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산업은행

산은 수장은 대통령이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임명하는 자리로, 정권 핵심 경제정책 집행 창구로서 상징성이 크다.
특히 이번 차기 회장은 이재명 정부의 100조 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 조성과 운영, 3500억 달러 펀드 조성, 석유화학 산업 구조 재편 등 굵직한 현안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조속한 인선이 절실하다.

강석훈 전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은 지난 6월 5일 강석훈 전 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서 현재 김복규 전무이사(수석부행장)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산업은행 회장은 한국산업은행법 제13조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근 금융위원장이 정해지면서 차기 산은 수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은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내부 출신이 회장에 오른 사례가 없으며 정권 교체 때마다 외부 인사가 낙점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최근 3년간 재임했던 강석훈 전 회장 역시 정치권 출신의 외부 인사였다.
1964년생인 강 전 회장은 서라벌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 메디슨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19대 국회의원과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으며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면서 국제금융 및 거시경제 정책을 연구해 온 인물이다.
강 전 회장은 재임 기간 ▲대우조선해양 민영화·국적항공사 통합 등 성공적인 구조조정 현안 마무리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전력산업 육성 ▲혁신생태계 구축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주요 성과로 남겼다.
과거 산업은행 회장은 주로 관료 출신이 맡아왔으나 최근에는 민간 금융권이나 학계 출신 인사가 선임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내부 승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으며 정권 교체 때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외부 인사가 낙점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2016~2017년 짧게 재임한 동명이인 이동걸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1948년생인 그는 신한은행 부행장, 한국증권업협회 부회장, 굿모닝 신한증권 대표이사 사장, 영남대 특임석좌교수 등을 역임하며 금융 실무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2013~2016년 회장을 지낸 홍기택 전 회장은 한국은행 조사2부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학문·정책 분야에서 활동했다. 이후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동양종금증권·삼성카드 사외이사, NH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등을 거쳤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으로 2013년 산은 수장에 올라 2015년 통합산은 초대 회장을 지냈다.
2011~2013년 강만수 전 회장은 관세청장, 통상산업부차관, 재정경제원차관, 기획재정부장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경제특별보좌관 등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다만 2014년 산업은행-산은지주-정책금융공사가 합병해 지금의 통합 산은이 출범한 이후로는 관료 출신이 회장에 오른 적은 없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차기 회장 역시 이재명 대통령 캠프 출신 금융 전문가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는 이재명 정부 대선캠프에서 금융정책을 총괄했던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인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산은 회장직이 정권 핵심 경제정책의 집행 창구로 기능하는 만큼 이번에도 정치적 고려가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정권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정책금융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