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현대차가 각별히 공들여 온 시장이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미국이 대러 제재를 강화하자 GM 등이 현지사업을 철수할 때도 현대차는 시장을 지켰다. 2020년말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옛 GM 공장을 인수하며 사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2021년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르노닛산에 이은 2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올해 현대차·기아는 러시아권역에 45만1000여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수입했다. 작년 판매량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며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생겼다.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공장에서 솔라리스(엑센트), 크레타와 기아 리오(프라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작년 현지 판매분 20만8271대와 수출 2만5533대 등 총 23만3804대가 생산됐다. 해외공장 가운데 중국, 미국, 체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생산을 담당하는 곳이다.
러시아로 수출되는 물량에 대한 환율 리스크도 있다. 러시아 화폐인 루블 가치가 떨어지면 외화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도 줄어든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미국이 대러 제재를 강화하자 루블 가치가 2배 이상 급락한 경험이 있다.
작년 기준 현대차는 6만7000여대를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다. 기아는 11만2000여대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차량 중 수입 비율은 각각 26%, 60%"라며 "기아의 단기 리스크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