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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계열사 20곳 누락’ 벌금 1.5억 약식기소…HDC '고의성 없다' 반박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7 19:38

용산역 IPARK몰 전경./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용산역 IPARK몰 전경./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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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정몽규 회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되면서,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 의무와 친족회사 판단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는 정 회장에게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 1억5000만원을 청구하는 약식기소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에 따른 조치로, 검찰은 사안의 성격과 법리 다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식 재판 대신 약식 절차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정 회장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친족이 지배하는 회사들을 계열사 목록에서 빠뜨렸다는 혐의다.

◇ 공정위, 친족회사 20곳 장기 누락…'고의성 크다'

공정위는 지난 3월 17일 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사 결과, 정 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동생 일가 8개사, 외삼촌 일가 12개사 등 총 20개사를 소속 회사 현황에서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간 계열사에서 제외돼 있었으며, 연간 자산 규모도 1조원을 웃돌았다. 공정위는 이를 단순 착오가 아닌 '지정자료 허위 제출'로 판단했다.

특히 정 회장이 2006년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돼 왔고, 지주회사 HDC 대표이사로 장기간 재직하며 계열사 현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친족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내부 보고 정황 등을 고려하면 누락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인식 가능성과 사안의 중대성이 모두 크다고 판단하고 고발을 결정했다.

◇ 검찰, '혐의 경미' 판단…벌금 1.5억 약식기소

검찰은 공정위 고발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한 뒤 약식기소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방향을 택했다.

약식기소는 비교적 경미한 범죄에 대해 정식 공판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형을 청구하는 절차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점과 법리적 쟁점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누락된 회사 수와 기간, 자산 규모 등을 감안하면 사안의 파급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약식기소가 적절한 결정이었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 HDC '지분·거래 없어'…실질 지배력 없는 회사

HDC 측은 이번 기소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고의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HDC 관계자는 "문제가 된 회사들은 정 회장이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고, 거래나 채무보증 관계도 없는 독립적인 기업"이라며 "고의로 은폐할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회사 중 상당수가 2025년 공정위로부터 '친족 독립경영'으로 인정받아 계열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질적으로 HDC의 지배력 아래 있지 않았음을 당국이 확인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HDC는 단순히 친족이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열사에 포함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의 취지인 '실질적 지배력 기준'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법리적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검찰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기업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에 대해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판단은 총수 개인의 지분이나 거래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친족을 포함한 동일인 관련자의 지분 구조와 지배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된다"며 "친족 지분율이 일정 기준을 넘거나 경영 영향력이 확인될 경우 계열사로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보고, 친족 간 교류, 장기간 동일인 지위 유지 등은 '인지하고도 누락했는지'를 가리는 중요한 간접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정황이 축적되면 고의성 인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약식기소 결정에 대해서는 "절차적으로는 가능한 선택이지만, 누락 규모와 기간을 고려하면 정식 재판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충분히 있다"며 "다만 검찰이 법정 최고 수준의 벌금을 청구했다는 점은 함께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또 "친족 독립경영 인정은 기업집단에서 분리해 주는 제도일 뿐, 과거 지정자료 누락에 대한 책임까지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후적으로 독립경영이 인정됐다고 해서 위법성 판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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