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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 사태에 모인 35곳 증권사…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회장님 지키기에 ‘진땀’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3-04-28 19:20 최종수정 : 2023-05-01 16:46

금감원 주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

황현순, 김 회장 연루 의혹에 “근거 없는 이야기”

김 회장, 주가 급락 이틀 전 605억원 현금화

당국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시장 불안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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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순 키움증권 대표가 2023년 4월 28일 35곳 증권사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모인 가운데 함용일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부원장 주재로 진행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다우데이타(대표 성백진) 지분 매각 논란 관련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가 2023년 4월 28일 35곳 증권사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모인 가운데 함용일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부원장 주재로 진행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다우데이타(대표 성백진) 지분 매각 논란 관련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직도 걸 수 있습니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가 28일 35곳 증권사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모인 가운데 함용일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부원장 주재로 진행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에서 기자들의 쏟아진 질문에 진땀을 빼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불거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다우데이타(대표 성백진) 지분 매각 논란에 대한 해명에 나선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장 현안 소통 회의 전 23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Elevator‧승강기)에서 기자들을 맞닥뜨렸다. 그리고 잠시 웃고 인사한 뒤 김 회장 관련 의혹 질문을 바로 받았다.

한 기자가 “회장님은 어떤 상황이냐”고 묻자 그는 “뭐 이런 자리에서 그런 걸 물으시냐”며 “전혀 근거가 없고, 공교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분 매각은 우연일 뿐이란 설명이다.

지분 매각이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위한 목적이었냐는 질문엔 “그건 회장님 관련 사안이라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김익래 회장은 현재 작전세력에 의한 주가 폭락을 예견하고 미리 다우데이타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김 회장은 지난 20일 시간 외 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주(3.66%)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보유 지분은 26.66%에 23.01%로 줄었다.

이에 업계에선 소시에테제네랄(SG‧Societe Generale) 증권 창구를 통해 대규모 매물이 출회하며 다우데이타, 선광(대표 이도희), 대성홀딩스(대표 김영훈‧김정주), 삼천리(대표 이찬의‧유재권), 서울가스(대표 박근원‧김진철) 등 8개 종목이 폭락하기 이틀 전 처분한 게 우연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다우데이타 주가가 큰 이슈(Issue‧문제) 없이 급등했다가 하한가를 기록하게 됐는데 오너(Owner‧소유주)인 김 회장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며 “SG 사태 이틀 전 보유 지분을 갑작스럽게 매각한 것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짚었다.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은 H 투자 컨설팅(Consulting‧자문) 업체의 라덕연 대표와 작전세력이 시중 유통량이 적다는 점을 이용해 수년간 주가를 고의로 부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다우데이타의 경우, 김 회장 지분 매도 직후 폭락한 점이 의심 지점이다. 종가 기준 17일 5만원대였던 다우데이터 주가는 이날 기준 1만7000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2023년 4월 28일 35곳 증권사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모인 가운데 함용일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부원장 주재로 진행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 현장./사진=임지윤 기자

2023년 4월 28일 35곳 증권사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모인 가운데 함용일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부원장 주재로 진행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 현장./사진=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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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가 끝나자 기자들은 일제히 황 대표에게 모여들었다. 황 대표는 마음먹었다는 듯 일일이 해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공교롭게도 그때 매각을 했던 것이고, 사실은 (김 회장이) 그전부터 팔려고 했다”며 “키움증권에서 거래 정보를 줘 매각 시기를 잡은 거 아니냐고 하지만, 차액 결제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반대매매는 실시간으로 이뤄지기에 그런 정보를 우리는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런 정보 자체가 없다”며 “키움증권이 조그마한 증권사도 아니고, 4조원짜리 대형사에다가 초대형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까지 신청하려 하는 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황 대표는 전날 라 모 대표가 KBS 인터뷰(Ineterview‧대담)를 통해 이번 사태 주범으로 ‘이익을 본 사람’을 꼽으면서 사실상 김 회장을 지목한 부분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라 대표는 저희도, 회장님도 알지 못하신다”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이어 “(라 대표와) 전혀 일면식도 없다”며 “0.00001% 가능성도 없기에 직을 걸 수 있다”고 강한 모습을 보였다.

김 회장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는 “한 번도 불명예스러운 일이 없었는데 억울하실 것”이라며 “블록딜(Block deal‧대량 매매)로 사 간 바이어(Buyer‧매수자)는 너무 많이 손해를 봤을 텐데 그쪽에 대해 마음이 무거우시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와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 등 금융당국이 김 회장 수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선 “당국이 그렇게까지 하진 않으실 것”이라며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를 포함해 △김인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 부사장 △임태중 상상인증권 대표이사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이사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대표 기동호‧김은섭) 대표이사 △황성엽 신영증권(대표 원종석‧황성엽) 대표이사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박봉권 교보증권(대표 박봉권‧이석기) 대표이사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전우종 SK증권(대표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전우종) 대표이사 △김현태 DS투자증권 대표이사 △장원재 메리츠증권(부회장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 사장 △송대한 BNK투자증권(대표 김병영닫기김병영기사 모아보기) 부사장 △이영준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 리스크관리 부문 대표 △이선훈 SI증권(대표 이병주‧이선훈) △김승연 토스증권 대표이사 △황준호 다올투자증권(대표 이병철닫기이병철기사 모아보기‧황준호) 대표이사 △고경모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대표이사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박정림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 대표이사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 △최규원 리딩투자증권(대표 김충호‧최규원) 대표이사 △이인혁 KR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승화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부사장 △박춘호 하이투자증권(대표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전무 △오승석 카카오페이증권(대표 이승효) 부사장 △안두환 케이프투자증권(대표 임태순) 경영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직접 이번 간담회에 자리해 해명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35개 증권사 대표‧임원 명단 중 그의 이름은 없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키움증권 주가는 유가증권시장(KOSPI)에서 전 거래일 대비 1.99%(1900원) 하락한 9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키움 그룹 측은 사태 이튿날인 25일부터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을 신용융자‧담보대출 가능 종목에서 뺐으며, 위탁증거금도 100% 징수로 상향하는 조치를 단행한 상태다.

김 회장의 보유 지분 처분에 관해선 “자녀의 증여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이 매각 이유”라고 밝혔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주식 일부를 팔아 증여세 납부에 보탰다는 것이다.

2023년 4월 28일 35곳 증권사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모인 가운데 함용일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부원장(가운데)이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2023년 4월 28일 35곳 증권사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모인 가운데 함용일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부원장(가운데)이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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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서 키움증권 등 특정 증권사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전해지지만, 전반적으로 당국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투자자 보호에 촉각을 기울이길 증권사 대표들에게 당부했다.

특히 과도한 고객 유치 이벤트(Event‧행사)를 지양할 것을 요청했다. 신용융자, CFD 등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 등 증권시장 불안 요인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의하면, CFD 잔고 금액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3조5000억원에 육박한 상태다. 전년 말(2조3000억원) 대비 52.2%(1조2000억원) 불었다.

빚내서 투자하는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 활용과 수급 착시 효과 등으로 비판의 한 가운데 놓인 CFD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 차이만 결제하는 장외 파생 계약(TRS‧Total Return Swap) 중 하나다.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증거금률은 40~100% 수준인데, 종목에 따라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이번에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도 CFD 계좌에서 주로 거래됐다.

함 부원장은 “CFD 기초자산의 위험 수준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차등화하는 등 증권사 스스로 리스크 확산 방지에 힘써 달라”며 “금감원은 앞으로도 주요 자본시장 현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증권업계와 수시로 긴밀히 소통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 전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우리 주식 시장은 주요국 지수 상승 폭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신용 공여와 공매도 대차 잔고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26일 기준 20조1000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전년 말 대비 21.8% 늘어난 수준이다. 2차 전지 위주로 급등한 코스닥(KOSDAQ) 신용융자 잔고가 10조4000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으로 분류되는 대차 잔고도 29.6% 증가한 7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CFD에 관한 생각도 제시했다.

그는 “불공정거래를 하는 주가조작 세력이 활용한 것이지 CFD 상품이나 제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리스크(Risk‧위험)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반대매매로도 손실을 다 회수하지 못해 수천억원 미수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두고는 “반대 매매에 대해 미수채권이 생기는 건 증권사로서 일상적인 일”이라며 “3~6개월이 지나면 고객이 대부분 상환하신다”고 알렸다.

금융당국은 이번 SG증권 발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세력이 확인될 시 엄정에 처할 방침이다. 시장 신뢰를 위해서다.

금융위는 지난 27일 주가조작 세력 관련 압수수색에 전격 나섰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앞서 지난 24일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10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조치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퇴직연금 사업자 현장 방문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 관련해 “지위 고하, 재산 유무, 사회적으로 차지하는 위치를 막론하고 법과 원칙의 일관된 기준으로 가능한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수사기관에 협조하겠다"고 선포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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