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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한투연 대표 “윤석열 정부, 개인 투자자 보호해야” [공매도 파헤치기 (4)]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01 16:47 최종수정 : 2022-08-01 17:39

“금융위 설치법 1조 ‘투자자 보호’ 지켜야”
“공매도 금지, 국민 피해 규모로 판단해야”
“윤석열 정부, ‘공매도’ 관련 소통 없어”
“공매도 계좌 10년간 수익액 조사 필요”

공매도 파헤치기./그래픽=〈한국금융신문〉

공매도 파헤치기./그래픽=〈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취임 후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도 공매도 관련 내용을 담았다. ‘뜨거운 감자’ 공매도는 개인투자자들 사이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 하락 원흉’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번 기획 기사를 통해 공매도가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으며 해외는 어떻게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개미 투자자 겁먹게 만드는 그 이름 ‘공매도’

(2) MSCI 선진국 지수 발표 D-1 … 갈림길 선 윤석열 정부

(3) 다른 나라 ‘공매도 제도’ 톺아보기

(4) 정의정 한투연 대표 “정부, 개인 투자자 보호해야”

올해 국내 증시 폭락을 두고 개인 투자자 사이에선 ‘공매도’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속 등으로 전 세계 경기가 불안한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증시 내림 폭은 전 국가 통틀어 1위였기 때문이다.

이에 기자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에게 직접 ‘공매도 개혁’에 관한 필요성과 방법 등을 듣기 위해 사무실을 찾아갔다.

지난달 1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투연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공매도로 인해 국내 개인 투자자가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며 제도 개혁을 주장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설치법 1조에 ‘투자자 보호’가 명시돼 있는데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공매도 상환기간이나 담보 비율 등에 있어 기관·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개인 투자자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처해 있다며 불공정한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정부, 개인 투자자 보호 너무나 소극적”


정의정 대표는 지난 2019년 10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를 만든 뒤 ‘공매도 제도 개혁’ 등 개인 투자자 권리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꾸준히 내오고 있다.

우선 그에게 어떻게 한투연이란 단체를 설립하게 됐는지 물었다. 국내 개인 투자자 규모가 1400만명에 달하는 만큼 그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대표성을 가지고 있기에 당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정의정 대표는 한투연 설립 계기에 관해 “개인 투자자 80~90%가 손실을 본다고 하는데, 정부는 세금만 걷을 뿐 개인 투자자 보호에 너무나 소극적”이라며 “정부가 투자자 보호를 방치한다면 개인 투자자끼리 뭉쳐서 불공정 관행을 타파하고 스스로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개인 투자자도 돈 버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로 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가 2022년 7월 18일 서울 여의도 한투연 사무실에서 ‘공매도 개혁’에 관한 필요성을 전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가 2022년 7월 18일 서울 여의도 한투연 사무실에서 ‘공매도 개혁’에 관한 필요성을 전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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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연의 활동 공간은 ‘네이버’(Naver·대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카페다. 현재 회원 수는 5만1000여 명에 달한다. ‘주식 농부’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스마트인컴의 박영옥 회장이 고문을 맡고 있다. 회장직은 추후 금융권에서 일한 명망 있는 이에게 맡기고자 현재 공석이다.

지금까지 한투연의 활동은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3번의 공매도 금지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이다. 당시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위원장과 두 차례 면담을 통해 ‘공매도 금지’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둘째로 정부가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 금액을 3억원으로 하향하려던 것을 막고 10억원으로 유지하도록 이끌었다. 셋째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식 양도세 폐지’ 공약에 소정의 역할을 한 것이다.

“공매도 금지, 다른 나라 눈치 볼 필요 없어”


정의정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을 대표해 ‘공매도 한시적 금지’에 목소리를 싣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다른 나라도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 우리나라가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경우,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리스크(Risk·위험)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관해 정 대표는 단호하게 선 그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속국이 아니므로 다른 나라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공매도 금지 여부는 국민 피해 규모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피해 규모가 다른 국가보다 심각하다면, 당장이라도 공매도를 금지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 그러하다는 주장이다.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가 금지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일부 빠져나갈 수 있지만 걱정은 기우라고 본다”며 “14개월 동안 공매도가 금지된 당시 자금 유출이 심하지 않았던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더라도 그 금액의 대부분은 공매도를 위한 투기 자금이므로 오히려 증시에 도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에 실망… 공매도 개혁 공약 지켜야”


윤석열 정부는 대선 기간부터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등 개인 투자자 곁에 서겠다고 공표했었다. 공매도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가 과도한 수준으로 내릴 경우, 자동으로 발동해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장치다.

최근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매도를 둘러싼 불법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금융당국 및 검찰 등 관계 기관이 관련 대책을 수립하라”며 공매도 연계 시장 교란 행위와 관련한 지시를 내렸다.

이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대검찰청(검찰총장 직무대행 이원석)까지 나서서 제도 손질에 나섰다. 공매도 과열 종목에 대한 지정 제도를 대폭 확대하고 개인 공매도 담보 비율을 140%에서 120%로 인하하는 방안 등을 내놨다.

불법 공매도 적발·처벌 강화 및 공매도 관련 제도 보완방안./자료=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등 관계 부처 합동(2022.07.28)

불법 공매도 적발·처벌 강화 및 공매도 관련 제도 보완방안./자료=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등 관계 부처 합동(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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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눈 가리고 아웅하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만 놓고 보더라도 개인 담보 비율을 외국인과 기관의 105% 수준까지 인하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현재 금융당국이 밝힌 ‘120%’라는 수치는 기존 105%보다도 인하 폭이 줄어든 수준이다.

거기다 개인 투자자들은 개인 담보 비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과 기관의 담보 비율을 높이자고 주장해왔다. 즉, 금융당국의 이번 조처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그동안 요구해온 방향과는 정반대로 흘러간 것이다.

정의정 대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공매도 개혁안 8개 항목’ 등 주식시장 발전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뒤 지금까지 직접적인 소통은 없는 상태”라며 “정부에서 민심을 살피고 있으리라 보지만, 지금까지 나온 대책을 보면 실효성 있는 게 없어서 아쉽고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당시 한투연이 전달한 성명서 내용은 ▲공매도 총량제 도입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을 90일로 변경 ▲외국인과 기관도 개인처럼 증거금 도입 법제화 ▲외국인과 기관 담보 비율을 개인처럼 140%로 변경 ▲전일 종가 이하 공매도 금지 ▲거래 부진 종목에 대해 지정 증권사들이 매수·매도 가격을 아래위로 촘촘하게 제시해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조성자 제도’ 폐지 또는 전면 개정 ▲10년간 공매도 계좌 수익액 조사로 개인 투자자 피해액 확정 ▲공매도 금지 기간 14개월간 영향분석 조사 등이다.

정 대표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윤석열 정부에 기대했다가 상당수 실망과 좌절로 바뀐 분위기”라며 “왜 민심을 외면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식시장에 깊이 뿌리내린 이른바 공매도 카르텔(Cartel‧담합) 및 금피아(금융 기득권 세력)의 집단 저항 때문인지 아니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거짓 공약이었는지 알 수 없다”며 “정권 초기에 살필 일이 많아 잠시 보류된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주가 하락, 공매도 탓만 할 수 있나


주가 하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기업의 경영 악화 등 내부 요소가 있을 수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경제 상황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증시 내림세를 두고 공매도 탓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의정 대표도 이에 동의한다. 정 대표는 “최근 주가 하락 요인은 글로벌 악재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공매도가 주가 하락 요소의 100%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한국이 주요 국가 가운데 증시 폭락 1위를 차지한 것엔 불만이 크다.

그는 “공매도가 금지됐던 기간 코스피(KOSPI) 지수가 사상 최초로 3000을 돌파한 데 이어 여세를 몰아 3300까지 간 것은 유동성 확대가 큰 몫을 했지만, 공매도가 있었다면 불가능했다고 확신한다”며 “공매도는 주로 불이 난 곳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개혁 등 당국 향한 목소리 계속 내겠다”


정의정 대표는 앞으로도 여러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당국에 목소리를 지속해서 낼 계획이다. 목표는 ‘1400만 개인 주식 투자자 행복 시대’ 개막이다.

특히 공매도 순기능 논란 종지부를 찍기 위해 공매도 계좌의 10년간 수익액 및 국민 피해액 조사를 요구하려 한다. 이 밖에도 ▲금융위 내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전담 조직 설치 ▲주식 양도세(금융 투자 소득세) 2년 유예 법안 통과 ▲‘영업 정지’를 포함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등을 주장하고, 지금보다 더 많은 개인 투자자가 모일 수 있는 포털 사이트 구축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자본시장 역사는 선진국보다 매우 짧다”며 “단기간 높은 경제 성장 속 자본시장이 체계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다 보니 간접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직접 투자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기초 체력이 약한 개인 투자자를 노린 공매도 세력 등에 의해 개인 투자자 재산 피해가 극심한 상태가 수십 년 이어지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역대 정부가 중소기업을 보호해오고 있듯이 1400만 개인 투자자 행복 시대를 열기 위해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허들(Hurdle‧진입장벽)을 높이는 등 여러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오른쪽에서 4번째)를 포함한 한투연 회원들이 2022년 7월 1일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앞에서 공매도 개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정의정 한투연 대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오른쪽에서 4번째)를 포함한 한투연 회원들이 2022년 7월 1일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앞에서 공매도 개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정의정 한투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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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행복 시대를 원하는 정 대표의 좌우명은 ‘최후에 웃는 사람이 되자’다. 그는 이 좌우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삶의 모든 과정이 다 소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순간”이라며 “마지막에 슬픈 사람은 행복했던 순간도 물거품처럼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꿈과 좌우명을 가로막고 있는 게 바로 공매도 아닐까. 기울어진 운동장을 타파해야만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에 들어간다고 믿는 그는 오늘도 무더운 햇빛 아래서 피켓을 든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몸집도 작고 정보력도 약한 ‘동학 개미’(국내 개인 투자자)로서 우리나라 정부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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