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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ETF, 시대 역행 논란 속 급락…반등 여력은?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8-21 17:19 최종수정 : 2025-08-22 21:03

기후·ESG 기조에 역행하는 상품 기획 지적
증권가, “원전 르네상스 초입”…반등 기대감도 여전

원자력 ETF가 상장과 동시에 급락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협상에서 한국에 불리한 조항이 알려지면서 원전 관련주가 동반 추락한 탓이다.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정경. 사진=한국금융신문DB

원자력 ETF가 상장과 동시에 급락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협상에서 한국에 불리한 조항이 알려지면서 원전 관련주가 동반 추락한 탓이다.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정경. 사진=한국금융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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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원자력 ETF가 상장과 동시에 급락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협상에서 한국에 불리한 조항이 알려지면서 원전 관련주가 동반 추락한 탓이다. 단순한 단기 충격을 넘어, 이번 ETF 자체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과 어긋나는 ‘시대착오적 상품’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한국원자력SMR’과 ‘TIGER 코리아원자력’ ETF는 상장 첫날인 19일 각각 6.3%, 5.52% 하락 마감했다. 하루 뒤인 20일에는 낙폭을 만회하며 각각 6.53%, 6.90% 상승 마감했지만,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상장 첫날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협상 이슈였다. 한국이 원전을 수출할 경우 1기당 약 1조원을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하고, 일부 해외시장 진출에도 제약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원전 대장주 두산에너빌리티가 장중 17% 넘게 급락했다. 신규 ETF 역시 두산 비중이 20% 이상인 만큼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문제는 이번 ETF가 단순히 ‘타이밍 불운’을 넘어 자본시장 기획 구조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ETF 시장에서는 특정 업종이 상승 사이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관련 상품이 출시되는 이른바 ‘끝물 논란’이 반복돼 왔다. 2023년 말 출시된 2차전지 ETF가 이후 긴 하락세에 빠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원전 ETF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 근본적인 비판은 글로벌 흐름과의 괴리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ESG와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원전을 전면에 내세운 ETF는 ‘지속가능 투자’라는 시대적 키워드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ESG를 중시하는 글로벌 자금이 장기적으로 원전 ETF에 머무를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일각에서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는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으며, 한국의 원전 제작·수행 능력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파트너십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 협력 논의가 진행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상장 첫날 장 중 낙폭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SOL 한국원자력SMR ETF는 한때 9% 넘게 하락했으나 결국 1%대 하락으로 마감했고, TIGER 코리아원자력 ETF 역시 10%대 급락 후 3%대 하락으로 회복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원전 ETF는 ‘시대 역행 상품’이냐, 아니면 ‘반전의 시작’이냐라는 양 극단의 평가 속에서 출발했다”며 “투자자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설득력을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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