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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해진 증권신고서 심사…IB 부담 가중에 기업 자금조달 '차질 우려'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05 09:52

정정 요구 잇따르며 딜 일정 줄줄이 연기…대표주관사 업무 부담 가중
유상증자·합병·CB 발행 지연에 기업 "시장 타이밍 놓칠까 우려"
업계 "투자자 보호 필요하지만 심사 기준 예측 가능성 높여야“

깐깐해진 증권신고서 심사…IB 부담 가중에 기업 자금조달 '차질 우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가 강화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유상증자·합병·전환사채(CB) 발행 등 주요 자본시장 거래에서 정정 요구가 잇따르며 대표주관 증권사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최근 대형 유상증자에서도 정정 요구가 잇따르면서 업계에서는 심사 강화 기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두 차례 받았고, 에코프로비엠 역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 요구로 증권신고서 효력이 정지되면서 후속 일정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대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 가치 희석 논란이 반복되면서 금융당국이 자금조달 과정의 투명성과 기업가치 산정의 적정성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정 요구 확대가 개별 거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상장사 자금조달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감독 기조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투자자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심사 기준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가 한 차례로 끝나지 않고 재차 이어질 경우 딜 일정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표주관사는 기업뿐 아니라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외부평가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일정을 다시 조율해야 하고, 정정신고서 작성과 추가 자료 제출까지 맡아야 해 실무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자금 사용 목적과 투자위험, 기업가치 산정 근거, 합병비율의 적정성, 기존 주주 가치 희석 가능성 등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보완 의견으로 마무리되던 사안도 정정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도록 요구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가장 큰 부담은 대표주관 증권사들이 떠안고 있다. 정정 요구가 한 차례 나올 때마다 기업과 회계법인, 법무법인, 외부평가기관 등을 다시 조율해야 하는 데다 증권신고서를 재작성하는 과정에서 실무 인력이 장기간 투입되고 있어서다. 심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다른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신규 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IB 부문의 업무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효력 발생 시점이 늦어질 경우 유상증자와 회사채, CB 발행, 합병 일정도 연쇄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일정이 수주만 늦어져도 주가와 금리 환경이 달라져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거나 계획 자체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한 대형 증권사 ECM 담당 임원은 "최근에는 심사 과정에서 요구하는 자료와 설명이 크게 늘면서 실무 부담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며 "투자자 보호는 필요하지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예측하기 어려워 딜 일정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증권신고서가 한 번 정정되면 기업과 주관사 모두 다시 일정을 조율해야 해 시장 상황이 좋은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며 "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최근 상법 개정 이후 일반주주 보호와 공시 충실성 강화 기조에 따라 자금 사용 목적과 기업가치 산정 근거 등을 보다 면밀히 심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법적 요건 충족 여부를 넘어 일반 투자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공시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심사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예측 가능한 심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금융당국과 시장 간 소통을 확대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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