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시네마의 합병이 무산됐다./사진=메가박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전날 공시를 통해 콘텐트리중앙과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 간 합병 추진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가 지난 6월 30일 기한 만료로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가 추진해온 합병 절차도 최종 중단됐다.
합병 무산 결정타 무엇이었나
메가박스중앙이 회생절차에 돌입한 영향이 컸다. 중앙그룹 계열사인 JTBC가 지난달 약 200억 원 규모의 유동화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고, 이후 메가박스중앙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은 법원의 관리·감독 아래 이뤄진다. 이에 따라 기존처럼 당사자 간 자율적으로 추진하던 합병 논의도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 롯데 입장에서도 회생절차에 들어간 회사를 대상으로 한 대형 인수합병(M&A)을 진행할 명분이 사라진 만큼, 지난 6월 30일 MOU 기한 만료와 함께 합병 추진을 종료했다.
이번 빅딜 무산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메가박스의 법정관리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2년간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협상 과정에서부터 균열의 전조가 감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사는 지난 2024년 5월 MOU를 체결한 뒤 기업결합 사전협의 등을 진행하며 합병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통합 법인의 기업가치 산정, 지분율 배분, 재무적투자자(FI) 유치 등 핵심 쟁점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 시한만 세 차례 연장됐다.
올해 4월에도 합병 논의 기간을 6월 30일까지 다시 연장하며 막판 조율에 나섰다. 하지만 통합 법인의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평가를 둘러싼 간극은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메가박스중앙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업계에서는 회생절차 개시가 합병 논의를 사실상 끝내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양측이 막판 조율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차에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라는 치명타가 터지며 2년간의 빅딜이 최종 결렬됐다.
생존 시험대 오른 메가박스
업계 2·3위 간 합병 추진은 멀티플렉스 시장 재편의 최대 변수로 꼽혔다. 하지만 빅딜이 없던 일이 되면서 극장가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형식적으로는 기존 3강 체제가 유지되겠지만, 메가박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이상 이미 ‘대등한 3강’ 구도는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당장 실적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올해 1분기 CJ CGV는 매출 5734억 원, 영업이익 8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172.4%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매출이 124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4% 늘었고, 영업이익은 79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메가박스중앙은 이번 1분기 매출이 61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5% 늘었지만, 영업손실 14억 원을 냈다. 영화산업 전반의 침체라는 같은 환경 속에서도 CJ CGV와 롯데컬처웍스가 수익성을 개선한 것과 달리 메가박스는 적자를 이어가며 경쟁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회생절차의 여파는 극장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로 당장 바뀌는 게 없긴 하지만, 최근 일부 중소형 배급사에서는 메가박스에 영화를 공급하기 꺼려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메가박스로부터 영화 부금(상영 수익)을 제때 받지 못하면 운영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메가박스에 걸리는 작품이 줄고, 이는 다시 관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극장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메가박스는 콘텐츠 흥행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메가박스중앙의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이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데 이어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며 개봉 전부터 제작비 상당 부분을 회수했다.
그럼에도 호프의 흥행 부담감은 여전하다. 한때 일각에선 역대급 제작비 탓에 “손익분기점만 2000만 명에 달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다. 실제 제작비 500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선 1000만 관객이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지만 쉽지 않은 수치다.
합병 무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돌파구가 사라진 가운데 메가박스는 회생절차와 흥행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메가박스의 경영정상화 여부가 국내 극장업계 재편의 최대 변수로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극장가의 2강, 3강 경쟁보다 더 우려되는 건 메가박스의 어려움이 영화산업 전체에 미칠 영향”이라며 “현재 영화 시장 투자도 위축된 상황에서 메가박스마저 경쟁력을 잃게 되면 국내 영화산업 전반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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