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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연준 금리 결정… 코스피 2400선 위태

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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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6-15 18:40 최종수정 : 2022-06-15 19:16

외국인, 올해 코스피‧코스닥에서 17조 순매도

인플레이션 지속‧기준금리 인상 보폭 커져

삼성전자 연일 신저가… ‘5만전자’ 향하나

지지선 2200선까지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금리 결정을 두고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코스피(KOSPI‧국내 종합주가지수)는 2440선까지 내려앉았다./사진=통로이미지 주식회사(대표이사 이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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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자본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 스텝’(Big Step)이 아닌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1%p 인상 요구까지 나온다. 초고강도 긴축에 나서지 않으면, 지금의 물가 상승세가 앞으로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올라 41년여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심리지수(CCSI·Composite Consumer Sentiment Index)에서는 향후 5~10년 기대인플레이션이 3.3%로 2008년 이후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달 소비자태도지수(CSI·Consumer Survey Index) 예비치는 사상 최저인 50.2로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앞으로 경기가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미국 종합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The Wall Street Journal)은 14일(미 동부시간) 직전 보도인 0.75%p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뒤엎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영국 글로벌 연구 컨설팅 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도 해당 보도를 근거로 기존 0.5%p 금리 인상 전망을 0.75%p로 수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Jan Hatzius) 수석 자본시장분석가(Economist)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미국 CPI와 지난주 금요일 나온 미시간대의 CSI에서 장기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 기대치가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오른 점이 정책 변화 촉매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바클리스 캐피털(Barclays Capital), 노무라홀딩스(Nomura Holdings, Inc.) 등 주요 글로벌 IB도 기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0.75%p 인상에 무게를 뒀다. 반면, 씨티그룹(Citigroup Inc.)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여전히 0.5%p 인상을 점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로버트 덴트(Robert Dent) 자본시장분석가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시장 가격에 더욱 반영되고 있다”며 “시장이 연준에 더 신속하게 움직일 기회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연방 기금(FF·Federal Funds Rate)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번 회의를 통해 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은 87%에 달했다. 전날 장 마감 시점 30%대에서 94% 수준까지 올랐다가 소폭 내려간 상황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섬 남쪽 끝에 있는 금융 밀집 구역 ‘월가’(Wall Street)의 자본시장분석가들 사이에는 연준이 6월과 7월 모두 0.75%p 금리를 인상하고 9월에는 0.5%p, 11월과 12월에는 0.25%p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말 기준금리는 3.25%~3.5%로 높아지게 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00%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을 주시하고 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존 계획보다 큰 폭인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되면 이는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전 연준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 0.75%p 금리를 인상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 코스피·코스닥 시총, 올해만 322조원 증발


시장 우려 속 국내 증시도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계속 이어지면서 코스피(KOSPI‧국내 종합주가지수) 2400선도 위태롭게 됐다.

지난 14일 1년 7개월 만에 2500선을 내준 코스피는 이날에도 외국인 매도 여파와 함께 2440선까지 밀렸다. 전 거래일(2492.97) 대비 1.83%(45.59포인트) 내린 2447.38에 장을 마치면서 종가 기준 연저점을 다시 쓴 것이다. 외국인은 4700억원 순매도했다. 벌써 9거래일째 팔고 있다.

코스피가 2440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9일(2447.20)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내림세가 계속되며 전문가 사이에선 추가 하락 시 다음 지지선은 2200선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 지수 역시 전 거래일(823.58)보다 2.93%(24.17포인트) 떨어진 799.41에 마감하며 8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연저점이다. 코스닥이 800을 밑돈 건 장 종가 기준 2020년 10월 30일(792.65)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7월 사상 최고치인 3305를 기록한 코스피는 2400대까지 주저앉으며 고점 대비 25.6% 낮아졌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각각 240조원, 82조원 등 모두 322조원이 증발했다.

‘대장주’‘국민주’라 불리는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 주가는 연일 폭락하고 있다. 현재 ‘5만전자’ 앞까지 왔다. 지난 7일부터 이어진 내림세는 벌써 7일째다. 이날에도 6만2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신저가만 4일째 달성하고 있다. 52주 신저가는 1년을 주 단위로 변환한 52주 기준으로 주식 가격이 가장 낮아졌다는 의미다.

시가총액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지난 2일 400조원이 깨진 이래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362조3658억원으로 축소됐다. ‘10만전자’를 바라보던 삼성전자가 ‘5만전자’까지 갈 경우, 이는 2020년 11월 4일(5만8500원)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관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대표이사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Analyst)는 “현재 주당 순자산가치(BPS·Bookvalue Per Share)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바닥 근처까지 내려왔다고 본다”며 “미국이 금리를 예상보다 추가 인상하거나 중국 도시 봉쇄가 계속돼 PC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까지 치닫는다면 현재 주가에서 약 10%까지 추가 하락할 여지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그는 현재 주가는 상승할 여지도 많다고 봤다. 송 투자분석가는 “만약 주가가 움직인다면 밑으로 10%, 위로 30% 가격 범위 대에서 당분간 박스권을 보일 것”이라며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싶은 투자자라면 삼성전자에서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장기간 두고 본다면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 성장주 ‘네이버’(NAVER‧대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와 ‘카카오’(Kakao‧대표 남궁훈닫기남궁훈기사 모아보기) 주가도 반 토막 이상 하락했다. 이날 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은 각각 24만1500원, 7만2100원으로 신저가를 새로 썼다. 두 종목을 합한 시총은 올해 37조원이 사라졌다. 네이버는 62조원에서 41조원, 카카오는 50조원에서 34조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증시 약세장 원인으론 외국인 투자자가 꼽힌다. 외국인은 올해에만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17조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연준이 이번 FOMC 정례 회의에서 계획보다 더 큰 폭인 0.75%p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외국인 매도세는 더 강해졌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역전된 뒤 벌어지면, 국내에선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다시 한국은행(총재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의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겨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연준이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릴 경우 0.75~1.00%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1.75%로 조정돼 상단이 한국 기준금리와 같아진다. 미국은 다음 달에도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은행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빅 스텝을 단행한 적이 없다. 다만, 최근 공개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일부 금통위원들은 경제성장률을 포기하더라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빅 스텝’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86.4원)보다 4.1원 오른 1290.5원에 거래를 끝내며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줬다. 환율이 1290대로 올라선 건 지난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3년 만이다.

◇ 연군 기준금리 인상 지속… “코스피 2400도 위험”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 약세장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미국 경제미디어 ‘블룸버그’(Bloomberg·대표 마이클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수학·통계 기반 투자모델을 쓰는 퀀트(Quant) 투자자들이 주식과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고,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운영하는 헤지펀드(Hedge Fund)들도 신속히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는 모양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사장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는 “최근 주가 하락은 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 우려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긴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매도를 자극하는 달러 강세가 지속하면서 외국인 매도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학균 신영증권(대표 원종석‧황성엽) 리서치센터장은 “경험상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국내 주식이 1년 가까이 조정돼 코스피 기준 25% 밀려 침체 요인이 선반영됐다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증시 조정이 6개월째 접어든 만큼 이런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 봐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가파르게 오르는 장기 금리가 고점에 도달해야 시장도 안전을 찾을 것”이라 관측했다.

시장에선 2440선까지 내려간 코스피 저점 전망치를 더 낮추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대표 서병기) 투자분석가는 “코스피가 기술적으로는 2400~2450을 지지선으로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밸류에이션(Valuation·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역사적인 저점에 왔지만, 충분히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지산 키움증권(대표 황현순)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 2400선은 충분히 과매도 국면이라 보지만,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고 연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하단이 낮아지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는 2400대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다음 지지선은 2280 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기준금리 인상분만큼 한국은행도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에 국내 경제에도 짙은 어둠이 드리우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 경착륙-기업 대출 시장 경직화-자산 시장 붕괴-기업 운영 부담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연쇄 고리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은 “물가가 오르면 실질 임금이 하락하므로 선제적 조치를 통해 서민 어려움을 덜어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각 부처에 구체적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2008년 이후 이어진 유동성 장세와 유럽발 원자재 수급 난항 등 외부의 거시 경제에 있는 만큼 국내 정책 수단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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