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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정우진 ‘12년째 CEO’ 확신하는 이유

정채윤 기자

chaeyun@

기사입력 : 2026-02-23 05:00

이준호 10년 넘은 오른팔
웹보드 게임 위기를 넘어
결제·테크 등 재편에 성공
AI·스테이블코인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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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NHN 대표. /사진=NHN

정우진 NHN 대표. /사진=NHN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정우진 NHN 대표가 게임 규제 위기를 딛고 결제·인공지능(AI) 인프라 중심 사업 다변화 성과로 4번째 연임에 청신호를 켰다.

이준호의 ‘오른팔’

정우진 대표는 1975년생으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2000년 서치솔루션에 입사했다. 서치솔루션은 이준호 NHN 회장이 1990년대 후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제안으로 창업한 검색 솔루션 전문업체였다.

2001년 서치솔루션이 NHN에 인수·합병되면서 정우진 대표는 이준호 회장을 따라 NHN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NHN 미국법인 사업개발, 캐주얼 게임사업부 등 현장 조직을 두루 거치며 게임·글로벌 사업 감각을 쌓았다.

2013년 NHN이 포털과 게임 부문을 인적분할해 각각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로 갈라선 뒤, 정우진 대표는 NHN엔터테인먼트로 이동해 게임사업을 총괄했다. 다음 해 39세 나이로 대표이사에 올라 게임뿐만 아니라 결제, 기술, 해외 법인까지 아우르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정우진 대표에 대한 조직 내 평가는 ‘조용하지만 실행력 강한 내부 전문가’다. 이준호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며 검색·게임·플랫폼 사업 분야 굵직한 의사결정을 함께 해온 만큼 NHN 비즈니스 구조와 의사결정 문화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정우진 대표는 취임 직후 다각도로 분산된 NHN 사업 구조 속에서 2014년 웹보드 게임 규제 여파로 악화된 실적을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축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2013년 분할 직후만 해도 NHN 핵심 수익원은 전체 매출의 약 74%를 차지하는 웹보드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2014년 정부의 고강도 규제 시행으로 월 결제한도·베팅한도·손실 제한 등이 도입되면서 이용자 수와 유료 결제 이용자가 40~50% 감소했고 매출은 60% 이상 급락했다.

정우진 대표는 급격한 시장 변화 속에서 게임 중심 수익 구조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체질 개선을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이후 10여 년간 그는 ▲게임 ▲결제 ▲기술(클라우드·AI) 세 가지 축을 남기고 나머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실제 NHN 계열사는 2021년 104곳에서 2025년 3분기 말 기준 65곳으로 줄었다. 커머스·엔터테인먼트처럼 수익성이 낮거나 시너지가 모호한 사업은 과감히 축소했고, 게임 스튜디오·결제·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수익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영역 포트폴리오 위주로 재편한 결과다.

10년 넘게 대표 역임

NHN 실적 곡선도 정우진 대표 전략과 함께 움직였다. NHN은 정우진 대표 취임 첫해였던 2014년 연매출 5,569억 원, 영업이익 119억 원을 기록했다. 10년이 지난 2024년에는 ‘티메프 사태’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손실 326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를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1,0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 2조5,163억 원, 영업이익 1,324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분할 이후 최대 실적 구간에 진입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6,857억 원, 영업이익 55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120.5%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업별로 보면 정우진 체제 색깔이 더 뚜렷한 것을 알 수 있다. 게임 부문은 웹보드 규제 충격을 딛고 안정적 캐시카우로 재무장하는 데 성공했다. ‘한게임’ 리브랜딩에 대규모 마케팅을 쏟아붓는 대신 장기 이용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대회 ‘HPT(Hangame Poker Tour)’를 통해 이용자 충성도를 높였다.

일본 시장에서는 ‘#콤파스’ 등 장수 타이틀을 지식재산권(IP) 협업으로 부활시켰고, 스퀘어에닉스 ‘디시디아 듀얼리엄 파이널 판타지’ ‘최애의아이: 퍼즐스타’ 등 글로벌 신작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결제 부문에서는 NHN KCP와 NHN페이코를 전문화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KCP는 해외 가맹점 확대와 대형 거래처 유치로 월 거래액 5조 원을 돌파했고, 페이코는 B2G(기업·정부 간 거래)·B2B(기업 간 거래) 복지 솔루션으로 전환하며 식권 시장 1위에 올라섰다.

결제 사업의 안정적 성장세는 기술 부문 투자로도 이어졌다. NHN은 클라우드와 AI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으며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NHN클라우드는 AI·공공 인프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에서는 거대언어모델(LLM) 직접 개발 대신 인프라 특화 전략을 택해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비스와 재해복구(DR) 사업을 집중 공략했다. 또 통합 메시지 플랫폼 ‘노티피케이션(Notification)’을 통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매출원을 다변화하며, 클라우드 매출 비중을 전체의 약 28%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성과는 주가에도 반영됐다. NHN 주가는 2024년 말 1만7,330원에서 현재 3만1,900원으로 회복했으며, 시가총액 역시 5년 만에 1조 원대를 재탈환했다. 시장 관계자는 “NHN이 더 이상 게임 회사에 머물지 않고 결제·클라우드·AI 인프라를 아우르는 복합 테크 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다시 3월, 연임 앞둔 과제

정우진 대표는 올해 초 신년 메시지를 통해 2026년을 수익성 회복을 넘어 그룹 전체 기업 가치가 도약하는 신성장 원년으로 규정했다. NHN이 제시한 올해 키워드는 ▲글로벌 IP 기반 게임 ▲차세대 결제 인프라(스테이블코인) ▲AI 인프라 등이다.

정우진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내실을 다지며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그룹 사업구조를 보다 탄탄히 만드는 데 주력했다”며 “특히 이 과정에서 장기 성장의 핵심인 수익 창출력을 회복한 것은 매우 뜻깊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은 게임, 기술, 결제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NHN 그룹 전체 기업 가치가 한 차원 더 도약하는 신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부문에서는 월 결제한도가 기존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된 웹보드 규제 완화 효과를 본격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규제 변경 직후 한 주 동안 한게임 웹보드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NHN은 자체 IP ‘어비스디아’ 글로벌 론칭을 포함해 외부 유명 IP 기반 모바일 신작 2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작품이 실제 매출·이익으로 이어질 경우 ‘웹보드 중심 포트폴리오’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결제 부문에서는 차세대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사업을 신성장 축으로 삼는 전략이다. NHN은 금융기관·기술 파트너들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구조를 논의하며 국내 정책 변화에 맞춰 상용화 타이밍을 모색하고 있다. 이 구상이 실현될 경우 페이코·KCP 수익원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과 시장 형성 속도라는 변수를 안고 있어 정우진 대표 리스크 관리·정책 대응 능력이 함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기술 부문에서는 NHN클라우드가 ‘AI 팩토리’를 본격화한다. 회사는 정부 GPU 사업을 서울 양평 리전에 구축해 이달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또한 NHN은 크래프톤 GPU 인프라 구축 사업자로 선정되며 이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민간 고객사를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는 정우진 대표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 구조조정 이후 핵심 3대 사업이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클라우드 GPU 구축·AI 데이터센터 확보 등으로 기술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NHN은 과거 한게임 중심 단일 플랫폼 이미지를 벗고 AI 인프라·결제 테크·게임 콘텐츠를 아우르는 종합 테크 기업으로의 변모가 뚜렷해졌다”며 “이번 주총은 단순한 리더십 유지를 넘어 NHN이 다음 10년을 향한 ‘AI 중심 기술기업’으로 재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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