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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때마다 반복되는 반지하·주거 취약계층 잔혹사…근본적 대책 마련 절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10 13:40

32.7만가구 반지하 중 31.4만가구 수도권 집중…“비 올 때마다 트라우마 생겨”
반지하 침수 사망사고 현장 찾은 원희룡, “사전 위기대책 미흡했다” 사과

10일 오전 상도동 반지하 침수 사망사고 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 사진=국토교통부

10일 오전 상도동 반지하 침수 사망사고 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 사진=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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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에 취약한 반지하를 비롯, 주거취약 계층에 대한 안전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8일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폭우는 9명의 사망자와 7명의 실종자를 낳았다. 특히 서울 상도동과 신림동에서는 반지하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주택침수로 인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0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포함된 시도 및 거주층별 일반 가구 추이 / 자료=통계청

2020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포함된 시도 및 거주층별 일반 가구 추이 /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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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반지하의 90% 이상이 수도권 집중…반지하 주민 “비 오면 밤잠도 못 이룬다”

반지하에 거주하는 계층은 통계적으로 주거취약 계층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2020년 기준 반지하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32만7000가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층에 거주하는 가구는 51만8000가구로 이보다 많았다.

지하나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의 점유형태로는 월세가 51.1%로 절반이 넘는 수치를 차지했다. 지상층의 경우 월세 비중이 22.4%에 해당했던 것을 고려하면, 반지하와 지하에 거주하는 계층일수록 주거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2020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포함된 거주층 점유형태별 일반 가구 추이 / 자료=통계청

2020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포함된 거주층 점유형태별 일반 가구 추이 /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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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거주비 부담이 큰 서울 및 수도권의 지하층 거주 비율이 높았다. 전체 32만7000가구 중 수도권의 반지하층이 31만4000가구로 전체의 대다수가 수도권에 포진해있었고, 특히 서울에만 20만1000가구가 집중돼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지하 거주 가구의 수해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2017년 인천에서 발생한 폭우로 침수가 발생하며, 반지하에 거주하던 90대 노인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올해 폭우에서도 반지하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큰 사고를 당할 뻔했으나, 늦지 않게 출동한 소방당국과 이웃 주민들의 도움으로 화를 피한 사례가 많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집중호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며, 반지하나 지하층에 사는 주민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반지하층에 거주 중인 직장인 A씨는 “장마가 조금만 길게 이어져도 배수로가 막혀서 물이 넘치지 않을까 하는 공포 때문에 밤잠조차 이루기 힘들다”며, “언제라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아예 피난세트를 꾸려서 방 한 켠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반지하 거주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직장인 B씨 역시 “과거 하수도를 낙엽이 막는 바람에 물이 집 안으로 콸콸 넘쳐서 들어온 적이 있는데, 그 때 느낀 공포와 참담함을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며, “이 때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현관문을 열어두고 밤을 지새는 날도 많았다”고 말했다.

8일 폭우로 침수된 자동차./사진=독자 제공

8일 폭우로 침수된 자동차./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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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주거취약 계층 물막이판 설치 지원 등 시행 중…노후화된 배수관로 개선 필요

반지하 비중이 높은 서울시는 주거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물막이판이나 역지변장치를 설치해 주택 침수를 예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예방시설로는 막을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어, 보다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듭 나오고 있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십 년째 쓰이고 있는 노후화된 배수관로 개선이 꼽힌다.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및 침수취약지역 종합배수 개선대책'을 발표하며 ▲ 잘못 설치된 하수관로를 바로잡는 배수구역 경계조정 ▲ 서울남부터미널 일대 빗물을 반포천 중류로 분산하는 지하 배수시설인 유역분리터널 공사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예산과 설계 문제 등으로 인해 공사는 계속 지연됐다. 배수구역 경계조정 공사는 하천수위보다 높은 고지대와 하천수위보다 낮은 저지대의 경계를 조정해 빗물의 배출방식을 개선하는 사업인데 애초 2016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예산과 지장물 이설 문제로 인해 2024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9일 신림동 반지하 침수 사망사고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 / 사진=제 20대 대통령실

9일 신림동 반지하 침수 사망사고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 / 사진=제 20대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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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수 사망사고 현장 찾은 윤석열-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주거 취약지역 집중점검 의지 피력

윤석열 대통령은 폭우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 신림동 쪽방촌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상도동 반지하방을 방문해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신속한 복구, 피해 지원과 아울러 주거 취약지역을 집중 점검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확실한 주거안전 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원희룡 장관은 "국가가 안전취약 가구에 대해 사전에 위기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미흡했다"고 사과하는 한편, "재난 대비 인프라 구축, 주거환경정비, 취약구조 주택 개선 등을 통해 반지하, 쪽방 등 안전취약가구 거주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긴급주거지원반을 구성해 수해지역 이재민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긴급지원주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9일 발표 예정이던 윤석열정부의 250만호 주택공급대책 발표도 16일로 미룬채, 국토부는 현재 상황실을 중심으로 전국 지방국토관리청 및 항공청 등 소속기관과 한국도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산하기관과 함께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원희룡 장관은 “폭우로 인한 도로·철도 침수 등 피해를 신속히 복구하고 선제적 예찰 활동으로 추가 피해를 예방함과 동시에 이재민을 위한 긴급 주거지원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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