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안 되면 자른다'는 공식 깼다…대우·롯데의 행보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GS건설 제외)의 기부금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53.4% 급감한 255억1200만원을 기록했다. 일부 건설사는 76%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업황 악화로 회사가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하지만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기부금을 확대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4억7200만원을 집행하며 전년 동기 13억400만원 대비 12.9% 증가했고, 롯데건설은 같은 기간 18억7200만원으로 전년(15억8400만원) 대비 18.2% 늘었다. 두 회사 모두 원가율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거나 정체를 보인 가운데 나타난 결과라 의미가 크다.
◇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진짜 상생'…내실 다지기 나선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의 취임 이후 단순히 일회성 성금을 내는 수준을 넘어, 건설업의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Better Together’를 슬로건으로, ‘더 나은 환경’,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새로운 CSR 운영체계를 도입하고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대우건설은 2024년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 사업과 재난 구호 성금 등에서 집행 규모를 키웠다. 다음 해인 2025년에는 국내외 현장을 중심으로 환경정화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노인복지센터 무료급식 봉사활동, 임직원 걷기 챌린지 등 다양한 임직원 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롯데건설, '위기 속 파트너십' 강화…상생 펀드와 사회공헌의 결합
롯데건설 역시 오일근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들이 사회적 책임 이행에 고삐를 죄고 있다. 롯데건설은 2023년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고 재무 안정성을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기부금을 꾸준히 늘렸다.롯데건설의 사회공헌은 '샤롯데 봉사단'을 중심으로 한 현장 밀착형 활동이 주를 이룬다. 특히 2012년부터 시작한 건설 현장 인근의 노후 복지시설을 개보수하는 '꿈과 희망을 주는 러브하우스' 활동이 대표적이다.
◇ 뿌린 만큼 돌아온다…실질적인 수주 환경과 브랜드 가치
한편 건설업계에서는 불황기 속 기부를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건설사의 ‘실질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투자로 보고 있다.최근 공공공사나 대규모 정비사업 입찰 시 ESG 경영 평가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었다. 특히 업황 부진으로 대다수 기업이 기부액을 줄이는 상황에서 사회공헌의 규모를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행보는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결정적 승부수가 될 수 있다. 이는 향후 까다로운 수주 심사 과정에서 기업의 진정성과 경영 안정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가산점이자, 다른 건설사와의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리스크 관리 비용의 절감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건설업 특성상 현장 인근의 민원이나 지자체 인허가 문제는 사업 지연의 핵심 변수인데, 평소 구축해둔 지역사회와의 우호적인 관계는 이러한 갈등을 유연하게 해결하는 '무형의 완충 자산'이 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 보여준 상생 의지는 지역 주민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브랜드에 대한 팬덤을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분양 마케팅 비용 절감은 물론, 예기치 못한 현장 리스크 발생 시 비난 여론을 상쇄하고 사업 정상화 속도를 높여주는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로 돌아온다"고 언급했다.
결국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이번 행보는 단기적인 재무 지표에 연연하기보다, ‘브랜드 프리미엄’과 ‘사업 안정성’이라는 미래 가치를 선점하겠다는 계산된 판단으로 풀이된다. 불황의 터널 안에서 묵묵히 쌓아 올린 신뢰 자본이 향후 경기 회복 국면에서 폭발적인 수주 기회와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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