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섭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이사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 등에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돼 경영개선요구를 부과받았다. 이는 앞서 타 저축은행에 부과된 경영개선권고보다 강도가 한 단계 높은 조치다.
상상인그룹은 매각명령을 받은 이후 두 저축은행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지만,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아직 뚜렷한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적기시정조치도 받아 매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영개선요구 부과의 주된 이유는 건전성 악화다. 감독당국은 상시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건전성이 악화돼 관리 필요성이 있는 저축은행에 대해 필요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다.
실제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올 1분기 말 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74%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23.59%) 대비 1.15%p 상승한 수치다.
연체율 또한 같은 기간 20.96%에서 21.25%로 0.29%p 상승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평균치가 NPL비율의 경우 9%, 연체율의 경우 10.6%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같은 건전성 저하는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매각과 상각을 통해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를 줄여왔으나 연체가 계속 발생하면서 연체액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올 1분기 말 기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부동산PF, 건설업, 부동산업 대출 등을 포함한 부동산 관련 대출 신용 공여액은 3034억원으로 전년 동기(5161억원) 대비 41.21% 감소했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액은 같은 기간 1771억원에서 1407억원으로 약 364억원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에 연체율도 1년 새 34.32%에서 12.05%p 올라 올 1분기 말 46.37%를 기록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한 경영개선요구는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영업정지 등의 조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조치 이행 기간인 12개월 동안에도 정상적으로 영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에 상상인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주식처분명령에 대해 취소청구 소송에 나서 매각 협상 시간 벌기에 나섰다.
상상인그룹은 2023년 8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받아 보유지분 100% 중에서 최소 90%를 이달 말까지 매각해야 한다. 매각이 늦어질 경우 3개월마다 17억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내게 된다.
지난 1월에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데 이어 서울고등법원에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유지요건 충족 명령과 주식처분 명령 효력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향후 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조치 이행 기간 중이라도 경영상태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정될 경우 의결을 거쳐 경영개선요구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부실채권 상매각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1년간 총 6555억원의 채권을 대손상각처리했다. 올 1분기에도 1803억원의 채권을 상각하며 꾸준히 건전성을 관리해오는 모습이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따르면 올 4월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지난 2023년 1분기부터 2년 넘게 적자를 이어오던 것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도하에 건전성 관리에 매진해 온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4월 흑자전환을 이뤘고, 6월 중앙회 펀드 매각 등이 반영될 예정으로 9월에는 금융당국 요구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자산 매각 등 연체율 관리 중에 있으며 3분기 안정적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며 "소송관련 충당부채 제외 시 실질적으로 BIS비율 10% 이상 유지 중으로 자산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