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사진제공 = 한국콜마
화장품 업계는 국내 스틱형 화장품 시장이 최대 3500억원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쿠션 파운데이션 다음으로 차세대 K-뷰티를 이끌 아이템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멀티 스틱형 화장품을 가장 먼저 대중화한 곳이 국내 대표 화장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 한국콜마(대표 최현규)다.
이 회사는 선케어 제품을 필두로 스틱형 화장품 범주를 넓혀갔다. 지난 25일 올리브영 앱의 선케어 부문 판매랭킹을 살펴보면 선스틱 상위 5개 브랜드 중 4개 브랜드(식물나라, AHC, 닥터지, 듀이트리)가 한국콜마에서 만들 정도로 스틱형 화장품에 강하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 있었던 브랜드 ‘AHC’의 선스틱은 한국콜마가 지난 2018년부터 만들었다.
기존 스틱형 화장품은 물 없이 왁스나 오일만으로 제형을 구성해 사용할 때 뻑뻑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때문에 화장품 업계는 스틱형 화장품을 색조 제품군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제품 제형 특성상 수분이나 유분감을 필요로 하는 기초 화장품에는 맞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콜마가 세계 최초로 수분 함유량 50%가 넘는 스틱형 자외선 차단제를 개발하며 판도가 달라졌다.
한국콜마가 만들었던 AHC 선스틱은 약 1년 동안 수많은 실험을 거치며 기존 선스틱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AHC 선스틱은 끈적임 없이 피부에 밀착하고 메이크업 위에도 덧바를 수 있는 특징으로 성공을 거뒀다. 업계에 따르면 AHC 선스틱은 선케어 부문 올리브영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선스틱 흥행에 이어 한국콜마는 기초화장품으로 스틱형 화장품 라인을 넓혔다.
연이어 같은해 뷰티 크리에이터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조성아와 함께 홈쇼핑에서 ‘조성아 스틱 파운데이션’을 론칭했다. 당시 손에 묻히지 않고 바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히며 홈쇼핑 방송마다 매진 기록을 달성했다.
한국콜마는 스틱형 화장품 시장을 더욱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스틱형 화장품 매출 규모는 2020년 선스틱이 68%, 멀티밤이 32%로 선스틱 제품이 많이 팔리다가 지난해 멀티밤이 77%, 선스틱 23%로 역전했다.
최근에는 관련 주요 특허도 획득했다. 쉽게 부러지는 스틱 제품 문제를 해결하는 ‘수용성 보습 성분을 스틱 제형에 안정화시키는 화장료 조성물 특허‘다. 이 특허는 스틱 제형 내 성분을 균일하게 해서 부러지는 현상을 방지하고 사용감을 유지시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 기존 스틱 화장품의 뻑뻑함을 해결하는 ‘수용성 추출물이 흡수된 화장용 캡슐을 안정하게 제형 내 분산시키는 화장료 조성물 특허‘도 획득했다. 이 제형으로 한국콜마는 스틱 제형을 얼굴에 발랐을 때 건조한 느낌을 개선해 촉촉한 보습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스틱형 화장품 시장 성장에 한국콜마 매출도 호조세다. 지난 12일 한국콜마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한 5027억원, 영업이익은 57.8% 증가한 3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2.9% 성장한 9131억원, 영업이익은 1.97% 증가한 465억원을 달성했다. 한국콜마는 경영 실적 보고서를 통해 매출 증가 요인을 “선스틱 등 선케어 제품 수주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부 활동이 확대되면서 국내 수주가 회복세”라며 “고마진 선제품 수주 확대로 수익성이 11%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