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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조사부터 산재까지, 쿠팡 ‘전방위 조준’…김범석 불출석이 불러온 재앙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30 16:21

국회, 6개 상임위 참석 연석회의 청문회 진행
셀프 조사 진위부터 산재까지…전방위 압박
소비자 기만 1조6000억 규모 보상안 '비판'

해롤드 로저스가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선서를 하는 모습./사진=국회방송 생중계 캡처

해롤드 로저스가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선서를 하는 모습./사진=국회방송 생중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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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국회가 쿠팡을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쿠팡의 ‘셀프 조사’ 논란과 보상안은 물론, 산업재해와 불공정 거래 등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모든 사건 사고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청문회에 앞서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쿠팡 의장이 낸 사과문과 보상안은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30일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주도로 정무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6개 유관 상임위원이 참석하는 연석회의 형태로 쿠팡 청문회가 진행됐다.

쿠팡 측에서는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와 박대준 전 대표, 브랫 매티스 최고 정보보안책임자, 민병기 대외협력 총괄부사장, 조우 국회정부담당 부사장, 이재걸 법무담당 부사장, 전경수 서비스정책실장, 노재국 물류정책실장, 이영목 커뮤니케이션 총괄부사장, 윤혜영 감사위원 그리고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나타나지 않는 김범석…법·행정적 모든 수단 동원 압박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국회 출석 거부가 큰 재앙을 불러일으킨 모습이다. 6개 상임위원회가 출동했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임광영 국세청장, 김재웅 서울지방국세청장, ,유재형 경찰청장직무대행, 이억원닫기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쿠팡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겠다는 국회의 강한 의지가 드러난다.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김범석 의장과 그의 동생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닫기강한승기사 모아보기 전 쿠팡 대표 등 불출석 증인들에 대한 추가 출석 요구와 고발 조치를 비롯해 국정조사 추진 등 모든 법적, 행정적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문회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최민희 과기정통위 위원장과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동시통역기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최 위원장은 앞선 청문회에서 로저스 임시대표의 통역사가 핵심 내용을 윤색했다는 점에 문제를 두고 동시통역사를 쓰라고 했다. 이에 로저스 임시대표는 “저는 제 통역사를 쓰겠다”며 지속적으로 거부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 역시 쿠팡의 이번 사태와 관련해 면밀히 들여다볼 것을 약속했다. 배경훈 부총리를 주축으로 한 ‘쿠팡 사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 원인 규명과 이용자 보호, 노동 문제 등 전방위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부처별로도 대응에 나선다. 과기정통부는 사고 원인과 쿠팡 보안의 문제점을, 개인정보보회위원회는 개인정보 유출 규모 및 범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금융위원회는 부정 결제 가능성과 고금리 대출 관행 등을 살필 계획이다. 또, 경찰청은 압수물 분석과 국제 공조 통한 피의자 검거에 주력하고, 공정위는 정보 도용 여부와 소비자의 재산상 손해 발생 우려 그리고 쿠팡의 피해 복구 조치 등을 고려해 영업정지 여부를 판단한다.

셀프조사 아니라고 했는데…진실은

쿠팡은 지난 25일 인근 하천에서 유출자의 맥북 에어 노트북을 회수한 뒤 포렌식한 결과 유출된 계정은 3000개로 확인했고, 나머지는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셀프조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쿠팡은 이를 부인했다.

쿠팡 측은 “자체 조사가 아니었다. 정부의 지시에 따라 몇 주간에 걸쳐 매일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진행한 조사였다”며 “정부의 감독 없이 독자적으로 조사했다는 잘못된 주장이 계속 제기되면서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이 점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 쿠팡이 책임을 은폐하고 유출사고 규모를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로저스 대표는 “지금까지 쿠팡의 자체조사였다는 언급이 많은데 정부의 지시에 따라 한 달 이상 조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공개적으로 함께했고 소통했다. 포렌식 카피를 만들어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배 부총리의 말은 달랐다. 이날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 부총리에게 “쿠팡 측이 유출 계정은 3000개만 확인했고, 나머지는 다 삭제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배 부총리는 “동의할 수 없다. 3300만 건 이상의 이름, 이메일이 유출됐고 개보위, 경창철,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특히 배 부총리는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부 지시에 따라 3000개의 계정만 유출됐다”고 보고한 것에 대해 “범정부 TF 차원에서 자체 조사 개입, 지시한 적 없다”며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과 분실을 막기 위해 도운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우영 의원은 “민관합동조사단이 밝히기 전 쿠팡이 셀프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 수사 과정의 엄밀성을 해치고 증거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고 물었고, 배 부총리는 “공식 조사단, 개보위, 검찰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합의되지 않은 결과를 사전 발표한 것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쿠팡 "전례 없는 보상안" vs 소비자 "기만 마케팅"

쿠팡은 청문회를 하루 앞둔 지난 29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상안을 발표했다. 총 1조6850억 원 규모의 구매이용권을 고객들에게 지급한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피해 고객 1인당 5만 원 꼴이다. 세부적으로는 로켓배송·로켓직구·판매자 로켓·마켓플레이스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 원), 알럭스 상품(2만 원)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은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1조6850억 원 상당’이라며, ‘1인당 5만 원 지급’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쿠팡과 쿠팡이츠에선 겨우 5000원씩만 사용할 수 있게 해놓고, 객단가가 높은 쿠팡 트래블과 알럭스에는 각각 2만 원 보상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더욱이 탈퇴한 회원들이 보상을 받으려면 재가입해야 해 사실상 ‘마케팅’이라는 지적까지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보상안을 거부하고 집단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상금 대신 재판에서 승소해 받겠다’는 등의 글이 게재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1인당 5만 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청문회에 나선 국회의원들 역시 쿠팡의 보상안을 지적하며 추가 보상안을 요구했다. 그러자 로저스 대표는 “이번 보상안은 약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라며 “이는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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