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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카카오, 챗GPT로 ‘고수익모델’ 찾는다 [Z-스코어 : 기업가치 바로 보기]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1-17 05:00 최종수정 : 2025-11-26 13:02

50조 시총 작년 17조 66% 급감
구조조정·투명경영 ‘기본기’ 강조
카톡·AI 결합 플랫폼전략 승부수

‘산전수전’ 카카오, 챗GPT로 ‘고수익모델’ 찾는다 [Z-스코어 : 기업가치 바로 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확장 한 길로 걷던 카카오가 다시 ‘기본기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룹 차원 조직 개편과 인공지능(AI) 중심 핵심 사업 재정비를 통해 한때 흔들렸던 기업가치 회복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카카오는 여전히 고수익을 창출할 확실한 핵심 사업이 부재하다는 점이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다.

카카오 신용등급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2020년 ‘AA-’를 시작으로 2021년 이후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5년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과 시가총액은 2022~2023년을 기점으로 동반 하락했다. 과도한 사업 확장과 일부 계열사 손상차손(기업이 보유한 자산 가치감소가 회복하기 어려워 이를 손실로 반영하는 것) 등이 실적과 시장 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구체적으로 영업이익은 2022년 5,694억 원에서 2023년 4,609억 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4,602억 원이었다. 시가총액은 2021년 50조 원을 넘었으나 2024년 약 17조 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투자 확대 부작용…고수익 사업 부재

카카오에 2022~2023년은 사업 확장 과정에서 투자비용이 늘어난 데다 주요 자회사 손상차손이 겹치며 재무 부담이 커진 시기였다. 특히 게임·콘텐츠 계열사 부진이 타격을 줬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부재와 ‘오딘’ IP 손상으로 이익이 급감했다. 또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지분 인수 비용 확정에 따른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글로벌 경쟁 심화, 인수한 자회사 실적 부진, 콘텐츠 제작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4분기에만 1조 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계열사 연속된 손상차손은 그룹 전체 현금흐름에도 압박으로 작용했다. 또한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약 1조 2,500억 원에 인수했지만, 약 2,800억 원 이상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투자 가치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범수닫기김범수기사 모아보기 창업자 관련 ‘SM 주가조작’ 의혹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된 점 역시 기업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카카오의 근본적 문제는 여전히 확실한 고수익원 부재 속에서 서비스 편의성이나 플랫폼 연결성 강화 위주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그간 카카오 사업 확장 방식은 이용자 편의성과 서비스 연결성을 강조하며 이른바 ‘국민 플랫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과거 ‘골목상권 침해’ 논란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카카오는 기존 소상공인·중소상인이 주로 활동하던 영역에 플랫폼을 앞세워 신규 서비스를 적극 출시하면서 꽃·간식·샐러드 배달, 택시 호출 등 골목상권을 침범했다는 사회적 논란에 직면했다. 이 논란은 ‘플랫폼 대기업 갑질’이라는 비판과 함께, 카카오가 핵심 수익원을 확립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사업 구조와 확장 전략은 카카오 시장 평가에도 반영됐다. 카카오는 자산가치 대비 주식가치 지표 변동폭이 큰데, 이는 사업 본질 대비 시장 주가 반응이 큰 것을 뜻한다. 명확한 이익원을 갖추지 못한 채 서비스 편의성·플랫폼 확대에 집중한 결과, 카카오 주가는 실적과 무관하게 사회적 논란과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실제 카카오는 2020년 약 3,400억 원 규모 교환사채(EB)를 자사주 기반으로 발행했다. 이는 본질적으로 카카오 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만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는 점을 인식한 선택이었다. 만약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며 자금 운용에 부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AI와 투명경영으로 반등 시도

김범수 창업자가 ‘SM 주가조작’ 의혹 관련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카카오는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구조조정은 물론 비주력 자산을 정리하며 효율화에도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달 13일 기준으로 그룹 내 계열사를 2년 만에 약 30% 감축했다고 발표했다. 99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연말까지 약 80여 개 수준으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가 됐던 계열사들도 재무 부담 완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세나테크놀로지(무선통신기술), 넵튠(게임 개발·애드테크), 카카오VX(골프·스포츠)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크로스픽처스, 크래들스튜디오 등 종속기업을 청산하고 주요 콘텐츠 라인업 강화와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자회사 구조조정뿐 아니라 복잡한 지배구조 개선과 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거 문어발식 확장 전략에서 벗어나 핵심 사업에만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해 장기적 수익 구조를 확립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AI 사업은 카카오톡과 결합한 플랫폼 중심 전략으로 재편됐다. 챗GPT 연동 ‘챗GPT 포 카카오’, 문맥 기반 자동 메시징 ‘카나나 인 카카오톡’, 자체 온디바이스 모델 ‘카나나 나노’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 사업은 아직 대규모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현재 카카오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는 주가 안정화와 주주가치 제고다. 주가 의존도가 높은 기업 구조상, 현금흐름 안정화와 실질적 주주환원 정책이 병행돼야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

실제 카카오는 시가총액 감소 속에서도 주주환원을 확대해 왔다. 시가총액이 2022년 약 24조 원에서 지난해 약 17조 원으로 줄었으나, 같은 기간 주주환원 총액은 1,075억 원에서 2,069억 원으로 증가했다. 주당 주주환원액도 246원에서 471원으로 늘었다.

경영 투명성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 김범수 위원장은 현재 카카오 공동체 전반 위기 극복과 구조 개편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간 사법 리스크로 인한 공백과 이로 인해 그룹 차원 의사결정 지연 문제를 하루 속히 해결해야 한다. 특히 AI·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은 빠른 의사결정과 민첩한 대응이 중요한데, 카카오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러한 변화들이 반영되며 올해 카카오 경영 성적은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약 6,457억 원, 시가총액은 약 26조 7,602억 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확장기에서 효율 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AI 플랫폼 강화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주력 이익원이 명확하지 않다. 주가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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