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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트렌비·발란·머스트잇, 가품 논란에 이용자수 ‘뚝’

박슬기

seulgi@

기사입력 : 2023-03-08 14:42 최종수정 : 2023-03-09 07:56

명품플랫폼, 1월 이용자 수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
4달 연속 감소세로 경쟁력 '위기'
B2B사업, 감정 서비스 고도화, 홈쇼핑과 맞손 등 탈출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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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명품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하락하며 업계에 먹구름이 꼈다./사진제공=발란

최근 명품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하락하며 업계에 먹구름이 꼈다./사진제공=발란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코로나19 확산 시기 급속도로 성장한 명품 플랫폼 업계에 연일 흐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속된 가품 논란과 낮은 서비스 만족도, 분산된 소비 흐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때 누적 거래액 1조를 달성하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최근에는 이용자 수까지 급감해 명품플랫폼의 새로운 경쟁력이 요구되고 있다.

8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명품 커머스 앱(트렌비·발란·머스트잇·오케이몰)의 올해 1월 이용자 수 합계는 8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특히 지난 10월 113만명, 11월 100만명, 12월 90만명, 올해 1월 86만명을 기록하며 4달 연속 이용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명품 커머스 앱 모두 지난해 동월 대비 사용자가 감소했다. 트렌비는 48만 명에서 34만 명으로, 발란은 43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머스트잇은 23만 명에서 16만 명, 오케이몰은 15만 명에서 11만 명으로 앱 이용자가 감소했다.

관계자는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오프라인 구매 수요가 높아지고,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한 이커머스 플랫폼 등 온라인 명품 쇼핑의 선택지가 다양해지며 사용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 명품 플랫폼 이용자 수 급감, 왜?

명품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하락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가품 논란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 ▲서비스 불만족 ▲해외여행객 증가 ▲이커머스 업계의 버티컬 서비스 강화 등이다.

가품 논란은 병행수입과 구매대행 등의 방식 때문에 발생한다. 국내 명품 플랫폼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병행수입은 같은 상표의 상품을 여러 수입업자가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품을 완벽하게 거를 수 없다는 부작용도 발생하기 때문에 가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비스 체계도 마찬가지다. 단기간 급성장한 탓에 고객 서비스나 쇼핑 환경 등 품질 관리 체계에 미비했다. 과도한 반품비용, 복잡한 반품 과정, 고객과 소통 부족 등으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폭주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도마 위에 올라 지적당하기도 했다.

엔데믹으로 인한 해외여행객 증가, 이커머스 업계의 명품 버티컬 서비스 강화 역시 명품 플랫폼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명품 소비가 분산되면서다. ‘보복소비’로 명품을 소비하던 이들이 해외여행으로 눈길을 돌린 데다 롯데나 신세계 등 정통 유통업체들이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명품 플랫폼의 입지가 좁아졌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외출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쇼핑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 회사들은 분명히 있다. 다만 리스크가 있는 회사는 뒤쳐지면서 성장세가 갈릴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쇼핑의 장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볼거리 제공과 함께 고객경험 강화, 가품 이슈 해소 등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정품 확인 서비스는 한다는데…구체적인 방법은

머스트잇을 운영하는 조용민 대표. 최근 사재 200억원 주식 을 임직원에게 무상 증여했다. /사진제공=머스트잇

머스트잇을 운영하는 조용민 대표. 최근 사재 200억원 주식 을 임직원에게 무상 증여했다. /사진제공=머스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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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은 일제히 정품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가품 논란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발란은 지난달 1일부터 파트너사 대상 판매 상품 사전 검수 기준을 대폭 강화한 ‘발란 케어 플러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된 발란 케어플러스는 정품 확인 기준에 맞는 수입 과정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브랜드 본사 또는 브랜드 공식 인증 파트너 등에서 구매했다는 증빙 자료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품 인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파트너사가 물류 대행사를 사용하는 경우 구매처, 물류 대행사를 거쳐 고객이 상품을 전달받기까지 전 과정을 증빙하는 자료도 요구한다.

트렌비는 정품 감정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독립법인 ‘한국정품 감정센터’를 설립했다.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트렌비 NFT 정품 보증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가품의 뿌리를 뽑겠다는 계획이다. 트렌비는 지금까지 전문 감정사 40여명을 직접 채용해 명품 감정 서비스를 운영했다. 대부분 국내 유명 감정원 출신으로, 그동안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정품 감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렌비 고객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든 유상으로 감정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머스트잇은 사내 판매 관리팀을 통한 등록 상품 모니터링과 구매 모니터링 요원이 활동하고 있다. 또 비정기적으로 판매자의 사무실, 물류센터를 방문해 판매 중인 상품을 확인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신원확인을 통해 머스트잇에 판매자 가입을 할 수 있으며, 상품이 가품인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도록 했다. 또 판매자들로부터 정품 및 정상 유통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수입신고필증 등)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구매자는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을 머스트잇으로 발송하면 명품 전문 감정사에 실물을 의뢰해 200%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위기 탈출 전략은

명품 커머스 플랫폼 트렌비는 자체 개발한 데이터 기반 명품감정 시스템 '마르스(MARS)'를 배포했다./사진제공=트렌비

명품 커머스 플랫폼 트렌비는 자체 개발한 데이터 기반 명품감정 시스템 '마르스(MARS)'를 배포했다./사진제공=트렌비


업계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 서비스 강화와 사업다각화 등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발란은 반품비 정책 개선, 오프라인 매장 오픈, B2B 사업 영역 확장 등으로 재도약을 노린다.

발란은 B2B 사업을 분사하고 리테일러 파트너사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명품 플랫폼 업계 최초로 기존의 일반 고객 대상 서비스와 리테일러 파트너 대상 서비스를 분리하고 각각 전문적 역량을 쏟는 투트랙 전략으로 나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트렌비는 고객 경험 고도화 및 비즈니스 다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데이터 기반 명품감정 시스템 ‘마르스(MARS)’를 배포했다. 또 명품 플랫폼의 고객 서비스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자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명품 무료 배송·무료 A/S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렌비 케어비’를 출시하기도 했다. 명품 리셀을 활용한 비즈니스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머스트잇은 홈쇼핑 CJ온스타일과 손잡고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양사 간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CJ온스타일의 명품 라이브 커머스 ‘머스트잇LIVE’ 첫 방송은 시청자 수 3만 9000여 명을 기록했다. 매출은 방송 1시간 동안 약 4000만원을 기록했다. 종일 매출액은 국내 패션 라이브 커머스 방송 2%인 1억 1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예전만큼 명품시장이 활발하지는 않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해 온 명품플랫폼들이 이 시기에 내실을 다지고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강구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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