌었다. LG전자(AA)는 2년·5년·10년물 3개 트랜치로 발행에 나서 2500억 원 모집에 2조 2500억 원이 몰리며 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중평균 발행금리는 4.07%였다. 키움증권(AA)도 2년·3년·5년 만기로 3000억 원 모집에 2조 6650억 원이 유입돼 8.8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5월 발행시장을 그룹별로 보면 LG그룹이 LG전자·LG헬로비전 2개사를 통해 6700억 원을 조달해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다우키움그룹도 키움증권·키움에프앤아이를 통해 6500억 원을 발행하며 뒤를 이었다.
AAA 등급인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는 4500억 원을 발행했다. 2년·3년물로 나뉘어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2500억 원 모집에 1조 1900억 원이 유입돼 4.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중평균 발행금리는 3.86%였다.
경쟁률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곳은 현대백화점이었다. 현대백화점(AA+)은 2000억 원 발행에 2조 2900억 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며 15.27대 1로 5월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발행금리도 3.71%로 집계돼 5월 발행 종목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비우량 등급 가운데 A급 회사채에서는 견조한 매수세가 확인됐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A)는 14.38대 1, 키움에프앤아이(A)는 9.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BBB급에서는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등급 양극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케이카캐피탈(BBB+)은 150억 원 모집에 160억 원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쳐 경쟁률 1.07대 1을 기록했다. 최대 발행 한도는 300억 원이었지만 추가 증액 없이 150억 원만 발행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비우량등급이라고 해도 업종 안정성과 유동성이 뒷받침되는 종목은 충분히 소화되고 있다"며 "기관 투자자들이 금리 수준과 개별 발행사의 펀더멘털을 함께 따져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등급 양극화가 심화할수록 하위 등급 내 옥석 가리기는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AA-도 30bp 차이…발행 시점이 가른 조달비용
조달금리 흐름에서는 신용등급의 영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일반 회사채 가운데 현대백화점(AA+)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AAA)가 각각 3.71%, 3.86%로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반면 A급인 키움에프앤아이는 4.51%의 금리를 부담했다.눈길을 끄는 대목은 같은 AA- 등급 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차이다. KB금융지주(4.50%)와 하나금융지주(4.80%) 사이에는 30bp의 격차가 벌어졌다. 다만 이 차이는 두 그룹에 대한 신용 평가가 갈렸기 때문이 아니라 발행 시점의 시장금리 레벨이 달랐던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두 딜의 가산금리(크레디트 스프레드)는 KB금융지주가 0.79%포인트, 하나금융지주가 0.81%포인트로 2bp 차이에 불과했다. 반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 만기 국고채 개별 민평수익률은 KB금융지주가 3.71%, 하나금융지주가 3.99%로 28bp 차이를 보였다. 결국 발행금리 30bp 격차의 대부분은 국고채 금리 차이에서 비롯된 셈이다. 5월 들어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월초 3.7%대 초반에서 중하순 3.9%대 후반까지 우상향한 흐름이 그대로 조달 비용에 반영됐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수요예측일 기준 5년 국고채 민평수익률에 가산금리를 더해 발행금리가 결정되는 구조"라며 "스프레드 차이가 2bp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두 지주사 간의 금리 차는 사실상 발행 시점의 국고채 금리 레벨 차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동일 등급이라도 발행을 며칠 늦추는 것만으로 조달 비용이 직접적으로 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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