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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70% 이상 연임…거수기 논란 지속 [2023 주총 - 금융지주]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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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3-22 14:58

4대 금융 사외이사 후보 25명 중 18명 현직
ISS, 신한·하나·우리 사외이사 후보 반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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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70% 이상 연임…거수기 논란 지속 [2023 주총 - 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가 이번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물갈이에 나선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약 85% 임기가 만료되면서 일부 인사를 중심으로 교체가 이뤄진다.

다만 이들 금융지주가 선임하는 사외이사 후보 70% 이상이 현직 이사로 연임을 앞두고 있어 실질적인 변화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두고 제기돼 온 ‘거수기’ 비판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오는 23~24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의안으로 상정한다.

KB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이사 등 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이사는 2018년 3월 처음 선임된 후 5년의 임기를 채웠다. KB금융은 정관상 사외이사 최대 임기를 5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김성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를 추천했다. 임기는 2년이다. 추천된 후보들은 이번 주총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KB금융 사추위 관계자는 “신임 후보들은 엄격한 프로세스를 거쳐 추천된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 이사회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사회의 전문성과 성별 다양성은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주도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사외이사는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신임 여정성, 조화준 후보와 중임 권선주 후보가 선임되면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3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28.6%(2/7)에서 42.8%(3/7)로 높아져 EU(유럽연합)가 2026년 6월부터 의무화한 사외이사 여성 비율 40%를 넘어선다.

우리금융은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윤수영 전 키움자산운용 대표를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재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한화생명 추천),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키움증권 추천), 윤인섭 전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푸본생명 추천),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한국투자증권 추천), 신요환 신영증권 고문(유진PE 추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프라이빗에쿼티 추천) 등 과점주주 추천 인사 6명과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등 7명이다.

이중 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 이사 등 4명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이들 모두 2019년 1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상법상 임기 제한(6년)을 아직 다 채우지 않아 법적으로 연임도 가능하지만 정찬형 이사를 제외한 3명 모두 이번 임추위에 앞서 사의를 표명했다. 새로 합류하는 지성배 후보와 윤수영 후보는 각각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키움증권의 추천을 받았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금융권 전반의 쇄신 분위기에 발맞춰 이사회 구성에도 과감한 변화를 주고자 2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정찬형 이사는 경영 연속성을 위해 1년 임기로 재추천됐다. 우리금융 과점주주 중 한 곳이던 한화생명이 지난해 6월 우리금융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상실해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는 기존 6명에서 5명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우리금융이 선임한 송수영 이사를 포함하면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은 기존 7명에서 6명 체제로 전환된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8명(곽수근, 배훈, 성재호, 이용국, 이윤재, 진현덕, 최재붕, 윤재원)을 재선임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의 사외이사는 올 3월 새로 선임된 김조설 이사(일본 오사카상업대 경제학부 교수)를 제외하고 10명의 임기가 모두 끝난다. 이 가운데 지난 2017년 3월부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박안순 이사(일본 대성상사 회장)는 6년의 임기를 채워 물러난다. 허용학 이사(퍼스트브릿지스트래티지 대표)도 이번 임기를 끝으로 퇴임한다. 변양호 이사(VIG파트너스 고문)의 경우 임기를 두 달 앞둔 지난 1월 중순 자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사외이사는 현재 11명에서 9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는 박안순 이사가 빠지면서 김조설, 배훈, 진현덕 이사 등 3명으로 줄어든다. 다만 전체 사외이사에서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3%로 유지된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권숙교, 박동문)이 모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와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이사는 중임 후보로 추천됐다.

일부 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 교체가 이뤄지지만 4대 금융지주가 후보로 추천한 사외이사 25명 가운데 18명(72%)은 이미 현직 사외이사다. 이들은 주총을 거쳐 연임이 확정될 예정인 만큼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금융권은 통상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규정에 따라 임기가 만료된 이사를 연임시켜왔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지난해 3월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 25명 가운데 22명을 재선임한 바 있다. 2021년에도 임기 만료 사외이사 26명 중 22명이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지주들이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업무를 다하지 못한 사외이사들을 연임시키며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금융당국도 ‘주인 없는 회사’인 금융지주의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하면서 회장이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지배구조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대 금융지주가 이사회에서 논의한 안건 총 128건 가운데 부결된 안건은 없었다. 반대 의견도 전체 4건에 그쳤다.

사외이사 상당수가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유임 자격 논란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최근 발표한 4대 금융지주 주총 안건 관련 보고서에서 주주들에게 신한·하나·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연임 후보들의 선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라임·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채용 비리, 대규모 횡령 사태 등 금융지주의 대형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서도 이들 사외이사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간 만큼 연임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은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지난 1월 말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소유분산 기업들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강조한 데 따라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기능을 제고하기로 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6일 2023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은행의 지배구조 구축 현황과 이사회 운영 및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하겠다”며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기능 작동 여부 등에 대해 실태점검을 시행하는 한편 감독당국과 이사회 간 직접적인 소통을 정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최근 일어난 각종 금융사고와 관련해 이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판단하고 이사회가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리업무를 감독하도록 내부통제 감시·감독의무를 명문화할 방침이다. 올 1분기 중 업계 의견수렴과 조문작업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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