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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장덕현, MLCC·기판 업고 영업익 2조 ‘정조준’ [AI특수 숨은 알짜들 ①]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09 05:00

AI 데이터센터 핵심 공급망 주목
서버용 MLCC ‘수퍼 사이클’ 전망
‘게임체인저’ 유리기판사업 본격화

삼성전기 장덕현, MLCC·기판 업고 영업익 2조 ‘정조준’ [AI특수 숨은 알짜들 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남다른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도체 개발 전문가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단행한 체질 개선 성과가 올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대 매출, 올해는 더 좋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5년 매출 11조3,145억 원, 영업이익 9,13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8% 증가해 창사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24.1% 늘어나 2년 연속 성장에 성공했다.

삼성전기는 3가지 사업부문으로 구성된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인덕터·칩저항기 등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수동소자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문, 카메라모듈을 만드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문,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 등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컴포넌트 사업부문이 46%로 가장 크고, 이어 광학통신솔루션(34%)·패키지솔루션(20%) 순이다.

최근 삼성전기는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데이터센터에 고성능·고신뢰성 부품 공급을 확대하며 핵심 공급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영업이익 1조3,145억 원, 내년은 1조6,611억 원으로 전망된다. 일부 증권사들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호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대 2조 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IT 기기 수요 폭증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21년(1조4,869억 원) 이후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MLCC, AI 데이터센터 핵심으로

이 같은 전망 배경에는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MLCC가 중심에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일정하게 내보내고, 불필요한 전기 신호를 걸러 오작동을 막아 주는 부품이다.

그간 MLCC는 주로 스마트폰·PC 등 소형 IT 기기에 공급되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AI 데이터센터 향 수요가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력 소모량이 높은 AI 서버에는 극한의 고온과 고전압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초고용량·고전압 MLCC가 필요하다. 선두 업체가 기술 장벽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AI 서버용 MLCC 시장은 일본 무라타와 삼성전기가 양분하고 있다. 점유율은 각각 45%, 40%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무라타는 AI 서버용 MLCC 수요 급증을 이유로 판매 가격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고, 그 직후 10% 이상 판매 가격 인상이 단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MLCC 판가가 10% 인상될 때마다 제조사가 연간 약 4,000억~6,000억 원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기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MLCC 판가가 10% 인상될 경우 삼성전기 내년 영업이익은 2조2,000억 원, 20% 인상 시 2조8,000억 원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20~30% 인상된 2017~2018년 업사이클 대비 보수적인 가정”이라고 분석했다.

FC-BGA 선제적 투자 빛 본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MLCC와 함께 삼성전기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매출이 2021년 1조6,790억 원에서 2025년 2조3,010억 원으로 연평균 약 8%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6~22%에서 6~7%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익률이 떨어진 이유는 MLCC와 비슷하다. 주력으로 삼았던 PC·모바일용 기판 가격이 코로나 사태 종식 이후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전기는 코로나 시절 벌어들인 자금을 AI·클라우드 등 차세대 업사이클에 대비해 사업을 키우는 데 투자했다. 2021년 12월 베트남 고성능 반도체 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공장에 1조3,0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듬해 3월과 6월 부산·세종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각각 3,000억 원의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2023~2024년에는 서버 CPU용 FC-BGA 기판 개발을 통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당시 장덕현 사장은 대규모 투자 이유에 대해 “반도체 고성능화, AI 클라우드·메타버스 등 확대로 기술력 있는 패키지 기판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술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성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 FC-BGA가 AI 서버와 가속기 수요 중심으로 오는 2027년까지 사실상 '완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실적도 매출이 전년보다 25% 이상 늘고, 영업이익도 2배가량 증가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지난 1월 CES 2026에서 “올 하반기부터 FC-BGA 풀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반도체 유리기판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 및 동우화인켐과 유리기판 제조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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