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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손잡고 비만약 만드는 ‘이 회사ʼ, 주가 급락한 이유는? [시크한 바이오]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30 05:00 최종수정 : 2026-03-30 09:57

지투지바이오, 빅파마 아닌 삼성에 주가 급락
“네임밸류보다 실리…오히려 저평가” 분석도

찾아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기술이 있습니다. 찾아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기업도 많습니다. ‘시크한 바이오’는 시장 한편에서 묵묵히 실력을 쌓아온, ‘매력적인(Chic)’ 바이오 기업들을 ‘찾아(Seek)’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뚜렷한 방향성을 갖춘, ‘주목할 만한’ 바이오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

▲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비만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지투지바이오의 주가가 급락했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형 기술이전을 기대했던 시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빅파마?…삼성과 비만약 개발 계약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투지바이오는 지난 16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에피스넥스랩과 자체 개발한 미세구체 기반 약물전달 기술 ‘이노램프’ 기반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3자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노램프를 적용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비만치료제 포함,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 개발권을 갖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투지바이오에 계약금과 마일스톤(기술료)을 지급하는 방식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에피스넥스랩은 지투지바이오와 함께 장기 약효 지속형 약물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양사는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추가 후보물질 개발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투지바이오가 발행하는 200억 원 규모 전환사채에 투자, 재무적 협력도 이어간다.

이노램프는 주사 후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된 미세입자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이다. 한 번 주사를 투여하면 최대 6개월 이상까지 효과가 유지되는 게 장점이다. 또 펩타이드의약품, 저분자의약품, 항체의약품 계열까지 적용할 수 있어 사업 확장성이 크다.

독점 라이선스·반환 조건에 실망한 주주들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협업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과의 계약 소식이 전해진 이달 16일 지투지바이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만8600원(15.7%) 떨어진 것을 포함, 19일까지 4일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하락세는 이에 그치지 않았고, 24일 7만2500원까지 밀려났다가 27일 7만8800원(종가)으로 소폭 반등한 상태다. 해당 계약 이후 총 33.7% 빠졌다.

주가 하락 배경에는 세마글루타이드 독점 라이선스 조항이 있다. 시장에서는 지투지바이오가 노보 노디스크 등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기대했다. 하지만 삼성이 독점적 개발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하며 다른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 가능성이 차단된 것으로 해석돼 주가가 떨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투지바이오는 2023년 글로벌 빅파마 A사와 세마글루타이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글로벌 빅파마 C사와 위탁개발(CDO)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월과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2건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빅파마들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으면서 시장의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삼성과의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빅파마로의 대형 기술이전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인 것이다.

계약 세부 내용도 논란이 됐다. 지투지바이오는 공시를 통해 “본 계약에 따른 선급금 및 단계별 마일스톤 등 계약금액과 개발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에 대해서 일정 기간 내 계약 조건에 따라 일부 금액을 반환할 수 있다”고 했다.

통상적으로 기술이전 시 받은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반환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삼성과의 계약에선 반환 가능하다고 명시되면서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논란이 계속되자 지투지바이오는 해명에 나섰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기존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빅파마들과의 기술이전 논의는 이번 세마글루타이드 독점 기술이전 계약과 무관하다”며 “세마글루타이드가 포함된 병용물질에 대해 다른 기업과 기술이전 등의 논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과의 기술이전에서 계약금과 단계적 마일스톤 외 매출에 대한 로열티, 글로벌 독점생산권까지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 “실망 과도…오히려 저평가된 계약”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오히려 저평가된 계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영증권은 계약 상대방이 글로벌 빅파마가 아니라는 실망감에 기술이전 계약의 가치가 과소평가된 면이 있다고 봤다.

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신영증권 연구원은 “세마글루타이드는 유럽(2031년)과 미국(2032년)에서 특허 만료를 앞둬 장기 지속형 제형 개발의 시기를 더 미룰 수 없다”며 “다수 의약품 품목을 미국과 유럽에 출시해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허가 및 운영 노하우가 있는 삼성은 세마글루타이드 개량신약 시장에 가장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연구원은 “네임밸류보다 계약의 실리를 택한 지투지바이오의 의사 결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과의 계약으로 추가 빅파마 계약도 가속화할 전망”이라며 “삼성 프리미엄 반영과 높아진 사업 가시성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극심한 저평가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투지바이오는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 발(R&D)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2일 전환우선주(CPS) 유상증자와 75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1500억 원을 확보했다. 이 중 600억 원은 제2 GMP 공장 시설 투자, 900억 원은 R&D와 운영 자금에 사용될 예정이다.

제2 GMP 공장은 2027년 완공 예정으로, 이를 통해 지투지바이오는 세마글루타이드 기준 연간 약 700만 명분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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