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도 유동성 확보가 이뤄지지 않아 기업회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유암코 제3자 관리인 선임안을 해결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치권의 관심이 공공적 성격이 강한 민간기업 유암코에 집중되는 사이, 정작 사안의 핵심 당사자인 MBK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에서는 유암코 홈플러스 제3자 관리인 선임을 위해 유암코에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유암코에서는 홈플러스 관리인 지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MBK에서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자 구조조정 기관을 명분으로 유암코에만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제3자 관리인 선임안 실효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주주인 MBK에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국회에서 유암코에 관리인 선임 요청 면담이 있었고, 을지로위원회에서도 관리인 요청 기자회견을 열었다"라며 "면담 과정에서 MBK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리인 선임 실효성 없어…유암코 건전성·법적 책임 부담 가중
유암코를 제3자 관리인 선임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쪽에서는 유암코가 구조조정 전문 기관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업계에서는 유암코가 구조조정을 사업 부문으로 담당하고 있는건 맞지만, 홈플러스 인수와는 결이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암코가 기업회생에 들어간 기업을 인수해 구주조정 계획을 수립, 실행한 경험이 있는건 맞지만 유통관련 경험이 없다보니 적절한 구조조정 계획 수립 역량에 한계가 있다"라며 "투자자금 규모도 정상화 필요 자금 포함 수조원대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암코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암코는 투자자산이 증가할 경우,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커진다. 통상적으로 NPL 전업 투자사의적정 자본규모는 레버리지배율을 5배 미만이다.
회계법인에서 발표한 홈플러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 청산가치는 계속기업가치보다 약 1조2000억원이 높은 3조7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유암코 자산 규모는 8조1193억원, 자본 규모는 1조9139억원이다. 홈플러스를 인수하게 될 경우,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해 대규모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으로 주주가 이뤄진 상황에서 증자가 이뤄지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유암코가 관리인 선임으로 정상화 역할을 받게 될 경우 투입해야 할 자금 확보도 사실상 불가능 하다. 유암코는 PEF 구조로 구조조정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외부 LP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나, 자본시장 내에서 홈플러스 투자를 위한 신규 LP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직원 임금 체불에 대한 형사 책임까지 유암코가 떠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현재 홈플러스 기업회생 과정에서 자금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아 남은 직원들의 임금이 체불된 상황이다. 원칙적으로 회생절차에서 법원이 선임한 제3자관리인은 사용자로 평가되어 임금체불 관련 형사책임의 주체가 된다. 관리인의 경우 회생회사에 대한 경영, 임금지급 책임은 있으나 다른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다.
고용에 필요한 자금까지 필요한 만큼 현재 유암코의 재무구조로는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매장 뿐 아니라 10만명의 직간접 고용인력을 보유한 유통기업으로 재무적 자금여력 측면에서 수조원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NPL 및 CR 투자재원이 회수되더라도 재투자가 필요하지만 추가 재원 마련은 요원하다"라고 말했다.
유암코 거절에도 관리임 선임론만 반복…논의 테이블서 빠져버린 MBK
이번 홈플러스와 관련해 유암코는 제3자 관리인 선임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정치권과 노조에서는 제3자 관리인 선임 촉구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지난 19일 홈플러스 노조는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유암코 관리인 선임과 공적자금 투입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유암코 관리인 선임안이 부각되면서 실질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역할 논의가 희석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회와 유암코가 홈플러스 관련해 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MBK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상황"이라며 "기업회생절차 시행으로 MBK가 민사상 책임에서는 벗어났고 형사 책임은 유암코에 넘기려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최근 MBK 1000억원 지원에 대해서도 홈플러스 사태 근본 해결이 아닌 형사적 책임 회피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암코에서 제3자 관리인 선임을 재차 거절한 시점에 홈플러스도 임금 체불이 지속되어 관리인의 형사적 책임 문제에 직면하는 때였다"라며 "MBK에서 이를 회피하고자 자금지원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늘(21일) 메리츠금융지주는 홈플러스에 MBK과 경영진의 연대보증,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 상환, 기존 긴급운영자금 대출과 유사한 연 6%대 금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1000억원 규모 2~3개월 초단기 운영자금 대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MBK 연대보증 조건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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