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태훈 카카오뱅크 재무실장 / 사진=카카오뱅크
권 CRO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을 거친 금융 전문가로, 규제 이해와 시장 감각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1969년 3월생인 권 실장은 연세대 경제학 학사와 위스콘신대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 한국은행 조사역, 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 김앤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카카오뱅크에서는 준법감시인을 맡기도 했으며 지난해 3월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돼 현재 카카오뱅크 재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고객 기반 확대, 플랫폼 수익성 강화, 주주환원 확대를 중심으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2030년 ROE 15%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기준 ROE는 8.54%로, 2023년 1분기 7.16%, 작년 1분기 7.29%에 이어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권 CFO은 ROE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2027년까지 ▲고객수 3000만 명 달성 ▲자산 100조 원 달성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을 목표로 제시하며 자본효율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된다.
현행 20% 수준인 주주환원율을 2027년까지 50%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후부터는 직전 연도의 주당배당금(DPS)을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상향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배당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권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뱅크의 주주환원 정책은 자산과 이익의 견조한 성장을 바탕으로 자본효율성을 강화하고 중장기 ROE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주주환원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밸류업의 양대 축으로 삼고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권 CFO 취임 이후 카카오뱅크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74억 원으로, 전년 동기(1112억 원) 대비 23.6% 증가했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은 이자이익보다 투자금융 부문 수익 확대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신 규모 확대에 따라 여신으로 활용되지 않은 수신자산을 투자금융자산으로 적극 운용하며 수익원으로 확보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1분기 투자금융자산 수익은 1648억 원으로 전년 동기(1170억원) 대비 40.9% 늘었다. 단기투자에 유리한 연초 계절적 요인에 맞춰 머니마켓펀드(MMF) 투자를 적극 진행한 덕분이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투자금융자산 규모는 21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5조3000억 원) 대비 37.9%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MMF, 콜론,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포함하는 단기자금이 6조9000억 원으로 전년(4조3000억 원) 대비 60.5% 급증했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채권도 11조4000억 원으로 16.3% 상승했다.
투자금융자산과 대출채권 매각이익 등이 포함된 기타수익은 전년 동기(643억 원) 대비 62.8% 증가한 1047억 원으로 나타났다.
권 CFO는 “연초 시장의 계절적 특성상 단기자금 금리가 장기자금보다 유리해 관련 자금을 확대했다”며 “향후 채권 등 안정적 금융상품 비중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I 부문에서는 금융권 최초로 생성형 AI를 탑재한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 검색’을 출시했으며 금융 계산을 대화 형태로 해결할 수 있는 ‘AI 금융계산기’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권 CFO는 “중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AI 기술과 더불어 고객들이 편리하고 쓸모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춰 전 사업과 서비스에서 기술 기반 확장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동남아 최대 IT 플랫폼인 그랩과 협업해 출범시킨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대고객 론칭 이후 빠르게 외형을 확장했으며 올해 3월 말 기준 고객 수는 326만 명에 달한다.
권 CFO는 “동남아 최대 슈퍼앱이자 IT 플랫폼인 그랩과의 강력한 제휴,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 3월 말 기준 금액은 크지 않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태국 가상은행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3년 6월 태국의 주요 금융지주사 SCBX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해 9월 컨소시엄을 꾸려 인가를 신청했다. 현재 태국 재무부의 최종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카카오뱅크가 가상은행 사업자에 선정되면 외환위기 이후 막혀있던 국내 금융권의 태국 진출 기회가 다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뱅크 역시 권 CFO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정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에 맞춰 금리 유형 및 상품 특성별로 차등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에 따라 내부 규정과 여신 심사 시스템을 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DSR과 예상 잔여 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에도 스트레스 DSR 3단계 기준을 반영해 안내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민생금융 기조가 강화되면서 서민금융 상품 확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민생금융 기조에 맞춰 은행권의 상생 역할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서민금융 상품 취급을 확대하고 폐업 사업자 포함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한 노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부실 차주 확대로 인한 은행 건전성 악화 여지도 있어 포용금융 확대와 건전성 사이 균형을 맞추는 고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