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가 발표한 올해 1~3분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505만대로 폭스바겐그룹(696만대), 도요타그룹(632만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549만대)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4분기는 각 사의 반도체 등 부품 수급상황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3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1~3분기 판매 흐름을 보면 유럽과 미국 기업이 도요타와 현대차 등 아시아 기업에 비해 반도체 대란에 따른 판매 하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활약이 돋보인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올해 월간 미국 시장 점유율이 10% 내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텔루라이드·GV80 등 신차를 앞세운 기아와 제네시스가 11월까지 미국에서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처음으로 혼다를 제치고 미국 5위 완성차 업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한 환경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유럽에서는 친환경차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1~10월 판매량은 86만2265대(현대차 42만7015대, 기아 43만525대)다. 시장점유율은 8.6%로 BMW와 도요타를 제치고 4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량은 10만4883대(현대차 5만6637대, 기아 4만8246대)로 유럽에서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과거 어느 때 보다 변화폭이 컸다. SUV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예측이 어려웠던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고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차 경쟁력도 중요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황에 따라 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8년 9월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정의선닫기

면밀한 시장 분석 아래 출시한 맞춤형 신차들도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북미·유럽에서 발표하는 영향력 있는 10대 '올해의 차' 시상식 결과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이 6개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최다 선정 제조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별 수상은 현대차 아반떼(북미 올해의 차), 제네시스 GV80(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 현대차 아이오닉5(독일 올해의 차, 오토익스프레스 올해의 차), 제네시스 GV70(모터트렌드 올해의 SUV), 현대차 I20N(탑기어 올해의 차) 등이다.
영국 자동차전문매체 오토카는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기아는 흥미로운 브랜드가 아니었지만 현재 세계 굴지의 자동차그룹으로 성장했다"며 "전동화 분야에서 업계 선두주자로 발돋움해 더는 경쟁사들을 따라잡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기업들이 현대차그룹을 추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