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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은 ‘숫자’가 아니다…코스닥 동전주, 생존선 위에 서다

김희일 기자

heuyil@

기사입력 : 2026-02-23 15:19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급등락 반복
3년 새 3배 급증…지연된 구조조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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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는 만성적 저평가 구조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한계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종가 기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만성적 저평가 구조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한계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종가 기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오는 7월 1일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이른바 ‘동전주(주가 1000원 이하 종목)’를 둘러싼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제 1000원은 가격이 아니라, 상장기업의 생존선이 됐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만성적 저평가 구조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한계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상장 유지 요건을 강화했다. 종가 기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 돌 경우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이는 미국 NASDAQ 캐피털마켓의 ‘1달러 미만 30일 지속 시 퇴출 통지’ 제도를 참고한 방식이다. 형식적 가격 부양을 막기 위해 액면병합 이후 액면가 미만 상태 역시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시켰다. 형식적 가격 부양을 통한 ‘버티기’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1000원 방어전…장중 롤러코스터

정책 발표 이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000원을 경계로 한 극심한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23일 장중 파루는 973원에서 1014원까지 오르며 기준선을 회복했다가 다시 900원대로 밀리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였다. 조아제약과 해성옵틱스 역시 장중 1000원을 웃돌며 단기 반등을 시도했다.

대표적 동전주로 거론되던 SK증권은 1600원대, 상상인증권은 1100원 선에서 거래되며 일단 ‘천원 위’에 안착한 모습이다.

반면 초소형주 전반에는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모아라이프플러스, 인베니아, 엠젠솔루션, 모아데이타 등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고, 케스피온과 판타지오 등 시가총액 100억원대 종목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가격 회복 기대 매수와 퇴출 우려 매도가 교차하며 변동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3년 새 3배 급증…‘지연된 퇴출’의 청구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동전주는 2021년 57개(3.7%)에서 2024년 191개(10.7%)로 3년 새 세 배 이상 늘었다. 2022년 상장폐지 요건 완화 이후 퇴출이 지연되며 누적된 구조적 부실이 표면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화가 연명으로 이어졌고, 연명이 왜곡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책 발표 직전에도 동전주 수는 160개 안팎에 달했다. 코스닥 상장사 수 대비 동전주 비중이 두 자릿수를 넘어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구조적 왜곡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을 “지연된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그간 코스닥은 성장기업 자금 조달 창구라는 역할과 함께,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까지 장기간 존치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다만 가격만으로 기업 가치를 재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론도 있다. 주가는 낮지만 영업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거나 시가총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도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일률적 가격 기준이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가 1000원은 기업의 가치가 아니라 유통주식 수와 액면가 구조의 산물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 급등락 불가피…‘가격’보다 ‘체력’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고한다. 상장폐지 회피 기대감이 투기적 수급을 유입시키며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관리종목 지정 직전·직후 구간에서 변동성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관건은 ‘1000원 회복’이 아니라 기업의 실질 체력이다. △영업현금흐름 △감사의견 △부채비율 △최대주주 지배구조 안정성 등 펀더멘털 점검이 필수라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000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상장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신뢰선을 의미하는 상징적 기준이 됐다. 가격 방어에 성공하느냐, 시장에서 퇴출되느냐. 코스닥의 체질을 가를 ‘천원의 시간’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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