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두 개 분기 연속으로 각각 1000억 원이 넘는 해외법인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세전이익 중 약 4분의 1이 해외에서 창출되며, 해외사업이 주요 수익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이머징 국가 중 인도를 선제적으로 개척해 수익 영토를 확장했다.
올해 반기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 클럽'에 진입하는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 역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지속 확대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시장 글로벌 금융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우수한 금융투자 상품을 발굴해 국내에 공급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에 1181억 원, 2분기에 1061억 원을 기록하며 1000억 원대 실적을 연속 달성했다.
2024년 2분기(518억 원), 3분기(508억 원), 4분기(554억 원) 등 직전 3개 분기와 비교해보면, 올해 들어 세전이익을 곱절씩 내기 시작한 것으로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비즈니스 성과가 본격화되며, 2025년 2분기 기준 선진시장(미국, 홍콩, 런던, 싱가포르)에서의 세전이익 비중이 63%(673억 원)로 과반을 넘어섰다.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몽골 등 이머징 시장의 세전이익은 388억 원으로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연환산 기준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8%를 기록해 크게 개선됐다.
해외법인 자기자본 규모는 2025년 2분기 기준 약 4조7000억 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대 규모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6월 말 기준 전 세계 11개 지역에 진출해 총 21개 글로벌 네트워크(해외법인 18곳, 사무소 3곳)를 운영 중이다.
미국, 홍콩, 유럽 등 선진시장 해외법인은 본사 트레이딩(Sales & Trading) 조직과 미래에셋 그룹의 글로벌 ETF 비즈니스와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3년에는 런던법인이 ETF 마켓메이킹 전문회사 ‘GHCO’를 인수해 유럽 사업을 확대했고, 이 노하우를 홍콩까지 확장했다. 최근에는 미국 내 ETF 마켓메이킹 전문회사 ‘GTX’를 설립하기도 했다.
2025년 2분기 기준, 해외법인 세전이익 가운데 트레이딩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달한다.
이머징 시장과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은 핵심 성장지역으로 인도를 설정하고, 자기자본을 재배분했다. 궁극적으로는 자산관리(WM) 비즈니스 정착에 집중하고 있다.
2024년 말 인수한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은 현재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이며, IT 및 디지털 투자 관련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현재 쉐어칸은 인도 전역에 약 130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고객 계좌는 300만 개를 웃돈다.
향후에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 모델에서 자산관리 모델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PI(자기자본투자) 부문에서 해외 현지법인들과 협업해 글로벌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자산관리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서 WM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국, 중국, 인도와 같은 고성장 시장에서 기술 혁신 및 기업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2분기 기준, 해외법인 지역별 실적을 보면 미국 IB법인이 62억 원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했으며, 홍콩 법인은 47억 원(18%), 베트남 법인은 37억 원(14%)을 기록했다. 기타 지역이 111억 원(43%)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금융상품 소싱 역량 강화, 고객 수익률 개선, 이익의 재투자 및 자산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형성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유수 금융사들과 협력해 우수 상품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3년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Carlyle)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간 약 40억 달러 규모의 칼라일 해외 크레딧 상품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이후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사모펀드를 출시해 2025년 현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약 1500억 원 이상을 판매했다.
또한, 2025년 5월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계열의 자산운용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같은 해 4월 말에는 골드만삭스 공모펀드에 50% 이상 투자하고 연 7.5%의 예상 배당률을 추구하는 펀드를 출시해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2025년 8월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캐피털그룹(Capital Group)의 대표 상품에 재간접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선보였으며,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와 글로벌하이일드오퍼튜니티 펀드를 단독 판매 중이다.
이러한 특화 상품 확대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2025년 6월 말 기준 약 76조 원까지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글로벌 선도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해외사업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대형 금융 플랫폼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비대면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가겠다”고 밝혔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업 경쟁력 강화 시리즈 3: 국내 증권사의 해외진출 현황 및 과제'(2024년 1월) 보고서에서 “과거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선진국 시장에서 한국물 중개 사업 위주로 이루어졌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에 현지법인을 앞다퉈 설립하고,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다시 선진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투자 수요 증가가 있다”고 분석하며 “증권사들은 미국, 영국 등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중개 사업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사업 분야도 적극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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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