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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석의 단상] 박현주의 상상, ‘3.0’으로 현실이 되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06 05:00 최종수정 : 2025-12-08 15:27

글로벌 M&A와 3.0 비전, IB의 구조적 한계 돌파
미래에셋 IMA 정착, ‘예금 기반’ 금융 질서에 도전
‘한국형 골드만삭스’ 꿈, 책임 운용과 인재로 완성

[김의석의 단상] 박현주의 상상, ‘3.0’으로 현실이 되다.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2013년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처럼 한국 금융권에서 오래도록 ‘불가능해 보이던 그림’을 현실로 만든 인물이 있다.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 회장이다. 그의 숙원이던 ‘한국형 글로벌 IB’ 구상이 Mirae Asset 3.0 비전으로 확장되며 실체를 갖춰가고 있다. 관료적 규제와 은행 중심 질서 속에서도 그는 한 방향으로 꾸준히 밀어붙였다.

박현주 회장의 경영 철학은 “다수와 반대로 가라”는 역발상으로 압축된다. 1997년 100억원 자본으로 창업하며 내세운 “바람이 없으면 스스로 달려야 바람개비가 돈다”는 문구는 1,000조원 자산을 굴리는 오늘의 기반이 됐다.

그는 시선은 애초부터 국내가 아니라 월가, 글로벌 시장에 있었다. 국내 증권사가 위탁매매에 머무르던 시절 그는 “투자를 멈추는 게 가장 큰 리스크”라며 해외·대체투자에 뛰어들었다.

2003년 홍콩 법인을 시작으로 19개국 47개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12개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니라 현지 시장에 스며든 글로벌 IB 모델에 가까워졌다.

미래에셋그룹의 2004년부터 2024년까지 주요 인수합병(M&A) 연도별 히스토리를 정리한 표.

미래에셋그룹의 2004년부터 2024년까지 주요 인수합병(M&A) 연도별 히스토리를 정리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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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글로벌 ETF 운용사 ‘글로벌엑스(Global X)’ 인수는 성장축을 글로벌로 바꾼 결정적 분기였다. 최근 인도 쉐어칸 인수도 단순한 지분 투자가 아닌 핵심 비즈니스 흡수형 M&A로, 시장 장악력 확대 의도가 분명하다. 이러한 빅딜은 박 회장이 직접 GSO(Global Strategy Officer)를 맡아 지휘하고 있다.

투자 원칙은 “유니크한 혁신 기술에 투자하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스페이스X, xAI 등 미래 기술 기업과 대체자산에 대한 선제적 투자는 단순 수익을 넘어 산업 변화를 읽어내는 역량을 드러낸다.

문제는 국내 IB 시장의 구조적 한계다. 굵직한 M&A는 여전히 외국계가 주도하고, 한편으로는 위험을 감수하라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건전성 규제로 묶어놓는 모순이 계속됐다. IB에게 자율성과 위험 감내 능력을 동시에 요구하면서 이를 제도적으로 제약해온 셈이다. 그 결과 국내 증권사는 고부가가치 IB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브로커리지 중심 구조에 머물렀다.

이 돌파구로 제시된 것이 ‘Mirae Asset 3.0’이다. 미래에셋은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결합한 글로벌 디지털 월렛 구축을 비전으로 내놨다. 이는 단순 디지털화가 아니라 전통 금융의 신뢰 기반 위에 블록체인·디지털자산 기술을 결합하는 구조적 전환이다. “언제·어디서나 투자”가 가능한 글로벌 플랫폼이다.

IB 체질 개선도 병행된다. Tech & AI 전담 조직 신설과 테크 인력 확충은 브로커리지 중심 인력 구조에서 벗어나 리스크 분석·구조화 역량을 키우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오랫동안 국내 IB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부분이다.

자본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의 3.0 전략이 증권업 패러다임을 뒤흔들 것으로 본다. 글로벌 확장과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델은 한국 금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기준점이라는 평가다.

은행의 예·적금 자금이 증권사 IMA(종합투자계좌)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

은행의 예·적금 자금이 증권사 IMA(종합투자계좌)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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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전을 실행하는 자본 기반이 바로 IMA(종합투자계좌)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2025년 11월 1호 사업자로 인가받았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에 허용된 IMA는 원금 지급 의무를 지면서 연 5~6%의 중수익을 제공한다. 골드만삭스가 예금 기반으로 저비용·장기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과 유사한 구조다. IMA 자금은 70%를 기업금융, 25%를 모험자본에 배정하도록 의무화돼 혁신 기업의 ‘혈관’ 역할을 한다.

미래에셋은 IMA본부를 출범시키고 기업금융 여신, 메자닌, 공모주·프리IPO 등 포트폴리오 준비에 들어갔다.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쌓은 LP 경험은 리테일 상품 기획에도 직결되는 강점이다. 단기 잔고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 역량과 벤처 네트워크를 활용한 고품질 상품 공급에 집중한다.

초기에는 우량 자산 쏠림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니콘 기업 탄생에 기여하며 IB·벤처 생태계 확장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한국형 골드만삭스’의 핵심은 규모가 아니라 책임 있는 자본 운용과 인재 육성이다. 위험을 감수하는 자본, 딜을 설계하는 전문성, 시장을 움직이는 네트워크는 모두 ‘사람’에서 나온다. Mirae Asset 3.0이 특정 계열사의 실적 도구로 변질되지 않도록 윤리적 운용과 투명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IMA는 예금과 비슷한 구조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 초대형 IB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곧 상품 신뢰도로 이어진다. 금융감독원이 TF를 구성해 구조 설계부터 사후 안전장치까지 촘촘히 들여다보는 이유다. 불완전판매 시 성과급 환수 등 책임조치가 가능하도록 보상체계 개편 요구도 커지고 있다.

초대형 IB는 실패를 감내하는 조직 문화와 전문 인재 육성 기반을 갖춰야 한다. Tech & AI 전담 조직 신설은 브로커리지 관성에서 벗어나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겠다는 선언이다.

골드만삭스에 맞설 아시아 최고 금융투자회사를 향해 세계를 무대로 동서분주하는 박현주 회장.

골드만삭스에 맞설 아시아 최고 금융투자회사를 향해 세계를 무대로 동서분주하는 박현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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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0년 만에 박현주 회장의 ‘한국형 골드만삭스’는 손에 잡힐 만큼 가까워졌다. 글로벌 네트워크, 미래 기술 투자, 디지털 전환이라는 세 축이 IMA라는 제도적 기반을 만나며 Mirae Asset 3.0 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 금융의 미래는 은행 중심 관행이 아니라 명확한 철학과 책임 운용의 힘이 결정할 것이다. 안정성과 민첩성, 과감한 투자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균형을 이룰 때 초대형 IB는 비로소 ‘한국형 골드만삭스’로 진화할 수 있다. 멈추지 않고 달려온 박 회장의 다음 행보에 금융권의 시선이 쏠린다.

김의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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