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 예측에서 4740억원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 만기 회사채 300억원과 3년 만기 500억원인데, 각각 1300억원과 3610억원이 몰렸다. 기관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수요 확보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는 회사채를 1500억원으로 증액해 발행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두산에너빌리티 사채에 대해 높아진 시장의 수요와 신뢰도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주기기 제작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 정도다. 핵심 기저발전용 발전설비 전반에 걸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LNG발전용 가스터빈과 대용량 풍력발전 관련 자체 기술력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발전설비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력 품목인 원자력 및 화력발전 설비 부문의 수주잔고가 제고되고 있다. 과거 국내외 원자력과 석탄발전시장이 위축되며 2017년 이후 수주잔고는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2021년부터 수주실적이 증가하며 2016년 이후 5년 만에 7조원을 상회하는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2022년 사우디 아람코(Aramco) 주단조 공장 1조4000억원, 이집트 엘다바(El Dabaa) 원전 1조60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Jafurah) 열병합발전 5000억원, 괌 LNG 발전 6000억원 등 총 7조6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따왔다. 지난해에는 국내 원전 건설이 재개되며 신한울 3,4 호기 관련 3조9000억원을 비롯해 연간 총 8조9000억원에 달하는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에도 성공했다.
지난 6월 말 두산에너빌리티 수주 잔고는 14조6398억원이다. 다만 올해까지 과거 저가 수주와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채산성이 미흡한 기존 수주 물량이 남아있어 실질적 수익성 개선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소형모듈원자로(SMR) 발전소 조감도. /사진=뉴스케일파워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공모사채(800억원)와 한도대출(700억원)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6월 말 별도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총차입금은 3조4000억원이다. 은행차입금 1조8000억원과 회사채 7000억원, 주식담보대출 등 기타차입금 8000억원, 리스부채 20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2조2000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63%를 차지한다. 단기차입금 규모는 현금성자산을 상회하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4835억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은행차입금 1조8000억원은 통상 1년 단위로 연장하는 국책은행이 포함된 것"이라며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시장성 단기차입금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영록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발전사업 수주산업 특성상 매출을 인식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영업현금흐름의 변동성이 다소 높다"며 "일시적인 자금 소요가 현금흐름을 변동시킬 수 있지만, 중단기적으로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