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3분기 일반 회사채 및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의 대표주관 및 인수 실적을 집계하고, 수요예측 경쟁률과 발행성과를 종합 분석했다. 이번 분석에는 은행채, 여신전문회사채(카드채),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제외했으며, 주관 실적은 트랜치별 발행금액을 대표주관사 수로 나누어 산정했다.
3분기 전체 공모채 발행액은 총 16조490억 원으로 이 중 KB증권은 51건, 3조3066억 원의 주관 실적으로 2분기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2위 NH투자증권(47건, 2조4954억 원)을 건수와 금액 모두에서 앞섰다.
KB증권은 8월 일시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9월 한 달간 31건·2조3612억 원의 실적을 올리며 독보적 입지를 다졌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7월 깜짝 선전 후 9월 실적이 둔화되며 3분기 기준 1조8887억 원(41건)으로 3위에 머물렀다. 신한투자증권(1조7223억 원), SK증권(1조3147억 원)이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증권사의 합산 주관 실적은 10조6277억 원(점유율 66.2%), 상위 10개사 기준으로는 14조3463억 원(89.4%)에 달했다. 전분기 대비 비중은 소폭 하락했으나, ‘KB-NH-한투’ 중심의 주관시장 고착화 현상은 여전했다.
발행규모 2조 원 이상 대형 그룹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18건에서 평균 6.67대 1로 수요예측 경쟁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6.64대 1), 신한투자증권(6.36대 1), NH투자증권(6.07대 1)이 뒤를 이었다.
KB증권(5.39대 1)과 키움증권(5.47대 1)은 같은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모두 평균 5배수가 넘는 수요를 확보했다. 대형 딜의 특성상 절대적 수요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KB증권은 평균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10배 이상 흥행 딜 11건(8092억 원)을 주관하며 규모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소형 그룹(발행규모 2조 원 미만)에서는 대신증권이 평균 8.49대 1로 선전했다. 딜에 특화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흥국증권(2.20대 1)과 우리투자증권(2.79대 1)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중 NH투자증권이 롯데건설(2건), CJ CGV(1건), SLL중앙(1건), 이랜드월드(2건) 등 총 6건(주관실적 1250억 원)의 주관 딜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롯데건설과 CJ CGV 딜은 단 1건의 매수 주문도 유치하지 못한 ‘제로수요’ 사례로 기록됐다.
이밖에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상 3건), 키움증권(2건), 삼성증권(1건)도 주관 딜에서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인수시장에서도 KB증권의 독주체제는 이어졌다. 3분기 인수실적은 2조6705억 원(56건)으로, 2위 NH투자증권(49건, 1조7317억 원)과 약 1조 원 격차를 보였다. 이후 한국투자증권(1조5210억 원), 신한투자증권(1조4485억 원), SK증권(1조2365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키움증권은 1조801억 원의 실적을 올리며 ‘1조 클럽’에 합류, 중형사 중 유일하게 대형사 그룹에 근접한 성과를 보였다. 이는 IB(투자은행) 부문에서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신흥 강자’로서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3분기 공모채 주관·인수시장은 월별로 선두 변동이 있었으나, 누적 기준으로는 KB증권이 격차를 더욱 벌리며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혔다. 7월 한국투자증권이 1위를 차지하며 KB증권을 위협했고, 8월에는 NH투자증권이 선두를 탈환하는 등 월별로는 경쟁이 치열했으나, 9월 KB증권의 압도적 실적으로 분기 누적 기준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일부 대형 딜 부진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월별 실적 편차로 탄력 유지에 실패했다.

표=한국금융신문 / 자료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