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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엔 하이닉스 말고 더 있다”…‘AI 잭팟’ 준비하는 SK 삼형제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09 05:00

SKT·스퀘어·네트웍스 등 3사
서로 다른 영역서 AI 전환 가속화
그룹 AI밸류체인 완성 기대 커져

▲ (왼쪽부터) 정재헌 SKT CEO, 김정규 SK스퀘어 대표,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

▲ (왼쪽부터) 정재헌 SKT CEO, 김정규 SK스퀘어 대표,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SK텔레콤, SK스퀘어, SK네트웍스 등 SK그룹 3개 회사가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체질 전환으로 시장 관심을 받고 있다. 서로 다른 사업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세 회사 모두 AI를 공통분모로 성장 축을 다시 짜면서 그룹 전체 밸류체인에 ‘잭팟’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AI 플랫폼 리더십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스타트업 엔트로픽 투자로 IT 시장에 대한 강력한 인사이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SK텔레콤이 초기에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한 엔트로픽 기업가치는 현재 2조~4조 원 수준. 투자 원금 대비 약 20배 상승한 가치다. 생성형 AI 모델 분야 기술력을 기반으로 SK텔레콤 자체 AI 플랫폼(AIX)과 연동 가능한 모델 협력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투자 성과를 발판으로 AI 소프트웨어·플랫폼 영역 전반에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AI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5,1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고,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해인(HAEIN)’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GPUaaS(AIaaS) 모델을 확대 중이다.

올해 회사는 글로벌 협력을 통해 1GW 이상 하이퍼스케일로 확장할 계획이다.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MWC26(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AI 인프라 재편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포함한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정재헌 CEO는 이 자리에서 오픈AI와 협력하는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더해 ‘AI 인프라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데이터센터 매출은 고성장이 예상되며, AI 인프라가 사실상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인프라 기반을 토대로 AI 어시스턴트 ‘에이닷(A.)’을 앞세워 소비자 접점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에이닷 이용자는 1,120만 명을 돌파했다. 나아가 회사는 국내 최대 규모 519B 독자 파운데이션 AI 모델을 1,000B(1조 파라미터)급 이상으로 끌어올려 AI 주권 확보와 함께 산업 전반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

특히 이미지 데이터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부터 음성·영상 데이터도 처리할 수 있도록 멀티모달 기술 고도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엔트로픽 투자-해인 클러스터·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이닷 등 소비자 향 서비스’로 이어지는 SK텔레콤 풀스택 AI 전략은 이미 성과로 연결되고 있으며, 그룹 내 AI 플랫폼 리더십을 굳히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AI 투자 ‘컨트롤타워’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를 축으로 한 반도체 자산에 AI·반도체 스타트업 투자를 더해 그룹 AI 투자 허브로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

핵심은 미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디매트릭스(D-Matrix)’ 투자다. 초기 투자 이후 디매트릭스 기업가치는 약 3조 원 수준으로 약 7배 상승했으며, SK하이닉스 HBM 메모리 경쟁력과 결합해 그룹 내 AI 칩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최근 2년간 디매트릭스를 포함한 미국·일본 등 글로벌 AI 반도체·인프라 스타트업 7곳에 총 3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올해 안에 나머지 자금을 집행해 총 1,000억 원 규모 AI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계획이다. 미국 해머스페이스(Hammerspace) 등 데이터센터 효율화 소프트웨어·AI 인프라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가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 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AI 드라이브가 선명해지고 있다. SK스퀘어는 기존 CIO·포트폴리오 조직을 ‘전략투자센터(SIC)’로 확대 개편하고, 별도 ‘AI 혁신’ 전담조직을 신설해 AI·반도체 투자에 전문성을 더했다.

시장에서는 SK스퀘어가 반도체·인프라·플랫폼·서비스로 이어지는 AI 풀스택에서 부족한 조각을 메우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SK하이닉스의 HBM 등 AI 메모리 경쟁력을 지렛대로 삼아 데이터센터·AI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고, 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그룹 계열사의 AI 서비스·사업모델 고도화를 뒷단에서 지원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SK스퀘어는 단순 지주·투자회사에서 벗어나 ‘AI 전문 투자기업’으로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안정성과 AI 투자 성장성이 결합된 점은 변동성이 큰 AI 투자 시장에서 오히려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로컬 AI 사업지주 변신

SK네트웍스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Upstage)에 대한 공격적 베팅으로 ‘AI 중심 사업지주회사’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문서 이해·OCR·검색 등 B2B 특화 AI 기술을 강점으로 하는 기업으로, 국가대표 AI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힌다.

SK네트웍스는 2024년 초 업스테이지 시리즈 B 라운드에서 리드 투자자로 참여한 데 이어 지난달 콜옵션을 행사해 47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업스테이지는 현재 약 3,000억 원 규모 프리 IPO(Pre-IPO)를 진행 중이다.

이번 SK네트웍스 베팅은 단순 재무 투자보다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한 파트너와의 전략적 동맹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내 AI 생태계 확장과의 연결성이 크다.

SK네트웍스는 렌털·모빌리티·트레이딩 등 기존 사업 전반에 업스테이지 AI 기술을 접목해 업무 효율화, 고객 경험 개선, 신규 수익 모델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렌털 사업에서는 고객 상담·계약·AS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한 자동화·지능형 응대,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차량 데이터·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고도화된 운행·정비 솔루션이 대표적 도입 사례로 거론된다.

이로써 SK네트웍스는 다양한 AI 스타트업과의 협력 범위를 확장해 기존 상사형 모델을 데이터·AI 기반 플랫폼 구조로 전환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AI 사업지주회사’로의 포지셔닝을 추진할 것이란 평가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 SK스퀘어, SK네트웍스 등 3개사 AI 승부수를 두고 각사가 서로 다른 지점에서 AI를 매개로 성장동력을 찾으면서도 동시에 그룹 차원 ‘AI 풀스택’ 전략의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단기 비용 부담과 이익 변동성은 공통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면서도 “AI 인프라·칩·플랫폼·서비스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이 구체적 숫자와 투자 건으로 채워지면서 SK 3개 회사가 AI 인프라·투자·플랫폼 ‘삼각편대’로 재조명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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