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성규 PM 팀장
국내 주요 기업들이 약탈의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다. 그런데 한 가지 정말 궁금한 것이 있다. 왜 경영권 방어는 늘 최대주주 등 특정 주체만을 위한 혜택인가.
자사주 매입 재원은 해당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다. 기본적으로 기업 이익에 대한 권리는 지분율에 비례한다.
따라서 자사주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한다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으로 특정 주체를 보호한다는 의미다.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다면 ‘지분율’을 무시한 사실상 배임이나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면 자사주 매입 자체가 전무해질 것이라 말한다. 이는 아주 협소한 시각이자 단순한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이익추구 집단이다. 같은 자본을 투입해 최대 수익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현금성 자산이 넘치면 그 자체로 수익성은 둔화되고 그 자체로 주주들의 불만은 커진다.
그렇다면 경영자는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거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 기업 가치의 바로미터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올리는 것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의무는 없다. 자사주를 매입하든, 투자처를 찾든 그것은 기업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업가치 또는 수익성 제고 둘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는 행위다. 수많은 기회비용을 날리는 것 일뿐, 그 이상 그 이하 어떤 의미도 없다.
기업이 충분히 가치를 제고할 수 있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어김없이 행동주의펀드가 등장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그 자사주가 공격의 빌미를 마련한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도 생각해보자. 엄밀히 말하면 일반 주주들은 ‘누가 회사를 통제할 것인가’에 관심은 없다. ‘누가 회사를 더 잘 운영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경영자가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 목표를 달성한다면 ‘기업 사냥꾼’들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주주 입장에서는 이미 경영을 잘하고 있는 리더가 있기에 그 자체로 만족하고 지지하기 마련이다.
직설적 표현이지만 뛰어난 경영자가 이끄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만큼 편하게 돈 벌 수 있는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소각 얘기는 뒤로 하고 다시 자사주 매입 얘기로 돌아가보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사주 매입도 결과에 따라 기회비용이 낭비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사주 매입은 그 어떤 투자보다 향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의 주가가 전 세계 어떤 자산보다 저평가돼 있다고 자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워런 버핏은 투자할 곳이 보이지 않고 그가 이끌어 온 버크셔해서웨이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을 때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그렇다면 자사주를 끌어안고 절대 소각하지 않는 기업들은 향후 그 어떤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 결정이 탁월하다고 믿는 것인가.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좋은 기업, 좋은 경영이란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시대 변화를 읽고,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쌓으며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높이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특히 투자자와의 신뢰를 두 말할 것도 없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하면서 이재용닫기
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닫기
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닫기
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등의 사진이 합성된 ‘어서 타!’ 시리즈가 유행했다.과거 이들 그룹 총수들은 경영권 확보와 승계 문제로 ‘꼼수’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경영자’ 대접을 받는 동시에 친근한 이미지까지 생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에 행동주의펀드가 등장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다면 주주들은 누구 편에 설까.
답은 누구나 알고 있다. 기업 성장과 주주환원, 주주가치 제고에 진심인 경영자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낼 것이다.
그렇게 쌓아 올린 실적과 주주들의 절대적인 신뢰가 어우러질 때, 경영권은 정말 강해진다. 결국 최고의 경영권 방어 수단은 리더 스스로의 ‘경영 능력’에 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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