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은 다양한 정보기술(IT) 사업 분야에 진출해 있다. 본업인 게임 외에 음원·결제·클라우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주가는 2만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일 종가 2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013년 8월 네이버로부터 독립할 당시 주가(14만9500원)와 비교해 보면 약 80% 하락한 셈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3만6200원까지 일시 상승하기도 했다. 최근 자회사 NHN클라우드가 정부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생긴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이 회사 PBR(주가순자산비율)는 올 3분기 기준 0.63배 수준이다. 다른 게임회사들에 비해 낮을뿐더러 삼성SDS, LG CNS, 현대오토에버 등 코스피 상장 주요 IT 기업들(평균 2.10배)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편이다.
PBR는 기업 주가가 자산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PBR가 1보다 낮으면 주가가 장부상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해당 주식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NHN은 네이버 게임 부문이 인적분할해 생긴 회사다. 최대주주 이준호 회장(이사회 의장)은 종합 IT(정보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게임 사업 비중을 줄이는 한편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12년째 대표를 맡고 있는 정우진 NHN 대표도 이 회장 의지를 그대로 잇고 있다. 취임 당시 39개였던 자회사 수는 지난 2022년 89개까지 늘었다.
전자결제 전문기업 NHN KCP, 간편결제 서비스 NHN페이코, NHN벅스, NHN클라우드 등 현재 NHN을 이끌고 있는 핵심 기업들이 이때 생겼다.
하지만 이런 선제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NHN은 지난 2022년부터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최근 3개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391억원 ▲2023년 556억원이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32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2022년 318억원 ▲2023년 231억원 ▲2024년 1926억원으로 적자 늪에 빠져있다.
정우진 대표는 지난 2022년 그룹사 구조 효율화 전략을 발표했다. 게임·기술·결제·커머스·콘텐츠 5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연결법인을 2024년까지 60개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실제 NHN 자회사 수는 지난 3월 기준 69개 정도로 줄었다.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NHN KCP는 영업이익이 ▲2022년 442억원 ▲2023년 420억원 ▲2024년 438억원 등을 기록하며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클라우드 전망도 밝다. NHN클라우드는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손실만 910억원에 달하고 있으나 얼마 전 정부 GPU 확보 사업 최다 구축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우진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핵심 서비스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부양과 주주환원에도 전력을 기울였다. NHN은 2022년 에비타(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3개년 주주환원책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의 10%에 해당하는 자사주 총 375만여주를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소각했다. 하지만 2년전부터 NHN 배당이 본격화하면서 시장은 오히려 그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다.
NHN은 지난 2023년 독립분할 10년만에 주당 500원 첫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금액으로 배당했다. 문제는 2023년, 2024년 순손실을 내면서도 마이너스 배당성향을 이어갔다는 데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손실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NHN 배당 의지는 무척 강한 편”이라며 “최대주주인 이 회장 배당수익이 수십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당이 대주주를 의식한 조치 아니겠냐는 의혹이다.
실제 이준호 회장 NHN 지분은 2013년 3.74%에서 현재 28.76%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이준호 회장 지분이 100%인 자회사 제이엘씨(9.92%), 제이엘씨파트너스(8.88%) 등과 가족 특수관계인(7.05%)을 합하면 이준호 회장 측 지분은 54.61%에 달한다.
지난해 NHN클라우드 물적분할 과정에서 이 회장 지배력 논란이 크게 불거지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 알짜인 클라우드 사업을 물적분할하면서 이 회장 지배력만 키우고 주주들 이익은 없어졌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주주들은 “클라우드 부문 상장이 추진된다면 이는 모회사 가치를 일부러 훼손한 것”이라며 “승계를 위해 주가부양을 회피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회장 아들 A씨(1992년생)는 지난 2021년 NHN에 입사해 신사업 TF 팀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퇴사 후 유학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NHN 측은 “상장하게 되면 모회사 주주들에게 신규 상장 법인 주식을 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2세 승계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