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태영 NH농협은행장 / 사진제공 = NH농협은행
노조는 중앙회 본사 이전에만 토지 매입비를 제외하고 최소 2520억원이 필요하며,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지주까지 이전 대상에 포함되면 비용이 46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AI 전략과 데이터 분석, 로봇프로세스자동화 기능을 ‘AI데이터부문’으로 통합하고 IT조직을 확대·재편했다. 강태영닫기
강태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AX 전환을 위해서는 우수한 AI 전문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련 인력 확충을 언급하기도 했다.농협은행이 2027년 ‘NH 에이전틱 AI 뱅크’ 완성과 차세대 계정계 프로젝트 ‘프로젝트 NEO’ 등을 동시에 추진하는 상황에서, 본사와 IT조직의 물리적 거리가 벌어지면 전문인력 이탈과 신규 채용 차질, 개발·보안·장애 대응 효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회 이전시 2520억원…은행·지주 포함 땐 비용 추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는 농협중앙회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데 토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최소 252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건물 신축비 2130억원과 임직원 주거지원비 390억원을 합산한 수치다.
중앙회뿐 아니라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지주 등 금융계열사까지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경우 노조 내부에서는 전체 비용이 46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전산·통신 관련 비용은 별도로 붙을 가능성이 크다. 농협 전체 IT의 핵심 중 하나인 ‘의왕 통합IT센터’를 그대로 남겨두더라도 새 본사에는 전용 통신회선과 이중화망, 보안관제 설비, 출입통제 구역, 비상대응 공간 등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통신 거리 확대에 따른 장기 운영비도 무시하기 어렵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센터가 수도권에서 약 100㎞ 떨어진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센터 한곳당 전용회선 요금이 연간 약 50억원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지방 이전을 가정한 업계 추정치로, 농협의 실제 추가 비용은 이전 지역과 통신망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3200억원 들여 ‘집중’했는데…본사·IT 다시 분산 우려
과거 농협이 의왕 통합IT센터를 만든 핵심 목적은 분산이 아니라 집중이었다. 양재와 안성 전산센터의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을 해결하고 중앙회와 은행, 보험·증권 등 범농협 계열사의 IT 인프라를 한곳에 모아 운영 효율과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당시 양재 IT센터에서 근무하던 농협 직원과 외주인력 약 2000명 가운데 90%가량이 의왕으로 이동했다. 농협은 사무공간 이전에 앞서 양재·의왕·안성센터를 연결하는 별도 통신망부터 구축했고, 센터 준공 후에도 인력과 계열사 시스템을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옮겼다.
통합 효과도 분명했다. 농협은행과 지역 농·축협의 전산망을 분리해 한쪽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법인으로 피해가 번지는 위험을 낮췄다. 계열사별로 흩어졌던 인프라와 운영인력을 집결해 장애 대응과 백업·복구 체계를 표준화하고, 농협은행이 축적한 대규모 금융전산 운영 경험을 다른 계열사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보안에도 대규모 투자가 뒤따랐다. 농협은 2011년 대형 전산장애 이후 영업점 내부망과 외부망 분리, 전산기기 복구체계, 내부 접속통제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1000억원을 투입했다. 의왕센터에는 복수 변전소를 활용한 전력 이중화와 면진설계, 다중 보안체계가 적용됐다.
전산 분리 작업에는 22개월에 걸친 테스트와 연인원 2만4000여명이 투입됐다. 물리적으로 센터를 옮기는 비용뿐 아니라 시스템 분석과 재설계, 데이터 정합성 검증, 장애 대응 훈련, 병행 운영 등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들어갔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현재 추진되는 지방 이전이 중앙회와 금융계열사, IT조직을 서로 다른 지역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과거 통합IT센터 구축으로 얻은 ‘집중의 효율’을 일부 되돌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버와 운영인력이 의왕에 남더라도 사업부서와 의사결정 조직이 수백㎞ 떨어지면 신규 서비스 개발과 장애 대응 과정에서 대면 협업과 긴급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인재 확보 나선 농협…이전설에 채용 경쟁력 흔들릴까
더 큰 문제는 사람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7월부터 AI 에이전트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AI기업에 직접 투자해 금융 특화 AI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강태영 농협은행장도 AX를 위해서는 우수한 AI 전문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수 차례강조한 바 있다.
농협정보시스템 역시 최근 AI 에이전트 엔지니어와 개발·보안·인프라 분야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농협이 AI와 차세대 시스템 전환을 위해 외부 전문인력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앙회와 금융지주·은행 본사가 지방으로 이동하거나 IT조직까지 분산될 경우 수도권에 집중된 개발자와 보안·데이터 전문가를 신규 채용하기가 지금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직원 가운데 가족의 직장과 자녀 교육, 주거 문제 등을 이유로 지방 근무를 선택하지 않는 인력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서을구 금융노조 NH농협지부 IT본부위원장은 “본사가 지방으로 내려가면 IT 인재가 농협에 오려고 하겠느냐”며 “은행과 금융지주가 AI 대전환을 추진하려면 내부 업무를 잘 아는 개발자와 보안 전문가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농협노조는 현재 중앙본부 인력 1167명 가운데 자산운용과 데이터센터 등 수도권에 남아야 하는 인력을 제외하면 실제 이전 가능한 인원은 약 460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전에 들어가는 비용과 비교해 지역경제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조직 분산과 인력 이탈에 따른 손실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의 농협 이전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대상과 지역, 이전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농협중앙회는 현행법상 공공기관이 아니며, 농협법에는 주사무소를 서울에 두도록 규정돼 있어 실제 이전을 위해서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농협중앙회는 전남 나주, 농협은행 등 금융계열사는 부산으로 옮기는 방안 등이 시장에서 거론되는 수준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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