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검색 시장이 ‘인공지능(AI) 답변 엔진’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이 상반된 데이터 전략을 앞세웠다. 네이버가 거대 자본을 투입해 자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콘텐츠 내재화로 독주 체제 굳히기에 나선 반면, 업스테이지 품에 안긴 다음은 외부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데이터 확장과 개방성으로 반격을 꾀하고 있다. /이미지=생성형AI
이미지 확대보기네이버, ‘AI 탭·브리핑’ 전면화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그동안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던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탭’을 PC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면에 정식 배치했다. 사용자가 일상적인 자연어로 복합적인 질문을 던지면 AI가 맥락을 분석해 최적의 답변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AI탭은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누적 사용자 400만 명을 돌파했으며, 다회 방문자의 상품 및 장소 카드 클릭률이 최대 2.7배 증가하는 등 높은 락인(Lock-in)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네이버는 이번 정식 출시에 맞춰 대규모 서비스 환경에 최적화된 차세대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거대언어모델)’을 전격 탑재했다. 이 모델은 기존 LLM ‘하이퍼클로바X’ 역량을 바탕으로 질의 이해와 도구 호출 성능을 고도화했다. 대화형 AI의 고질적 문제인 비싼 연산 비용을 효율화하고 빠른 응답 속도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연내 ‘웨일 브라우저’에도 AI탭을 탑재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검색엔진 점유율은 네이버가 64.41%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구글(28.25%), 3위는 다음(2.32%) 순이다. 업계에서는 앞서 도입한 ‘AI 브리핑’ 등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거치며 안정적으로 서비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브리핑은 네이버 검색에서 생성형 AI가 검색어에 맞춰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관련 출처와 함께 상단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네이버는 이 같은 지배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부동산·커머스 에이전트 확장을 통해 AI 검색의 본격적인 수익화 모델(BM) 검증에 나선다. 연말까지 AI 브리핑 적용 범위를 전체 검색 질의의 40%까지 확대하는 한편,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네이버 메이트’ 등을 통해 고품질 원천 콘텐츠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검색 결과 신뢰성을 지켜낸다는 방침이다.
업스테이지 품은 다음, ‘개방형 AI 포털’로 반전 시동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기 속에서 점유율이 5% 안팎으로 떨어지며 침체를 겪던 다음은 강력한 기술 우군을 확보하며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다음은 올해 5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인수되며 독립 법인(운영사 AXZ)으로 재편됐다. 이후 기술 전문성을 결합한 차세대 ‘AI 에이전트 포털’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1일 다음은 업스테이지 자체 LLM ‘솔라’를 적용한 ‘AI 요약’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요약은 AI가 여러 웹 문서를 분석해 검색 결과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주는 기능이다. 검색창에 키워드나 문장형 질문을 입력하면 핵심 요약과 근거를 함께 제공하며, 최신 정보가 반영되면 AI가 자동으로 내용을 갱신한다.
AI 요약은 우선 이슈, 금융, 엔터테인먼트, 건강, 사전, 일상 등 6개 분야에 베타 서비스로 적용된다. 업스테이지는 연내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다음 통합검색을 대화형 ‘AI 모드’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업스테이지 측은 “주간 이용자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포털에 국산 AI 모델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다음 서비스 전반에 업스테이지 AI를 적용해 누구나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술 실전 배치가 가능한 배경에는 다음이 지난 36년간 축적해 온 독점적 데이터 자산이 있다. 다음은 하루 3만 건씩 공급되는 신뢰성 높은 PGC(전문가 생성 콘텐츠)와 월 800만 건씩 쌓이는 다음 카페의 UGC(이용자 생성 콘텐츠)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국산 LLM 기술력에 포털의 방대한 원천 데이터를 결합해 답변 정확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음이 꺼내 든 궁극적인 반격 카드는 ‘개방성’과 ‘확장성’, 그리고 특정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버티컬 서치(Vertical Search)’ 전략이다. 네이버가 자사 생태계 내부 데이터 고도화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다음은 외부 웹사이트와 오픈 플랫폼 전문 정보까지 AI 에이전트에 전방위로 학습시키는 개방형 노선을 택했다. 서비스 형태는 유사하지만 데이터를 다루는 접근 방식과 생태계 확장성에서 경쟁사들과 차별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로컬 데이터 수호 관건…하반기 체질 개선 시험대
전문가들은 생성형 AI의 확산이 기존 검색 포털의 종말이 아닌, 기술과 로컬 데이터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생태계로의 진화를 촉발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AI가 정보를 신속하게 탐색·요약하더라도, 최종 소비 단계에서 정보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실제 결제·예약 등 액션으로 연결하는 것은 결국 국내 포털이 가진 고유 인프라 몫이기 때문이다.
미디어 업계 전문가들은 “정보탐색 패러다임은 ‘찾기(Finding)’에서 ‘묻기(Knowing)’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전통 포털의 가치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는 검색 종말이 아닌 검색의 역할과 가치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포털사들의 시장 안착 여부가 서비스 고도화를 넘어 실질적인 BM 증명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네이버는 고효율 인프라 체제 속에서 AI 브리핑 영역의 본격적인 수익화 모델 검증에 나서며, 다음은 기술 실전 배치를 통해 주인이 자는 밤에도 구동되는 ‘액션 에이전트’ 중심 토큰 매출 구조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구글 등 외산 AI 검색 엔진의 국내 시장 공략은 거세지는 추세다. 자본력 기반의 통제된 생태계와 기술 중심 개방형 데이터 확장 중 어떤 전략이 생성형 AI 시대의 생존 방정식이 될지를 두고 자본시장과 IT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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