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 사진제공 = 케이뱅크
케이뱅크는 앞서 거시경제 및 환율 불안으로 인한 은행업황 악화 등 요인으로 IPO 문턱에서 좌절한 경험이 있는 바, 절치부심의 각오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IPO를 목표로 전략을 세우고 있는 최우형닫기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2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기자와 만나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져 걱정”이라며, “앞서 IPO에서도 시장 상황 악화가 영향을 미쳤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장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IPO 절차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거래소의 적정성 심사 등을 거쳐 60일(45영업일) 이내에 심사결과를 통보하게 돼있다. 이후 1개월(20영업일) 이내에 상장승인 여부가 확정된다. 상장예비심사 통과 이후 주식시장 상장은 6개월 안에 마무리되어야 한다.
따라서 케이뱅크가 올해 안에 상장을 완료하려면 8월까지는 예심 신청이 들어가야 했으나, 최 행장은 이와 관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은 새 정부 출범 후인 지난 6월에는 급상승하며 코스피지수가 3288 선까지 올랐지만, 주식 보유세 등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3100~3200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최 행장이 주식시장 악화를 우려한 이유다.
정부가 은행에 포용 및 생산적 금융 필요성을 제기하며 지속적인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에서 은행들의 연체율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상생금융을 위한 취약차주 대출이 늘면 추가적인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 상승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다만 케이뱅크가 주요 FI(재무적 투자자)들과 약속한 기한은 내년 7월까지인 상태로, 아직까지는 케이뱅크에게 IPO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최 행장은 “주관사들과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라며, 차질없는 성공적 IPO 의지를 재확인했다. 케이뱅크의 상장 주관사로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자리에서 최 행장은 “회사의 성과는 매년 좋아지고 있고, 업비트와의 오랜 협업 덕분에 스테이블 코인 등 최근 화두인 부분도 케이뱅크가 업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2분기 당기순이익 68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347억원에 비해 무려 96%나 증가한 호실적을 거뒀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여·수신 규모 등 외형성장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기준 수신 잔액은 26조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 증가했다. 여신 잔액 역시 작년보다 10.8% 늘어난 17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상반기 900만명이 채 되지 않던 케이뱅크 고객 수는 지난해 11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400만명을 돌파했다.
자산건전성 부문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대손비용은 97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1.25% 줄어들며 1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연체율과 NPL비율도 모두 개선됐다. 상반기 연체율은 0.59%로 전년도보다 0.27%p 감소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5분기 연속 하락하며 0.51%를 기록했다. 담보대출 비중 확대 등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한 여신 심사 강화로 적극적인 관리에 나선 것이 비결로 꼽힌다.
당초 리스크로 꼽혔던 수익성과 건전성 문제가 호전되고 있는 지금, 케이뱅크의 당면과제는 안정적인 수익성의 입증이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NIM은 1.38%로 전년동기 대비 0.88%p나 하락했다. 2분기 케이뱅크의 이자이익은 1033억원으로 전년동기 1286억원보다 떨어졌는데, 이는 기준금리 인하와 가상자산예치금 이용료율 상향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에서 기인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케이뱅크는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와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신용·보증·담보 등 모든 개인사업자 대출 라인업을 갖췄다.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은 담보물건을 다양화하는 등 고도화하고, 지역신용보증재단과의 협력을 확대해 사장님 보증서대출의 지역도 넓힐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도 은행권의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올 4월부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한·일 해외송금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고, 7월에는 ‘K-STABLE’ 등 관련 상표권 출원도 완료했다. 최근 사내 전담조직인 ‘디지털자산TF’도 신설해 관련 연구 및 사업 모델에 매진하고 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