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5월 9일까지 허가 ‘신청’을 한 경우까지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해당 시한 내 토지거래허가 완료와 계약 체결까지 마쳐야 양도세 중과 배제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허가 승인까지 약 2주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4월 중순 이후에는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사실상 매도 가능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를 가지며,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에게 마지막 출구 전략을 열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강남·용산 매물 증가 예상…‘급급매’ 경쟁 심화
기준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될 곳은 강남 3구와 용산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그동안 세금 중과를 피하기 위해 관망하던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양도세율이 최대 82.5%(지방세 포함)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매도자 입장에서는 수억 원의 세금을 부담하기보다 가격을 낮춰 처분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미 하락 거래가 포착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서는 직전 거래가보다 수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5월 초까지 이른바 급급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 압력을 키우는 동시에, 그동안 진입 장벽이 높았던 강남권 시장에 일부 수요 유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1주택자도 불이익”…전세 낀 매각 규제 손질 검토
이번 회의에서는 전세를 낀 1주택자의 매각 규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는 세입자가 있어도 매각이 허용되는데, 1주택자는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지금은 수요를 억제하기보다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시행령 개정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전세가 낀 1주택의 경우 매각이 제한되면서 거래가 막히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만약 규제가 완화될 경우, 이른바 ‘제로 1주택’ 매물이 시장에 일부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시장 숨통 vs 단기 처방”…엇갈린 전문가 평가
전문가와 현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를 거래 활성화를 위한 불가피한 완화로 평가한다.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풀리면서 공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반면 정책의 일관성 부족과 단기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이 대통령 발언 한마디에 좌우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며 “결국 고가 아파트는 조정받고, 중저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 정상화보다는 또 다른 왜곡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더욱 냉랭하다. 다주택자 한모 씨(63살·여)는 “이미 신고가보다 낮게 매물을 내놨지만 문의조차 없어 추가로 가격을 내렸다”며 “시간은 벌었지만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차라리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개업소 역시 기대보다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강남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책이 일관되지 않다”며 “시장에 혼란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등포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시적 유예로 시장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5월 9일 이후 거래가 더 위축된 뒤, 몇 달 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다주택자는 ‘라스트 찬스’, 수요자에겐 또 다른 관망 가능성도
결국 이번 조치는 다주택자에게는 ‘마지막 탈출 기회’, 실수요자에게는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될 수 있다.하지만 동시에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설 경우, 거래 절벽이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책의 방향이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체감할 변화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결국 매물 증가 속도와 매수 심리 회복 여부, 그리고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를 기회로 보고 섣불리 매수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강남3구·용산구를 생각한다면 지금이 기회일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는 핵심 입지 위주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 규제와 높은 금리 환경을 고려하면 매수 여건이 충분히 우호적이지 않다”며 “하반기 보유세 부담 등으로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관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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