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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플랫폼 대전] 이재근 vs 진옥동 ‘메타버스 영업점’ 한판 승부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2-02-28 00:00 최종수정 : 2022-02-28 21:01

KB, 로블록스에 ‘금융+게임’… 가상 영업점 구축 목표
신한, 올해 안에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출시 예정
메타버스 사업 속도 이유는 MZ세대 공략·가상 자산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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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플랫폼 대전] 이재근 vs 진옥동 ‘메타버스 영업점’ 한판 승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올해 ‘핫 키워드(Hot Keyword)’를 꼽으면 어떤 게 있을까. 아마 몇 손가락 안에 ‘메타버스(Metaverse)’는 들어갈 것이다.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일상생활에 점점 다가오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히 가속화한 비대면 문화 속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은행권도 메타버스 등 최근 떠오르는 신기술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그 선두에 선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도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탔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금융지식을 전파하기도 하고 다양한 행사도 개최한다. 두 은행장의 최종 종착지는 메타버스 플랫폼 내 ‘가상 영업점’에서 고객과 만나는 것이다.

이재근, ‘게임형 금융교육’ 메타버스에서 구현
최근 은행권에는 10대에게 각광받는 메타버스 기반 ‘게임형 금융교육’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금융과 게임을 결합함으로써 미래 고객층인 청년 세대를 유인하고, 금융교육을 통해 사회적 책무도 다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에 ‘KB금융타운’ 시험 버전을 선보였다. 가상 영업점과 금융을 접목시킨 게임을 출시한 것이다.

사용자는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집을 매입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대출과 상환을 반복하며 신용등급을 지키는 체험학습이 이뤄진다.

가상 영업점을 통해 일정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사용자 신용등급은 하락하게 된다. 보물찾기 등을 통해 게임머니를 획득하거나 신용등급을 상승시키는 방법도 있다.

가상 영업점은 로블록스에 금융 서비스 접목 가능성을 검증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주식시세 등 외부 정보를 연계하고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KB화상상담서비스’와 ‘모바일브랜치’를 연동했다. 상담을 요청하면, 직원이 화상 방식으로 궁금한 내용에 관해 답을 해준다. ‘아빠에게 용돈 조르기’ 서비스 등도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메타버스를 금융채널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적 해결 과제를 찾으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며 “새로운 대고객 채널로서 메타버스 활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실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옥동 신한은행 역시 최근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금융교육 프로그램 ‘신한 쏠버스(SOLverse) 메타금융스토리’를 출시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금융 교육장을 구현하고 저축과 투자, 금융 상식을 간단한 게임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6일에 이어 다음 달 5일 두 번째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진옥동, 연내 ‘메타버스 플랫폼’ 론칭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며 일찌감치 대대적인 플랫폼 개편을 예고했던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최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론칭’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KT(대표이사 박종욱)와 함께 23가지 미래 사업을 진행해 공동경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그중 하나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생활 밀착형 전자 금융 서비스’다.

공동 경제 시스템으로 오프라인 포인트와 연동하고,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결제 및 회원 간 가치 이전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8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 입찰 공고를 냈다. 그리고 한 달 뒤 메타버스 전문 기업 핏펀즈(fitfuns·대표 노기태)를 주 사업자로 선정했다. 핏펀즈는 신한금융그룹(회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에서 운영하는 국내 금융권 최초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 출신이다. 신한금융의 ‘퓨처스랩 메타버스’, 신한은행의 쏠 프로야구 메타버스 ‘쏠 베이스파크’ 등을 구축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가 주최한 ‘2021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에서 신한 메타버스 컨퍼런스 홀과 GS25X신한 스토어 등 메타버스 기반의 플랫폼 파일럿 서비스를 시행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금융 서비스가 가능한 가상 영업점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가상공간에서 오프라인 영업점과 같은 수준의 상담은 물론, 예금과 대출 등 금융상품 가입도 제공한다. 아울러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차원에서 게임 형태의 가상 투자 시뮬레이션 등도 운영하려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합쳐진 ‘고객 중심 디지털’을 목표로 미래 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법정 화폐와 가치가 같은 가상 자산) 등 가상 공간에서 쓰이는 화폐도 초기 단계로 검토하면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왜?
이재근 행장과 진옥동 행장이 모두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초기 단계인 가상 자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근 한국은행(총재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이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 1단계’를 완료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새로운 전자 형태 화폐다. 법적 통화와 같은 비율로 현금 교환이 보장된다.

오는 6월 모의실험 2단계까지 마치면 한국은행은 금융기관과 CBDC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시중은행은 이때를 위해 화폐 유통 사업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 한 발 빨리 공들이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의 ‘멀티에셋 디지털 월렛’ 시험개발을 마친 뒤 디지털 신분증, 스마트키, 전자서류 기능 등을 추가하는 단계에 있다. 멀티에셋 디지털 월렛에는 CBDC 외에도 가상 자산, 지역화폐, NFT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충전·송금·결제 등이 가능한 기능이 담겼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벤처스(대표 김서준)’와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유망 기업 투자 활성화와 사업 협력 강화에도 공들이고 있다. 양사는 함께 NFT, 메타버스 등 블록체인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해시드 벤처투자 조합 2호’ 펀드를 240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컨소시엄 참여 ▲금융과 블록체인 접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세 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중 새 비즈니스 모델 발굴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디지털 자산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NFT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헤데라 해시그래프(대표 맨스 하몬)와 협업해 스테이블 코인 기반의 해외송금 기술에 관한 검증 작업을 마무리했다. 실제 서비스화는 충분한 법률 및 규제 검토 뒤 신중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두 은행장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인 두 번째 이유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전통적인 영업 기반 지점망이 줄어들고, 플랫폼·빅데이터를 보유한 빅테크가 갈수록 몸집을 키우는 가운데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기존 시중은행의 취약점으로 꼽힌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이재근 행장과 진옥동 행장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둘러싼 한 판 승부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거래의 비대면화에 따른 플랫폼 점유율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 속 누가 먼저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점하느냐가 미래 생존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타뱅킹’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36만2569명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대표이사 윤호영‧Daniel)에 이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 모바일 앱 ‘쏠(SOL)’의 MAU는 948만명8829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MAU는 1년 전보다 21% 늘어난 1317만154명을 보유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과 빅테크 확장에 따른 비대면 수요 급증으로 기존 영업방식으로는 시장 주도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행사나 홍보, 회의 채널을 넘어 실질적으로 소통하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플랫폼’ 기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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