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각 사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올해 7월 중순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카카오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토스는 수년 전부터 ‘리워드 광고’ 사업을 운영해 왔다. 리워드 광고란 사용자가 광고를 시청하거나 앱을 설치하면 포인트나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구조로, 광고 링크를 고객이 주변에 공유함으로써 클릭 수를 늘릴수록 보상이 커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토스 광고 링크를 카카오톡을 통해 공유할 때 링크 미리보기 화면에 ‘신뢰할 수 없는 페이지’라는 문구가 표시되거나 광고 노출이 반복적으로 차단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토스 관계자는 이를 두고 “카카오가 자사를 경쟁사로 간주하고 의도적으로 광고 노출을 제한했다”며 “같은 유형의 리워드 광고라도 카카오 계열사나 당근마켓 등 비경쟁 기업은 정상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카오의 지속적인 방해로 토스 광고가 피싱(사기)처럼 인식돼 이용자 민원 등으로 기업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는 토스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토스 광고 메시지가 과도하게 많이 공유되면서 ‘어뷰징(남용) 방지 절차’가 작동한 결과일 뿐 의도적으로 토스 광고 노출을 막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특정 URL에 대한 사용자 스팸 신고가 급증하면, 사용자 보호를 위해 해당 URL에 주의를 당부하는 메시지와 팝업이 뜨게 된다”며 “해당 정책은 카카오톡 출시 이후 10년 이상 일관되게 적용해 온 사용자 보호장치”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 갈등은 지난해 10월 한글날 이벤트부터 시작됐다. 당시 토스는 한글 관련 퀴즈를 맞히면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용자가 이벤트 링크를 친구에게 공유하면 추가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카오 측은 “이벤트 진행에 앞서 토스의 요청을 수용해 이례적으로 많은 서버 접속량 한도(쿼터)를 열어줬지만, 이벤트 링크 공유가 큰 폭으로 늘면서 서버 과부하와 함께 수천 건의 스팸 신고가 접수됐다”며 “카카오톡이 10년 이상 유지해 온 운영 프로세스에 따라 해당 링크를 ‘신뢰할 수 없는 페이지’로 표시했다”는 입장이다.
토스 측 역시 “압도적 메신저 사업자인 카카오가 (자사의) 대규모 마케팅 목적 이벤트를 ‘신뢰할 수 없는 페이지’ 문구와 경고 표시를 대표 이미지로 노출한 일은 최근 발생한 것이 아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있었던 문제”라며 “당시 카카오 내부에서 토스는 경쟁사이기 때문에 쿼터를 늘려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해결하고자 카카오에 수차례 협의를 요청했지만 거절을 당해 더 이상 원만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불가피하게 법적 조치에 나서게 됐다”며 “법적 대응을 통해 사업 활동 피해를 줄이고 브랜드 가치 훼손도 막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토스 측 고소인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카카오 관계자에 대한 피고소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사건을 국내 거대 IT 플랫폼 기업 간 첫 형사 고소전으로 보고 있다.
최근 카카오가 카카오톡·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그룹사를 동원해 금융권 진출을 가시화하면서, 송금·결제·보험·투자 등 금융 전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토스와 사업 영역이 겹쳐 갈등이 불거졌다는 분석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번 토스와 카카오의 갈등은 단순한 광고 노출 문제를 넘어 플랫폼 간 시장 주도권을 건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