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하나은행의 전체 여신에서 가계대출은 40%에 육박하는 반면, 과학·기술 서비스업이나 교육·콘텐츠 산업 등 혁신산업 관련 여신은 여전히 1%대에 머물러 있다. 이에 하나은행은 금융당국의 기조에 발맞춰 웨어러블 로봇기업과 협업하는 등 미래산업 발굴을 통한 생산적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중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은행 입장에서는 주택이라는 담보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원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생산 활동과의 연계성이 낮아 ‘비생산적 금융’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담보 의존도가 높은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도 꾸준히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부동산업 대출은 2022년 42조6196억 원에서 2023년 47조8701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지난해 기준 47조6053억 원을 기록해 전체의 13.65%를 차지했다.
건설업 대출도 같은 기간 6조5941억 원에서 7조4445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8조3284억 원으로 3년 연속 상승했다.
이 같은 구조는 은행이 안정적 담보 확보를 우선시하는 전통적 관행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대표적인 혁신산업 기반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대출은 2022년 4조9593억 원, 2023년 5조8141억 원, 2024년 5조34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3%에 불과하다.
이 업종은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IT 컨설팅, 전문기술 인력 서비스 등을 포함해 혁신 산업의 토대가 되는 부문이다. 하지만 은행 여신 비중은 1.5% 수준에 불과해 정책적으로 확대가 필요한 생산적금융 영역으로 꼽힌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대출은 지난해 3조7589억 원으로 전체 비중의 1.08% 수준이다. 최근 K-콘텐츠, 글로벌 스포츠 산업,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교육 서비스업 대출금은 지난해 1조6530억 원으로 전체의 0.47%에 불과하다. 직접적인 수익성과 담보력은 낮지만 인재 육성과 산업 경쟁력 기반 마련에 중요한 영역인 만큼 금융의 역할이 필요하다.
생산적금융은 혁신기업·중소기업·신산업 분야에 자금을 공급해 실물경제 성장과 부가가치 창출을 이끄는 대출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단순 담보여신에서 벗어나 기술력·성장성 평가 기반 여신을 확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대한민국 대표 웨어러블 로봇기업 엔젤로보틱스와 손잡고 생산적금융 확대를 위한 ‘로봇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미래전략산업 공동 발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하나금융의 금융 네트워크와 엔젤로보틱스의 혁신적인 로봇 기술을 결합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은 혁신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금융 인프라를 제공해 엔젤로보틱스가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확대하고 글로벌시장 진출 기회를 넓혀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양측은 ▲ESG사업 협력을 통한 사회가치 창출 ▲시니어 맞춤 헬스케어 패키지 및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고령 친화 산업 글로벌 협력 ▲웨어러블 로봇 구입 금융지원 및 웨어러블 로봇 연계 금융상품 개발 협력 등 4대 핵심 전략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초고령사회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른 헬스케어·로봇 분야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생산적금융을 실현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