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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목장의 혈투, 승자는 차남

곽호룡 기자

horr@

기사입력 : 2022-01-03 00:00 최종수정 : 2022-01-03 05:51

한국타이어 차남 조현범 회장에 올라
글로벌화 성과 인정…갈등 불씨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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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 사진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다툼에서 동생이 형을 제쳤다. 그룹 핵심 계열사를 이끌던 한국타이어가(家) 차남 조현범닫기조현범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새로운 그룹 회장에 등극했다. 장남 조현식 부회장은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두 아들에 대한 경영 능력을 시험한 것은 201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명예회장은 조현범 회장에게 핵심 사업인 타이어 부문을 맡겼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글로벌 진출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평가다.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 진두지휘 아래 중국, 헝가리, 미국 등 해외 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8개 글로벌 공장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차·기아에 치우쳤던 고객사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해외 완성차 기업으로 다각화했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타이어는 안정적 경영 실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로 대부분 타이어 기업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한국타이어는 매출 6조454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순위를 7위에서 6위로 끌어올렸다.

조현식 고문은 지주사에서 타이어 사업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을 찾는 작업에 매진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2014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손잡고 미국 비스테온그룹으로부터 한라비스테온공조(현 한온시스템)를 인수한 것이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지분 50.5%를, 한국타이어는 19.49%를 사들였다. 대규모 M&A(인수합병)에 인색했던 한국타이어에서는 보기 드물게 1조 원 이상을 쓴 빅딜이었다.

다만 추가 지분 인수로 이어지지 않아 투자 차익 외에 사업 시너지는 거의 없었다는 평가다. 현재 한온시스템 시가총액은 7조 3000억 원 수준이다. 높은 인수금액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한국타이어는 경영권 인수 보다는 지분 정리로 가닥을 잡고 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형제경영 체제는 지난 2019년 3월 조양래 회장이 지주사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경영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더욱 가속화했다. 조현식 고문은 지주사 총괄부회장으로, 조현범 회장은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로 나란히 승진하며 권한과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같은해 11월 형제 사이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조현범 회장이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재계에 따르면 당시 조현범 회장의 부재로 조현식 고문이 한국타이어 경영에 관여했는데 이를 계기로 갈등이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이듬해 조양래 명예회장이 직접 나섰다. 조 명예회장은 조현범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넘겼다. 장남 대신 차남을 그룹 후계자로 선택한 것이다.

이에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반발했다. 그는 아버지 조 명예회장 결정이 건강한 정신상태에서 내린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이어 조현식 고문도 조 이사장과 뜻을 같이하며 형제갈등이 공식화했다.

이에 조양래 명예회장은 “나는 건강하다”며 “오래 전부터 생각했는데 가족 간에 벌어지는 여러가지 움직임에 혼란을 막고자 지분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초에는 조현식 고문이 자신의 직위를 걸고 지주사와 한국타이어 사외이사 자리에 자신이 추천하는 후보를 내세웠다. 조 고문이 그룹 부회장이자 지주사 이사회 의장임에도 사측과 대립했다는 점에서 그룹 내 입지가 크게 좁아졌음을 보여준다.

결국 올해 인사에서 조현범 회장이 새롭게 추대되며, 공식적으로 형제경영을 끝내고 조현범 1인 체제가 막을 올리게 됐다.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조희경 이사장이 신청한 성년 후견 심판 결과에 따라 지분 구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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