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 씨(26)의 말이다. 한 때 가성비 커피 브랜드로 불렸던 '이디야커피(이디야)'의 아성이 무너지는 것일까.
수도권에 거주하는 대학생 류 씨(25) 역시 같은 말을 했다. 류 씨는 "요즘은 이디야 대체재도 많이 있고 그 대체재가 메뉴도 다양하고 더 맛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메가커피나 다른 프랜차이즈가 더 찾기 쉽네요"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점 현황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디야 커피의 가맹점수는 2651개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다. 신규 개점은 302개로 예정돼 있다. 이디야의 뒤를 바짝 쫓는 브랜드는 메가커피로 지난해 기준 가맹점수 798개다. 신규로 여는 매장은 이디야보다 96개 더 많은 398개다.
하지만 평당 매출액은 이디야보다 가격대가 낮은 메가커피나 빽다방이 더 좋다. 3.3m2당 평균 매출액은 이디야가 약 840만 원, 메가커피가 약 2020만 원, 빽다방이 약 2500만 원이다. 이디야의 가맹점이 많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차이가 난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의 매출은 공시 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약 419억원에서 약 1535억원으로, 266% 성장했다. 그러나 2015년 ‘메가커피’라는 저가 브랜드의 등장 이후 이디야의 성장세는 한 풀 꺾였다. 지난해 이디야는 코로나19를 감안하더라도 223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약 45%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던 2010년대 초반과 다른 모습이다.
현재 가성비 커피 브랜드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메가커피’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메가커피에 따르면 오는 9일 메가커피의 전국 가맹점 수는 1604개다. 지난 2015년 41개의 가맹점에서 6년 만에 약 15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개설하는데 성공했다. 오픈서베이가 지난 5월 발간한 ‘코로나 장기화 가운데 성장한 브랜드 top10’에서 메가커피는 5위, 또 다른 가성비 커피 브랜드인 ‘컴포즈 커피’는 10위를 기록했다.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는 “실내 취식 금지 등 방역 조치로 인해 기존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 대신 테이크아웃을 해도 가격 부담이 적은 중저가 카페 브랜드가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앞으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져 메가커피 등 가성비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중간 정도의 가격대는 소비자들이 애매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가격이 저렴하다면 소비자는 기본적인 상품의 품질 보장된다면 구매하는 반면 고가의 제품은 커피의 품질뿐 아니라 서비스, 인테리어 등 여러가지 요소를 다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디야는 후발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맞서기 위해 RTD(Ready To Drink) 음료, 캡슐 커피는 물론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디야는 자사 RTD 음료를 CU를 시작으로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편의점에 입점시켰으며 지난해에는 캡슐 커피 3종을, 지난 9월 겨울 대표 간식으로 호떡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런 회사의 전략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업계 중론이다.
김병재 상명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이디야가 커피 시장 내 명확한 자리를 소비자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디야가 단순히 저렴한 커피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보여주고 싶다면 브랜드 자체에 새로운 활력(revitalization)이 필요하다”며 “명확한 목표 고객 설정을 기반으로 확실한 콘셉트와 차별화된 경험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